엄마와 관계

ㅇㅇ2021.08.12
조회13,948

안녕하세요.

20대 후반 여자입니다.

어디 마음놓고 털어놓을 곳이 없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해서 익명의 힘을 빌려 글을 써봐요.

 

저는 3남매이고, 그 중에서 장녀에요. 밑으로 남동생 둘이 있고요.

동생들과는 연연생인데 막내동생이 태어나고 엄마는 집을 나갔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저희는 아빠와 친할머니 손에서 키워졌고요.  저에게는 할머니가 엄마였어요.

엄마가 집을 나갔어도 아예 왕래가 없었던건 아닙니다.  가끔씩 함께 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 기억들이 좋은 기억보다는 혼나고, 맞고, 동생들과의 차별, 엄했던 기억이 대부분입니다.

어릴때였지만 기억나는 엄마의 말들이 있어요.  "얘는 지 할머니가 많이 이뻐하니까 동생들은 구박하자나 "랑, 엄마가 지인 이모랑 있을 때 담배를 피면서 제 머리를 묶어 주고 있었는데, 그 이모랑 어떤 대화가 오고 가는 와중에 대놓고 제 앞에서 "나는 딸보다 아들이 더 좋아" 라는 말을 했고, 그 이모는 " 얘 듣는다" 라고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제 나이가 6살정도된 나이였는데 눈물이 핑 돌더라고요...엄마는 나를 안좋아하는구나..나는 미운 존재구나..라는 생각에 엄마와 함께 있던 그곳을 얼른 피하고 싶었어요. 아빠가 얼른 데릴러 오기를 기다렸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기억들 속에서 어릴적부터 엄마와 함께 있으면 엄마의 눈치를 많이 봤어요.

그렇게 어릴적 가끔씩 한 번 보던 엄마의 관계도 흐지부지 되면서 중학생이 되었고, 중1때 할머니께서 뇌출혈로 쓰러지셨어요. 그렇게 7년정도 병원에 계시다가 돌아가셨어요. 아빠는 제가 7살때 아랫지방으로 일하러 가셔서 중1때 할머니 쓰러지시고 다 정리하고 올라오셔서 같이 지내게 되었고요. 

제가 중1이였고, 할머니는 병원에 입원해 계시고 아빠도 간병도 해야되고 일도 해야되서 아직 초등학생들인 동생들도 있어서 그때부터 다시 엄마와 간간히 연락을 하면서 왕래를 다시 조금씩 한것 같아요.

저는 엄마에게 가지 않았고, 아빠와 함께 할머니 간졍을 하면서 지냈고, 동생들만 엄마한테 가끔씩 다녀오고 했어요.  저는 엄마가 불편했고, 어색하고, 가기 싫었거든요.

어찌되었든, 할머니가 그동안 저희를 돌봐주시고, 키워주셨는데 할머니 쓰러지셔서 7년이란 시간을 병원에 누워 계실때 병원에 딱 한번왔어요. 그것도 저희가 할머니 병원에 있을때 저희 데리려 오면서 잠시 보고 간거였고, 할머니 돌아가시고 장례식장에 잠시 들린 하고요. 

이 글쓰면서 괜히 눈물이 핑도네요. 돌아가신 할머니가 보고싶어서요.. 할머니가 저희를 사랑으로 키워주시고, 고생만 하셨는데, 제대로된 효도도 못받고 병원에서 고생만 하다가 돌아가신 할머니가 안쓰러워서요..

여기다가 지나온 이야기들을 다 기록 할 수는 없겠지만, 중간에 중학교 1학년때 엄마한테 가서 몇일 지내나가 온 기억이 있는데 그때도 엄마에게 상처를 받았고, 그때는 저도 어느정도 자란 아이였기에 엄마의 말에 저도 서글퍼서 할말 다했어요. 돌아가신 할머니에 대한 서운한 말들과 아빠에 대한 안좋은 말들이였는데..술을 드시고 주정처럼 이야기를 하는데 더이상 듣기 싫더라고요.

할머니한테 서운했어도, 아빠가 잘못을 했어도, 어찌되었건 지금까지 우리를 끝까지 책임지고 키워준 사람들은 할머니와 아빠고, 할머니와 아빠는 우리에게 최선을 다하며 사랑을 줬는데,  엄마는 자신이 받은 상처들만 기억하고 내뱉는 말이 저에게는 변명 같았고, 내 가족을 욕하는것으로 밖에 안들렸거든요. 그때도 서럽고 속상해서 엄마한테 할말 다하고 울면서 뛰쳐나와 길을 걸었던 기억이 있네요. 

그렇게 시간이지나 저는 성인이 되었고, 20살 되자마자 알바라는 것을 구하기전에 용돈이 필요했는데.. 그땐 집안 사정이 어려워 아빠에게도 용돈을 달라고 말을 못했을 때였어요.. 제가 진짜 고민하고 고민하다가 진짜 돈이 필요해서 엄마에게 용돈좀 주실 수 있냐는 전화를 했었어요.. 살면서 엄마에게 용돈좀 달라고 말한적이 딱 2번있어요. 한 번은 고등학생, 그다음은 20살때였는데 고등학생때는 받았었고, 두번째 부탁한 전화에서는 오후에 다시 전화하라고 해서 알겠다 했는데..폰이 꺼져 있더라고요.. 그리고 그때..마음을 접었죠.  엄마한테는 돈얘기는 다시는 하지말자.

물론 엄마도 이해 했어요..엄마도 사정이 힘들 수 있지..하고.. 그렇지만 제가 상처 받은것은...엄마의 힘든 사정을 말하기전에 폰을 꺼놓고,,저를 외면했다는것에 상처를 받았어요. 제가 무슨 이유에 돈이 필요하고 뭔일이 없는지 관심이 없구나..이 생각에요. 그렇게 1년 정도 시간이 지나서 동생이랑 저랑 미용 학원을 다니고 있을때 엄마가 어느날 제 핸드폰으로 연락이 왔어요. 잘지냐는 간단한 안부와 함께 둘재 동생 같이 있냐는 말과 함께 앞에 있다 말하자 바꿔달래서 엄마를 바꿔주었죠.

그렇게 엄마와 통화를 한 후 끊은 동생에게 "뭐래?" 라고 물어 봤는데..엄마가 용돈을 보내 준다고 했대요. 둘째 동생이랑 막내동생한테도.

저는 너무 어이가 없고,,뭐지 싶더라고요.. 전화는 내폰으로 해놓고 나도 있는거 알면서 대놓고, 남동생 둘에게만 용돈을 보내준다는게..어이가 없었어요..그때 제가 22살이였어요.

동생에게 이런 마음을 말했더니.."누나가 엄마를 외면해서 그런거라고,,엄마한테 먼저 전화도 안하고 엄마네 가기도 싫어하지 않냐.."이렇게 말하는데 동생은 저를 이해도 못할 뿐더러 저를 나쁜 애로 말하니까..말을 하다가 말았어요. 

그렇게 시간이 3년정도 흘러서 저도 생각이란게 깊어지다 보니 엄마와의 관계를 그냥 한번쯤은 회복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요..그렇게 큰맘 먹고 추석때 안부인사겸 엄마에게 안부전화를 했는데..어색하게 받는 엄마의 목소리와 함께.. 왠일로 전화했냐고 해서 생각나서 추석 안부전화 했다고 하니까,, 그러냐고..그게 다냐고 하는데..그 말속에서 돈필요해서 전화한거 아니고? 이런 느낌을 받아서.. 그게 다다 말하고 ..너도 추석 잘보내라는 말을 듣고 전화를 끊었죠. 그러고 ..또 상처아닌 상처를 받았고요,,,오랜만에 전화를 하기도 했지만 딸의 전화에 돈 달랄까봐 저렇게 반응 하시나 생각과 함께..엄마에게 다가가는 마음을 완전히 닫아버린거 같아요.

그 후 시간이 흘렀고, 둘째 동생은 결혼을 했고, 작년에 둘째 조카도 나았어요.

여기서..제가 작년에 많이 아팠어요..큰병원 입원해 수술도 하고.. 결국 원인을 알 수 없어서 스테로이드 약을 복용하면서 지냈고, 부작용으로 많이 힘들어 하며 대인기피증도 생겼고요,,그때 가족들이랑도 사이가 많이 냉랭 했어요.

어느날 둘때동생이 그러더군요. 엄마가 누나 아픈지 몰랐다고,,전화하고 싶은데 해도 되냐고 자기한테 물었다고,, 저는 동생의 말에 저는 어색하다고 했고,, 동생은 번호 알려줬다고 전화오면 한 번 통화는 해보라고,, 그래서 저는 그냥 어색하지만 자식이라 걱정은 하셨나? 라는 생각에 전화오면 받을 맘이 있었어요.. 결국 전화는 오지 않았고요.

그러고 시간이 조금 지나서 올케가 둘째 조카를 새벽에 나았는데 그다음날 엄마가 산후조리원에 왔다고 하더라고요. 올케가 산후조리원 나와서 집에 왔을때도 한번 더 왔었고, 용돈도 주고 갔다고.

저시기에 저도 아프면서 힘들었고, 동생네랑도 싸워서 힘들었는데..  여러 생각이 들더라고요.

엄마를 미워는 하지 말자, 그렇지만 이해는 되지 않는다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딸이 아프단 말에는 전화도 안해보면서..둘째동생 조카 나을대는 한걸음에 달려 가서 보는 엄마가 참 괜히 서럽고 서운하더라고. 애초에 엄마에 대한 기대감은 갖지 말자 생각 했으면서도.. 

둘째 동생은 그래도 누나가 딸이고 자식인데 먼저 다가가고 먼저 연락도 하라고 하는데.. 누나가 그렇게 나오는데 엄마가 어떻게 누나한테 다가가겠냐고,, 어이가 없더군요. 

 

쓰다보니 글이 길어 졌는데.. 지금은 제가 20대 후반이고,  엄마가 좀 아프다는 소리를 들었어요.

참 저도 답답한게.. 엄마를 미워는 하지 않기로 했는데 절대 엄마를 이해 할 수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그냥 엄마란 존재를 잊고 지내왔는데..  요즘 드는 생각이  엄마도 나이가 있고..나도 나이를 먹어가고, 엄마가 돌아가시전에 그래도 자식된 도리로 엄마를 용서를 언젠가는 해야지 싶은 생각이 많이 들어요.  그리고 한번쯤은 딸과 엄마로써 친근하게 지내면서 쇼핑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그건 사실상 어려운것 같고, 언젠가는 엄마를 용서 해야되는데..라는 마음을 한구석에 쳐박아놓고 지내왔는데.. 갑자기 그제 엄마생각이 불현듯 많이 올라와서 다음날 막내동생 시켜서 엄마 안부전화나 한번 해보라고 말해 보려고 했어요.. 동생들도 요즘은 엄마랑 통화를 안하는거 같아서요.

그런데 희안하게 다음날 밤에 엄마한테 전화가 왔더라고요.  제가 번호를 바꿔서 엄마가 번호를 모를텐데.

제가 씻고 있어서 막내동생이 대신 받았고 둘이 통화를 하는데 제가 씻고 나와서 제 폰을들고 있어서 알았어요. 엄마한테 전화 온거라고.

누나 바꿔달란 소리를 들었는데...제가 솔직히 엄마랑 통화하기에 어색하고 할말도 없고 무슨말을 해야될지 몰라서 누나 씻는다라고 말하라고 시켰어요.

그리고 통화소리를 들어보니 술을 드시고 전화 한 것 같더라고요.

참 신기했죠.  생각 안나던 엄마가 그 전날 갑자기 생각이 올라오더니 담날 저녁에 전화 온것이..

그렇게 세번이 더 전화가 왔는데..다 막내동생이 받았어요.

거이 술주정 이였지만요.

근데 그날따라 불안해서 동생에게 다음날 되자마자 엄마한테 전화해보라고 했어요..혹시 나쁜생각했을까봐.. 다행히 갠찮다고 하더라고요.

여기서 웃긴게, 그날밤 많이 불안했거든요 혹시 엄마가 나쁜 생각해서 나쁘게 되었으면 제가 많이 후회할거 같아서요.

뭘 그렇게 후회할거 같은지는 잘은 모르겠어요.. 그냥 엄마를 내가 끝까지 용서를 못한것과, 먼저 살갑게 다가가서 엄마와 딸의 친근한 관계를 도전 해보지 못했던것들..? 이런것들이요.

그래서 언젠가는 엄마를 용서 하고 싶단 생각이 들어요.

엄마를 위해서가 아니라, 저를 위해서요.

엄마가 밉지만 그래도 엄마가 돌아가시면 엄마를 용서 안한 내가 후회 할것 같고, 나도 여자이기에 여자로써 엄마가 살아온 삶도 분명 힘듦이  있었을거 같단 생각도 들고요.

그치만 또 먼저 다가가는 노력이 너무 힘이 들어요.. 쉽게 안되고요..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저를 답답하다고 그냥 연 끊어라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죠.

그렇지만 그것도 쉽게 안되더라구요.

얼굴은 안보지만 그래도 이렇게 어느날 돌아가시면 내가 나중에 더 늙어서라도 후회 할 것 같고, 언제까지 나중에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회피하기에는 제 나이도 점점 먹어가고, 저보다도 부모님들은 언제까지 기다려 주지 않잖아요.

그래서 요즘 생각이 많아져서  답답한 마음에  여기다가 끄적여 봅니다.

해답을 바라는 것은 아니에요.

여러분들 중에 비슷한 사항에 있는 분들,

혹은 비슷한 경험을 했던 분들..한에서 어떻게 하실지 궁금해서 글 올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