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왕리에서 물에빠진 여자 구해주고 눈탱이 맞은 사연...

nanoteck2004.03.02
조회2,565

몇년전, 여름도 끝나갈 무렵 어느날.
예고없이 울리는 전화를 받아보니 친구들이 그냥저냥
발길 닿는데까지 왔더니 영종도까지 오게됐다며 나오라고
합니다.

심심하던터에 내심 잘됐다며 쾌재를부르며 달려갔지여.
월미도에서 배에 승용차를 싣고 몇분...
선착장엔 친구넘6명에 친구애들(초딩 2명)까지 쌍수를
들며 맞아 주더군여.
회도 먹을겸, 눈요기(?)도 할겸, 겸사겸사 왔는데 차를
육지(월미도)에 두고와서 이동하기가 불편하다나
머라나...쩝.

두번에 왕복 하자는 내말에도 무작정 승차.
나까지 9명이 떼로 올라타고
을왕리 까지 갔었네요.(그땐 제차가 엑셀 이었걸랑요.ㅎㅎ)

바다가 보이는 횟집에 들어가 부어라,마셔라 하다보니
어느덧 시간은 가고...
늦게시리 나와보니 막배마져 떠난 상태.
이럴줄 알았으면 진작에 민박이나 잡아둘껄...했지만...
다 쓰러져가는 건물이라도 지붕만 걸려있으면 1박에
10 여마넌...흐미...

그나마 그 인원으로는 잘데가 마땅치 않았지여.
때는 여름철이니 하늘을 이불삼아 잘수도 있었지만
애들이 걸려서리...
횟집 쥔장에게 상황을 설명하니 자기네 텐트를
빌려주겠다며 선심을 쓰더군여.
1박에 2마넌 ... -_-

텐트로 가보니 5명은 구부려 잘수 있겠더라구여. ㅋ...
얼라들 잠자리는 편하게 제공하고 보니 코딱지 만큼
남은자리에 덩치들만 7명...

어차피 놀러온 마당에 잠은 무신잠...
하며 눈꼬리를 세웠으나
몇몇은 퍼마셔 놓은죄로 하나둘 짐짝처럼 엉겨붙어
코를골며 잠에 떨어지데여.

텐트는 3~4인용 으로 바다쪽 앞문은 쟈크가 떨어진지
오래인지 벌러덩...
통풍하난 끝내주고...^^*

스산한 바람이 불더니 급기야 빗방울은 텐트를 두드립니다.
한켠에 간신히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안자는넘과
권커니 잣커니...
파도는 철썩이고 빗방울은 쏟아지고...
이거이 영~ 아닌데...싶더군요.

 

1시가 넘었을까.. 텐트밖이 일순 소란 스러워져 밖을
내다보니 텐트 전방으로(텐트에서 물까지는 3m정도)
30여m 지점에 무엇인가 희끗거리는
물체가 보이더군여. 그리고 여기저기서 이구동성 으로
"사람 빠졌어여~~"
파도에 보였다 안보였다 하는것이 과연 사람이 분명하데여.

순간,누군가 나를 쳐다보는 사람이 없나싶어 움찔하며
(지가요...맥주병 이걸랑요 ^^;;)

누구든 뛰어드는 사람없나 둘러봐도 구경꾼은 많은데
들어가는 사람은 안보이고...
친구중에 조오련이 안부러븐 넘은 술에 떡이 되어있고...
하필 빠진곳이 우리텐트 바로 정면.문간에 앉은
내가 제일 가깝고...
흐미... 우짜믄 조을거시여..

이 절대절명의 위급한 상황을 어캐 벗어날까 싶었는데
빠진사람은 점점 가라앉고...
술도 몇잔 먹었겠다.
똥 배짱으로 넘실거리는 파도를 향해서 뛰어갔습니다.
누군가에게 매달려 나오면 다행일 내가, 사람을 구하겠다고
ㅋㅋ

허푸적 거리며 얼마간 가보니 빠진사람은 여자 였습니다.
들은 풍월대로 오른팔에 여자의 머리를 끼우고는 육지쪽으로
몸을돌리는 순간...발을 디뎌보니 허거걱.
발끝이 땅에 닿지를 않는군요.
두손으로 허부적거리며 개헤엄을 해도 모자랄판인데
노는손은 왼쪽뿐이니...

순간적으로 하늘이 노래지며 잠수(몽롱...?)하다가 거푸
두모금인가 들이키고는
죽어라 한팔과 두발을 움직여 가까스로 나올수 있었습니다.

축 늘어진 여자를 데리고 뭍으로 나오는데 힘은 빠지고
춥기는하고 장난이 아니데요.
끌다시피 우리텐트에 데려다놓고는 기진해서 한옆에 주져
앉았지요.

소란스런 경황에 곯아 떨어졌던 넘들 모두 일어나 사태를
파악하고는, "이게 웬떡이냐?"하는듯 옆에누운 몇넘을
지지밟으며 뛰어나온 몇넘이 여자의 팔을 주무르랴...
다리를 주무르랴...
젖은 옷을 벗기려...(나쁜뜻은 없었겠지만..ㅋㅋ)
드는넘에...인공호흡도 서로 먼져 하겠다고...
가관이 아니었습니다.

대 여섯넘이 여자를 가운데놓고 비비고 어쩌고 하니
이윽고 정신을 차리더군요.
진정하라며 소주를 몇잔 권하고는 깔려있던 담요로
덮어 주었습니다.

따다닥...딱딱딱...?

안타깝게도 묘령의 여인을 절대절명의 순간에서 건져올린
백기사의 꼬락서니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좁아터진 텐트안에는 여자가 들어간 관계로
더 이상은 비빌틈이 없었고 바닷물에 젖은데다,
줄기차게 내리는 비를 맞으며
텐트밖에서 덜덜 떨고 있었으니까요.
이빨이 사정없이 마주 치더군요. 따다닥...따딱딱...쩝. >_<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뒤 여자가 가겠다고 하여,
붙잡지않고 보내주었습니다.
고맙단 말도없이 가더군요. 인사를받자고 한것은
아니었으나 기분은 떨떠름...

물이 줄줄 떨어지는 옷을벗어 쥐어 짜고는 떨리는 입술로
담배를 피워 물었습니다.

담배를 다 피워갈 무렵, 이번에 뒤에서 소리가 나더군요.
친구넘이 하는말...
"야! 저여자 또 빠졌다~~"
못들은체 하고는 자는척하는데,
"너밖에 더 있냐? 젖은늠이?" 하는거 였습니다.
은근히 열이올라
"이쉑. 전만한 쉬벌늠아~ 이번엔 니가 들어가~~"

몇번의 설전이 오갔지만, 어쩝니까요.
이왕에 베린몸...별수없이 다시 들어갔지요.

저만치 들어가 허푸적거리는 여자를 팔을 한쪽 나꿔잡아
물을 먹든말든 강제로 끌고 나왔습니다.
말로 표현은 안했지만 속으로는...
`이 쉬헐x이 죽으려면 곱게나 죽지. 왜 하필 남덜 노는데
앞에서 지랄이다냐? ...'

또 다시 처마밑 거지 신세가 되어 오들오들 떨다, 1시간여
장황한 연설로 여자를 설득하였습니다.
"생명은 귀중한 것이니 함부로 하지말아라.그로인해
너도 힘들고 나도 힘드니,제발 다음부터는 투신하려면
다른곳에서 하던가..."
하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면서 말입니다.

설득이 들어 먹혔던지 여자는 때론 웃기도 하면서 안정을 찾아 가는듯 싶더군요.
기왕 이렇게 된것도 인연인데 오늘밤 우리와 함께 보내자고
했지만 더 이상의 폐를 끼칠수 없다며 가겠다고 하더라구여.
재삼 당부를 하고, 일일이 악수까지 하고는 홀로 떠나갔습니다.

좋게 헤어진 마당이라 이번엔 기분도 흐뭇하더군요.
친구넘들 띄워주는 말도 그러려니와 맥줏병을 고수하던
내가 사람을 구했다니...
자부심도 느끼면서 말입니다.

차츰 한기가 가시면서 졸음이 밀려 오더군요.
하품을 하면서 잠시 누울까 했었는데...그랬는데...
불과 십여분정도 지났나? 그여자가 또 빠졌더라구요.

...고마해라...니..내하고 장난하나?
상황은 더 이상의 극한적인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친구들,이웃(?)들...웃으며 방관하고 있었으니...

`오늘 내가 똥 밟았다 아이가...기왕지사 삼세판이니
한번더 들어가줄끼'

어랍쇼 ?!

이번엔 어디서 벗고왔는지 상의는 브래지어 차림으로
허푸적... 꼬르락...

필사적으로 나를 밀어내는 손길을 막는다는 것이...
그래서 뒤로 접근하여 겨드랑이 밑으로 손을 넣는순간.
뭔가 심상치않은 보드라움... 물커덩...?

곧이어 순간적으로 어디서 뻗치는 기운인지
여자의 팔뒤꿈치가 나의 눈탱이을 가격하고...
그리곤...꼬르르록...

꿈인지 생신지 눈을 떠보니 애고애고 눈 따가버라~
캄캄하고 귓가에는 우글우글(물소리)...
이러다 내 죽는구나 하고 생각하다 보니 눈가로 떠오르는
마누라와 자식넘들...

다시금 정신을 차리고 죽을힘을 다해 물과의 싸움을 하다보니
허거걱...발이 땅에 대이네요.ㅋㅋㅋ
물살을 가르며 그녀앞에 다가가니 또다시 나의 손길을 피하고...

순간적으로 열이받아 뒤에서 머리칼을 움켜잡고 몇번 물속에
집어넣었습니다.
"꼴각꼴깍...꾸르륵...캑캑..."
"그래 한번 주거바라 요년.글케 소원이면 내가 해주께"
몇번을 그렇게 물을 먹여놨더니 "사람살리라~"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나보다 먼저 뭍으로 달아나더군요.
수영도 할줄 아는년이..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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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착란이 있는 여자 였는지 아니면 정말 죽으려고
뛰어들었던 여인인지 지금도 아리삼삼 합니다.
정말로 잊을래야 잊을수 없는 호되게 고생한 하루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얼마전, 여름휴가로 울진에 다녀 왔습니다.
해수욕장 에서 예전일을 떠올리며 멋지게 폼잡으며
뛰어 들었는데..
그냥..또, 꼬르륵 이데요.
어떤 급박한 상황이라면 모르되 편안한 일상에서는
수영이 안되는 모양입니다.

어캐,수영을 잘하는 방법졈 갈쳐 주실분덜 웁나유?
다음에도 물에 빠진사람 보게되걸랑 몸 사리지않고
뛰어들랑게...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