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인 동생을 어디까지 참아줘야할까요.. 제 잘못일까요?

ㅇㅇ2021.08.19
조회13,720
가끔 판을 보다가 제가 이곳에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는데.. 너무 고민이 돼서 조심스레 적어봅니다.
글이 횡설수설하고 길어질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최대한 요약해서 써보겠습니다..

저는 이제 스무살 중반인 여자고 동생은 저랑 10살 차이나는 남동생입니다.
나이 차이가 크게 나고, 동생 태어나기 전엔 외동이기도 했고 여자이기도 해서 워낙 어릴 때부터 당연히 집안일도 조금씩 도와가던게 동생이 태어나고나선 거의 동생을 제가 봤던 거 같아요.
부모님은 맞벌이라 저녁 늦게 들어오셔서 당연히 동생과 저랑 같이 있을 일이 많았어요. 특히 제가 집순이라 거의 집에만 있어서 더욱 그랬습니다.

동생은 부모님껜 불만 하나 털어놓지 못하는 착한 아들에 공부도 항상 새벽까지 열심히 하는 아이입니다. 물론 제가 봐도 너무 과할 정도로 열심히해요.

하지만 부모님께 털어놓지 못하는 불만이나 고민들을 저에겐 털어놓습니다. 그러라고 한 적은 없지만 동생은 부모님께 존댓말쓰고 정말 착한 아이인데 저에겐 아니에요.

사춘기라 그런지 저한텐 말투조차도 불만이고 제가 말을 거는 것조차도 짜증이 나나봐요.
그런 동생에, 사춘기가 들어서기 전까진 저에게도 착한 동생이어서 처음엔 당황스러워서 혼도 냈지만 이번 년부터는 이해해보려고, 화내지않고 예쁘게 말해주려고 노력하고 노력했지만 저도 완전한 어른은 아니라 그게 쉽게 되지 않아요.

특히 저는 새벽에 출근할 일이 많은 직업인데, 동생이랑 제 방은 아주 가까이 붙어있고 저는 잠귀가 워낙 예민한 편입니다. 새벽 출근할 때 동생이 친구와 밤새 크게 전화하고 방에 노래틀고 왔다갔다거려 잠을 못 잘 때도 너무 많았어요. 그건 몇 달 말하니 고쳐지긴 했는데 아직도 새벽에 자꾸 왔다갔다거리면서 거실에서 밥 먹고, 발걸음 소리도 크고 문 쾅쾅 닫는 소리에 잠을 한두시간만 자고 출근할 때가 빈번합니다.

하지만 이건.. 그래 참을 수 있어요. 애가 공부하다 배고파서 밥 먹고 그러는 거니 이해한다고 이해합니다.

부모님이 늦게 오시니 대부분 밥을 제가 차리는데, 제가 회사 다녀오고 나면 동생이 딱 학원 가기 전이라 먹을 거 챙겨주고, 곧 있으면 아빠 올 시간이라 밥을 차리기 시작합니다. 저는 회사에서 점심을 잘 안 먹는 편이라 집 오자마자 대충 삼김 같은 거 먹으니 저녁땐 밥을 대부분 안 먹는데 그래도 제가 집에 남들보단 일찍 왔으니 밥을 차립니다.

근데 동생이 최근 계속된 줌 수업에, 방학에.. 계속 집에 있어 밥을 챙겨먹는데 정말 하나도 안 치워둡니다. 정말 하루종일 방에만 처박혀있어서 밖에 강아지가 똥을 싸놔도 안 치워놓을 때도 많고, 저희 집은 택배를 정말 많이 시키는데 집 밖에 택배 하나 들여놓지 않고 옷은 여기저기 널려있고 식탁은 하나도 안 치워놔서 그런 걸 다 정리하도 나면 한시간 이상은 기본으로 지납니다. 그러면서 동생 밥 챙겨주고 그걸 또 치우면 가족들 밥 챙겨주는 거죠. (생각해보니 학교 다닐 땐 땀을 많이 흘려서 교복이랑 체육복도 제가 퇴근하고 와서 계속 빨아줬어요.. ㅋ 냄새나지 말라고..)

거의 몇 년째 이러니 정말 지쳐 몇 번은 퇴근하고 개판인 집에 눈물이 나더군요. 왜 아직 스무살 중반밖에 되지 않는 내가 이렇게 살아야하지 싶고요.

ㄴ엄마는 워낙 착한 부모님이라 살면서 저에게도 화 한 번 내지 않아서 제가 동생의 대한 행동을 지적하면 도리어 저에게 화내지 말라고 자신이 타일러보겠다고 합니다. 물론 착한 아들은 잠깐 말 잘 듣다 바로 또 개판이죠. 하지만 사춘기니 이해해야한다고 합니다.

부모님은 공부 잘하는 아들, 부모님 말 잘 듣는 아들을 제가 너무 뭐라한다 생각해서 제가 동생에게 조금만 뭐라해도 화내지말라고 합니다. 지금 저렇게 행동하는 것만으로도 착한 거라고.

물론 부모님껜 너무 착한데 저한텐 말투도 다르고, 제가 몇 번 좋게 말해도 듣질 않으니 너무 답답해서 미쳐버리겠고, 정작 집안 개꼴 보는 건 저고, 그렇다고 안 치우기엔 답답하고..
(추가로, ㅠㅠ 동생은 집에 나갈 때 불도 안 끄고 컴퓨터고 안 끄고 선풍기도 안 끄는 일이 대부분이고, 자꾸 걸을 땐 쾅쾅, 목욕하도 나서 옷도 앞에 안 치우고 .... 그런 거 하나하나가 신경쓰이니 이젠 그런 것만 눈에 보여서 더 답답해요ㅠ)

이걸 저는 언제까지 착하게 말하며 .. 항상 저만 이렇게 스트레스 받으며 살아야할까요? 언제 동생은 저에게 다시 착하게 대해줄까요? 제가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따로 나가 살기엔 회사가 집이랑 너무 가까워요..

그리고 저도 나름 노력하며.. 동생이 지금 딱 좋아하는 것들도 엄청 사줬다고 생각해요.. 제가 돈을 버니 이번 년만해도 닌텐도 스위치, 게임팩, 아이폰 신형, 동생 전용 컴퓨터 사는 비용 보태기, 스팀게임들, 에어팟 프로, 동생 전용 스킨 로션 크림 등 사춘기때 필요한 여러가지 크림들, 한 달에 십 만원이상 옷 사주고 신발 사주고를 꽤 몇 번..
물론 동생이 좋아서 사준 것도 있지만 이러면서 누나랑 잘 좀 지내보자고 하는 것도 있어요ㅠ

근데도 동생은 저랑 대화할 때 말투 자체가 불만이고 종일 방 구석에 박혀 에어팟 프로 노캔해놓고 제가 밖에서 불러도 듣질 않으니..
진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사춘기라 그런 게 확실한데 ㅠㅠ.. 정말 너무 힘드네요.. 저는 계속해서 착하게 말하며 화도 내지 말아야할까요?

부모님도 오시면 나름 집안일도 하셔서 다같이 분배해서 하는 거라는데 그냥 저는 왜 이렇게 벅차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 걸까요.. 제가 너무 예민하게 생각하는 걸까요.. ?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