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명 전 이름을 부르지 말라고 해도 될까

ㅇㅇ2021.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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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30대 여자고 개명한지 9년이 넘었어

개명 전 이름은 남자들도 잘 안쓰는 묵직한 남자 이름이야.

딸부자집이라 아들 원해서 그 이름으로 지었댔어.

처음엔 나도 개명할 생각이 크진 않았어.

그러다가 사회생활하면서, 연애하면서, 결혼하면서 ..이 이름이 싫어지더라고.

나는 너무나도 전형적인 남자 이름이라.. 명함을 주고받을 때나, 사람을 새로 만날 때, 소개받을 때 항상 이름부터 설명해줘야 했어.

불쾌하게 질문 받은 적은 없고..그냥 이름이 성별과 너무 따로 노니까 자연스럽게 아이스브레이크를 이름의 유래로 시작하게 되더라고.

그것도 예쁘고 잘생기고 흔한 이름이 아니라 고려시대 나뭇꾼에게나 지어질 법한 이름이라 더 그랬지.

그러다 갈수록 이름도 별로인데, 그 이름을 받은 이유가 나를 원치 않아서..라는 게 조금 심적으로 힘들더라고. 그렇다고 그 당시의 조부모님과 부모님을 탓하지는 못하겠고, 네 사람의 사상을 바꾸느니 나 한 사람의 이름을 바꾸면 마음이 좀 편하겠구나 싶었어.

그래서 고민고민하다가 가족에게 말했고, 개명을 진행했어.
*사족인데 우리가족들은 다 반대했어. 사주가 좋대나... ㅎㅎ 그래서 나도 내 사주에 좋은 이름으로 받아왔어.



생각보다 개명하기는 쉬웠고, 개명 이후 모든걸 수정하는게 힘들었지만. 좀 평범해질 수 있겠구나 싶은 생각에 새 이름에 정을 붙이려고 노력했어.

내가 돈주고 선택한 이름이지만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꽤 걸리더라고.

그리고, 주변사람들에게 개명을 알렸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러려니, 알겠다느니, 괜찮다느니 등의 반응을 보였는데

일부는, 자기가 알고있는 이름은 ㅇㅇ이니 앞으로도 ㅇㅇ이라고 부를거야 ㅡ라고 하더라고.

나는 이때 이 말이 일리가 있다고. 그리고 별 상관이 없다고 느꼈었기에 알아서 하라고 했어.

그렇게 9년이 지나고, 이제 나이드신 친척들 외엔 나를 개명 전 이름으로 부르지 않아.

개명 전 이름으로 쭉 부르겠다는 사람을 제외하곤.

과거의 내 이름을 숨길 생각은 없지만, 근 10년이 흐르니까 내가 버린 이름을 계속 들어야 할까 싶어지네..

그런데 이걸 이제와서 ..개명 전 이름을 부르지말고 개명된 이름으로 불러달라고 말해도 될까?

그 몇몇 사람들에게 어떻게 서로 맘 상하지 않게 정정요청의사를 밝힐 수 있을까?


+이게 뭐라고 익명으로 이리 올리네 ㅎㅎ
오랜만에 연락와서 내 예전 이름을 불러서 그런가 오늘따라 뭔가 기분이 이상하네ㅎㅎ
초면부터 반말 미안해.
다들 좋은 꿈꾸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