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첫날에 짤릴 수도 있나요?

쓰니2021.09.05
조회13,257

안녕하세요. 첫 알바에서 겪은 일이 아무리 생각해도 억울하고 황당해서 글 올려봅니다... 이런 일이 흔한 건지 당황스럽기도 하고, 어디에 말해야 할지를 잘 모르겠네요ㅜㅜ 일단 제가 겪은 일을 찬찬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이렇게 글을 올리는 게 처음이라, 두서없는 점 죄송합니다. 읽어 주시면 감사드립니다. 맨 밑에 음슴체 요약본 있습니다.

 

전 20대 초반인데 알바가 처음이고, 카페 알바였습니다. 면접 때 여자 사장님이 친절하셔서 좋더라고요.... 북한강 근처 조금 외딴 곳이라 한적하고 사람도 별로 없는데, 잡일과 청소부터 할 거라고 설명 주셨습니다. 초보라 걱정이 많은 와중에 잡일이니 저도 열심히 하면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문자로 언제부터 출근하라고 하시니까 굉장히 기쁘더라고요.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시간을 맞춰서 갔습니다.

 

그런데 가니까 사장이 바뀌어 있더라고요... 카페를 새로 오픈하면서 전의 사장님이 이제 안 나오신다고 합니다. 새 사장은 30대로 보이는 남자였는데, 아무래도 여자 사장님만 보고 왔으니 좀 당황스럽더라고요... 하지만 그렇다고 일을 안 할 순 없잖아요?ㅜ 일단 따라가서 근로계약서부터 썼고, 다음에 올 때 복사본을 주겠다고 하셨습니다. 조항에 휴식시간 제외 핸드폰 사용 금지도 있더라고요.

 

가게에는 알바생인 저와 남사장, 그리고 다른 남자직원 한 명, 이렇게 있었어요. 유니폼을 입고 나오니까 계단청소를 시키더라고요. 5층까지 쓸고, 손잡이도 닦으면 된다고요. 다 쓸고 내려오니 남직원을 시켜서 대__ 빠는 곳을 알려주래서 따라갔고요. 이때까지 폰을 전혀 안 보다가, 생각해보니 시간을 알아야 할 것 같더라고요. 제가 몇 시까지 일했는지 지금이 몇 신지 같은 건 알아야 하잖아요? 그렇다고 사장한테 가서 묻기는 그래서... 이때 남직원에게 물어봤습니다. 혹시 폰으로 시간은 가끔 봐도 되냐고요. 너무 자주만 아니면 괜찮다고 하더라고요.

 

손잡이도 다 닦고 남직원에게 또 물어봤어요 저 뭐해야 하냐고. 사장한테 가서 대화하고 오더니 발코니 유리를 닦으라고 하더라고요.(벌레 진짜 많았습니다) 잘 기억은 안 나는데 손님도 없고 다리도 아파서 도중에 앉았던 것 같습니다.

다 닦고서 일한지 3시간이 가까울 때, 출퇴근서가 떠올랐습니다. 출퇴근 때 시간을 적고 사장에게 확인받는 거였습니다. 분명 사장이 월급 받는 데에 중요하다고 했는데, 아무 말이 없는 걸 보니까 제가 챙겨서 써야할 것 같다 싶어졌죠. 남직원한테 물어보니, 방에 있는 사장한테 가래서 받아서 썼습니다. 이때 휴식시간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휴식시간 외에 폰을 하지 말라는 조항이, 휴식시간이 따로 있는 건지 아니면 제가 알아서 쉬어야 하는 건지를요. 4시간 근무라 법적으로 휴식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런가보다 하고 나왔습니다.

 

사장이 제가 묻는 것만 답하니까, 더 뭐해야 할지 물어보기가 그렇더라고요... 이미 질문도 여럿 했고, 바쁘신데 계속 묻는 건가 눈치 보이고요. 남직원은 손님도 없으니 앉아서 폰도 하면서 있고요... 저도 알아서 있어야 하나 고민했지만 그렇다고 앉긴 그래서 화장실을 다녀왔습니다. 미리 말하지만, 십분도 안 걸렸습니다... 뭘 해야할지 몰라서 다녀온 거라 정말로요.

 

그런데 화장실을 나오니까 사장이 방에서 나와있는 거예요. 봤으니 인사드렸죠... 사장이 지금 근무시간에 화장실을 몇 번을 가냐고 따지는데... (2번째 였습니다...) 저걸로 시작해서 엄청 깨졌습니다.

대뜸 “내가 근로계약서 때 휴대폰 보지 말라고 한 게 그렇게 고까웠어요??”

하시길래 순간 어안이 벙벙하더라고요. 정말 딱 저대로 들었습니다. 대체 무슨 소린가 싶어서 왜 말하시는지 모르겠다고... 제가 휴대폰 관련해서 뭐라고 했냐고 물었습니다. 그러니까 그 남직원(알고보니 이사였어요)이 제가 폰 시간 봐도 되냐고 물어본 걸 사장한테 말했더라고요.

 

이 외에도 지적을 30분 정도 받았습니다... 출퇴근서를 시간을 때우려고 도중에 쓰냐, 자기 공간이 직원들 노는 곳인 줄 아냐 부터 4시간 근무에서 휴식시간을 요구했다(앞서 출퇴근서 쓰면서 질문한 그 얘기입니다), 왜 업무를 끝내고 자기한테 보고하고 더 할 일을 안 묻냐... 하시는데 앞서 분명 한 번 물어봤습니다ㅜ 더 물어야 했는지... 특히 유리창 닦을 때 언제 보신건지 누가 앉아서 닦냐고 기겁을 하셨다고 화를 내시더라고요. 먼지가 그대로인데 계단은 쓴 거 맞냐... 억울해서 다시 쓸러 가겠다고 하니까 이건 더 말이 없으시고요.

 

사장이 자기랑 업무 스타일이 안 맞는 것 같다고, 지금까지 일한(혼난 시간을 제하고 3시간 5분으로 적었더라고요) 돈은 줄 테니 퇴사하래서 저도 억울하고 지치니 알겠다고 하고 옷을 갈아입었습니다. 바로 나가려고 하니 붙잡더라고요. 뭐하는 태도냐고, 끝이라고 그냥 가면 되냐는데 그럼 제가 웃으면서 인사라도 하고 가길 바라신 건지 솔직히 좀 황당하긴 했습니다... 사직서? 때문에 붙잡은 거더라고요. 말로는 퇴사 협의라는데... 읽어보니 사유는 근무 태만, 태도불량 이더라고요. 화장실을 2번을 간 것, 핸드폰 사용을 한 것, 4시간 근무에서 휴식시간을 요구한 것(이건 제가 요구가 아니라 질문이라 하니 빼긴 했습니다.) 사진 찍어도 되냐고 하니까 불법이래서 찍지는 못했지만 대강 내용이 저랬습니다.

 

읽으면서 퇴사는 하더라도, 제가 뭘 잘못한 건지는 알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야 다음 알바에서는 같은 실수를 안 할 테니까요ㅜㅜ 그래서 물어봤죠. 제가 어떻게 했어야 하는지, 이걸 지적하신 게 맞는지를요. 화장실을 2번이나 가면서, 이사한테 보고했냐고 화내시길래 그럼 화장실 갈 때 보고 했어야 하냐 물으니까 그 말이 아니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자기도 더럽게 화장실 간 시간을 빼고 돈 줄까 하시니....... 제가 어떻게 했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계속 여쭤봐도 대체 뭘 설명해 줘야하냐 화를 내시더라고요.

 

상황이 그쯤 되니 무슨 말을 해도 늦은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충분한 것 같다고 하고 나왔죠. 지치더라고요... 마지막으로 또 의아한 건 제가 나올 때, 이사(남직원인 줄 알았던)가 따라오더라고요. 걸음을 빨리해서 가니 더 오진 않았고 다른 볼 일이 있던 걸 수도 있지만? 제가 사장과 대화가 끝날 때까지 가만히 있다가, 왜 하필 제가 나갈 때 따라온 건지 의아합니다... 별 거 아닐 수 있지만, 혹시나 해서 적어요. 제가 알바가 처음이기도 하고, 뭘 잘못한 건지 아무리 생각해도 황당합니다ㅜ 며칠 전 일인데 돈을 아직 못 받아서, 이런 경우 못 받을 수도 있나 걱정도 되고요.

 

편히 댓글 달아주셔도 좋습니다ㅜㅜ 제가 잘못한 사항에 대해서도 말해주셔도 좋지만, 욕은 삼가주시길 부탁드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래는 간단한 요약입니다.

 

 

*알바 생초보의 요약

 

1. 면접 갔을 때 여사장님과 면접을 봄.

2. 막상 갔더니 사장이 바뀌었고, 거기에 있는 건 남사장, 남직원(알고보니 이사).

3. 계약서 쓰고, 조항을 설명 받고 일 진행.

4. 건물은 5층. 5층까지 구석구석 계단 청소. 이제 뭘 하면 될지 질문 후 발코니 유리창 닦음. 유리창에 벌레 많음.

5. 출퇴근서 잊어서 작성. 휴식시간 질문. (일하는 시간 4시간. 휴식시간 없음. 업무 중 폰 금지.)

6. 뭘 해야 할지 몰라서 화장실 다녀옴.

7. 그 후 겁나 깨지고 퇴사 당함.

 

+며칠 지난 현재까지 근로계약서, 퇴사사유서, 일급 전부 다 못 받음. 퇴사사유 촬영 불법이라고 막음.

+사진은 알바 때 입은 유니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