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THE MASK)-11

바람2004.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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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동굴로 세 사람이 들어왔는데 그들은 청도삼괴(靑島三怪)였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청도삼괴 중 셋째인 마불웅이었다.
욕을 먹은 묘(猫)가 화가 나서 소리쳤다.


"네 놈들은 또 누구기에 나서느냐? 정말 오늘은 죽고 싶은 놈들이 많구나!"


마불웅은 묘(猫)를 차갑게 쏘아보며 말했다.


"네 년의 입을 찢어주랴? 우리가 누군 줄도 모르고 입을 나불거렸느냐?"


묘(猫)는 마불웅을 향해 말했다.


"흥! 네놈들이 누구든 알게 뭐냐?"


묘(猫)의 건방진 말에 마불웅은 화가 나서 칼을 빼들며 덤벼들려 하였다.
그러나 갈마웅이 마불웅을 제지하며 묘를 보고 말했다.


"함부로 입을 놀리다가는 제 명에 살지 못한다. 아가야!"


조용히 내 뱉는 그의 목소리는 무척이나 차갑게 들렸는데 그 소리에
묘(猫)는 약간의 두려움이 일었다.


 호(虎)는 이미 이들이 청도삼괴(靑島三怪) 임을 알고 있었다.
그는 상황이 자신들에게 유리하지 못한 방향으로 돌아가자 기분이 좋지 않았다.
아직 청도삼괴(靑島三怪)의 실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 알지 못하나 백삼을 입고 있는
인물에서는 강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이 만만하게 볼 수 없을 것 같았다.


 청도삼괴(靑島三怪)의 등장에 가장 흥분한 것은 치우와 막개였다.
치우는 갈마웅에 의해 초개가 상처 입은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지금도 초개는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는데 얼굴이 창백한 것이 무척이나 불안해 보였다.
치우는 당장이라도 갈마웅이라는 자를 죽이고 싶었으나 자신은 아무런 능력도
없어서 답답했다. 치우의 이러한 마음은 막개 또한 마찬가지 였다.
그라나 막개는 상황을 더욱 냉철하게 판단하려고 애를 썼다.
강대한 적이 또다시 등장했으니 여기서 빠져나가기가 더욱 어려운 것이다.
 분노를 참지 못한 치우가 갈마웅을 보며 소리쳤다.


"이 기생오라비 같은 놈아! 네놈이 내 동생에게 상처를 입혔지?"


갈마웅은 치우의 소리를 듣고 그의 뒤쪽에 누워있는 초개를 힐끔 쳐다보았다.
 갈마웅은 입가에 비릿한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후후. 저 꼬마가 네 놈 동생인가 보구나. 안됐지만 나를 탓하지 말고 저기 서 있는
 상천제 막개를 탓해라"


"이 치한놈!! 내가 다 보았는데 무슨 헛소리냐? 내가...언젠가는 네놈을 꼭
 죽이고 말겠다."


"하하하하. 그 거지새끼가 목소리 하나는 크구나."


갈마웅의 웃음에 치우는 입술을 깨물며 노려보았다.
온 몸이 부르르 떨려와 주체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때 막개가 그의 어깨를
잡아 주며 말했다.


"치우야! 기회는 언제든지 있다. 네가 노력한다면 초개의 원수를 갚을 수 있을 거다."


막개의 말에 치우는 주먹을 꽉 쥐었다.


'언젠가는 반드시...'


그런 막개와 치우를 보며 갈마웅은 야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호웅사묘(虎熊獅猫)는 그들의 대화를 듣고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약간
이해 할 수 있었다. 왜 막개가 상처를 입고 있었는지 그리고 꼬마하나가 죽은
듯이 누워있었는지 알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런 정황은 그들에게 중요한
것이 못되었다. 지금 가장 급한 것은 천지환(天地煥)을 얻는 것이고 그것에
방해되는 사람들은 모두 적인 것이다. 그래서 청도삼괴(靑島三怪)의 등장은 그들에게
무척이나 껄끄러운 것이다.
가만히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호(虎)가 청도삼괴(靑島三怪)를 보고 말했다.


"당신들이 청도삼괴(靑島三怪)군!"


갈마웅은 호(虎)를 찬찬히 살피며 대답했다.


"맞소이다. 이 몸은 청도삼괴(靑島三怪) 중 첫째인 백괴(白怪) 갈마웅이라 하오."


갈마웅의 정중한 대답에 호(虎)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군! 난 당신들과는 볼일이 없으니 나서지 마시오."


호(虎)의 냉정한 말에 갈마웅은 비웃으며 말했다.


"그렇게는 못하겠는데..."


순간 호(虎)의 붉은 머리칼이 바람도 없는 동굴에 휘날리기 시작했다.
그가 입은 검은 가죽옷이 팽팽하게 부풀어올라 금새 터져 버릴 것 같았다.
그와 동시에 갈마웅과 호(虎)를 감싸던 공기 차갑게 변하며 냉냉해 졌다.
 두 사람이 기(氣)싸움을 벌이기 시작한 것이다.


호(虎)를 감싸던 붉은 기운이 갈마웅을 향해 덮쳐 들어갔다.
 붉은 기운이 다기오자 갈마웅은 비릿한 조소를 날리며 두 손을 모아 앞으로
내 뻗었는데 순식간에 차가운 한기(寒氣)가 피어올랐다.
 호(虎)의 붉은 기운이 사나운 호랑이와 같은 기세로 갈마웅을 감싸며 덮쳐
들어갔고 갈마웅의 한기(寒氣)는 모든 것을 얼려버리려는 듯이 부딪혀 갔다.
동굴은 두 기운에 의해 순식간에 뜨거운 열기와 냉기로 뒤덮혔다.


 사람들은 분분히 그들의 주위에서 물러나기 위해 뒷걸음 쳐야만 했다.
점점 두 기운이 강해져 잘 못하면 자신들이 다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막개는 그들의 싸움을 지켜보면서 이곳에서 빠져나갈 궁리를 했다.


'저들을 잘만 이용하면 쉽게 빠져나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막개는 생각하며 동굴을 살폈다. 지금 있는 곳은 동굴입구와 틀리게 이 십 여명이
들어설 수 있는 넓은 공간이 형성되어 있었다.
동굴은 그 깊이가 꾀되는지 계속 안 쪽으로 이어져 있었는데 구멍이 두 군데로
갈라지고 있었다. 하나는 사람이 넷 이상이 한꺼번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넓었고
또 다른 한 쪽은 입구가 한 두 사람만 간신히 들어 갈 수 있을 정도로 좁았다.
얼마나 깊게 계속 연결되었는지는 모르나 동굴이 깊고 넓다면 길을 잃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막개는 동굴의 구조를 세세하게 살피며 도망 갈 계획을 세웠다.
시간을 끌면 끌수록 자신들에게는 불리했다. 치우는 무공을 몰랐고 자신은 이미
독이 깊게 퍼져서 언제 발작할지 모르는 상태였다. 더군다나 초개는 죽음의 문턱에서
헤메고 있는 상황이었다.
저들이 싸우고 있는 지금이 어쩌면 가장 좋은 기회인지도 모른다고 생각되었다.
모두의 시선이 싸움에 몰려 있을 때 초개와 치우를 데리고 입구가 작은 쪽 동굴로
피한 후 입구를 봉쇄한다면 저들에게서 피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단지, 지금의 계획에
단점이 있다면 입구를 봉쇄하면 과연 밖으로 나 갈 수 있는 또 다른 길을 찾을 수 있는가 였다.

 만약 적들을 피한다해도 출구를 찾지 못하면 영원히 동굴에 갇혀 죽고 마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방법은 더 이상 찾아 볼 수 없었다.
모험을 거는 수밖에.
막개가 빠져나갈 방법을 신중하게 모색하고 있을 때였다.


펑!!


강한 기 충돌이 일어나며 동굴이 흔들렸다.
갈마웅과 호(虎)의 기(氣)가 어느 정도 한도에 이르자 서로 견디지 못하고 폭팔
한 것이었다.
 뿌연 먼지 속에서 둘의 모습이 보였는데 둘 다 큰 상처는 입지 않은 것 같았다.
단지 먼지에 온 몸이 뒤 덮혀 몰골이 말이 아니였다.
 갈마웅이 자신의 하얀 백삼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며 말했다.


"대단하군! 호웅사묘(虎熊獅猫)라 했던가?"


호(號) 또한 갈마웅의 무공에 놀란 듯이 말했다.


"대동국(大東國)에서 이런 실력을 가진 자를 만날 줄이야. 난 호(虎)라 한다."


 호(虎)의 말을 듣고 소괴(小怪) 마불웅이 통쾌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이제야 청도삼괴(靑島三怪)의 실력을 알았느냐? 알았으면 얼른 사라져라."


소괴(小怪) 마불웅의 말에 기분이 상한 묘(猫)가 비꼬며 말했다.


"흥! 우리 사형이 봐 준 줄도 모르고 날 뛰기는...너희나 얼른 꺼져버려라!
 왜 뒤늦게 와서 남의 잔치에 훼방이야?"


소괴(小怪) 마불웅은 막개를 가르키며 말했다.


"뭐가 뒤늦게냐? 저 놈들은 우리가 먼저 잡은 것들이야. 그러니 천지환도
 우리 것이지."


"흥! 웃기고 있네. 너희들이 언제 먼저 잡아? 동굴에 있는 것을 우리가 먼저
 잡았는데."


그들의 말을 듣고 있던 막개와 치우는 황당했다.
언제 자신들이 잡혔다는 말인가?
화가 난 치우가 한마디 쏘아 주려 할 때 엉뚱한 곳에서 소리가 들렸다.


"놀구들 있네."


말소리가 들리며 동굴로 또 한사람이 들어왔는데 하얀 옷을 입은 여인이었다.
그녀를 본 사람들의 반응은 각각 달랐는데 청도삼괴(靑島三怪)는 벌레 씹은 표정으로
변했고 호웅사묘(虎熊獅猫)는 의아한 표정으로 여인을 보았다.

그 여인은 낮에 천지환을 갈마웅에게서 빼앗아간 여자였다.


 그 여인을 본 막개와 치우는 여인의 등장에 이상하게 묘한 기대감마저 들었다.
그 여인은 사실 직접적으로 막개와 치우에게 해를 끼친 적도 없고 오히려 그들이
청도삼괴(靑島三怪)로부터 도망 갈 수 있는 기회까지 제공했기 때문이었다.
치우는 갑자기 낮에 보았던 사람들이 모두 동굴로 모이자 이상하게 생각되었다.


'아니 어떻게 모두 동굴로 올 수 있지? 그리고 이미 천지환은 저 여인이 가져갔는데
 왜 청도삼괴(靑島三怪)는 이곳에 와서 우리를 괴롭히는 것이지....저 여인도
 천지환을 가져갔으면 그만이지 왜 이곳까지 쫒아 온 거야?'


치우는 의문이 일었으나 알 수 없었다.

 

사실 막개가 청도삼괴(靑島三怪)에게 준 것은 가짜 천지환(天地煥)이었다.
그 가짜를 신비여인이 가로채 가자 청도삼괴(靑島三怪)는 막개를 두고 그녀를 쫒았다.
여인의 신법이 무척이나 독특하고 빨라 쉽게 잡히지 않았다.
잡힐 듯 하면서도 여인은 교묘하게 그들의 포위망을 뚫고 도망갔다.
또한 여인의 무공이 결코 자신들의 아래가 아니었기 때문에 쉽게 제압할 수 없었다.
그러나 끈질기게 추적한 끝에 여인을 포위망에 가두게 되었다.
여인의 무공이 가볍지 않음을 알고 갈마웅은 처음부터 협공으로 들어갔다.
그의 수하와 마불웅의 도움으로 여인을 계속 공격했지만 쉽게 제압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여인도 오래 버티기는 힘들었다.
얼마간의 접전이 계속 될 때였다.
갑자기 여인이 공중으로 뛰어 나무위로 올라서며 짜증나는 목소리로 소리쳤다.


"왜 귀찮게 자꾸 쫒아 오고 난리야?"


마불웅이 당연한 듯이 말했다.


"네 년이 우리 천지환을 훔쳐갔잖아?"


여인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뭐? 훔쳐? 내가 언제? 저놈이 나에게 준 것이지."


여인의 말에 갈마웅은 얼굴이 벌겋게 변하여 소리쳤다.


"네 년이 끝까지 발뺌한다고 살 수 있을 줄 아느냐?"


"호호호호. 천지환을 갖고 싶어서 날 쫒아 온 거야?"


여인은 갈마웅의 말에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 몸짓은 '너희들 참 안됐다'라고
말하는 듯이 보였다.
그 모습을 본 마불웅이 화가나서 소리쳤다.


"네가 끝까지.........천지환을 내 놓지 않는다면 여기서 살아나가지 못 할 것이다."


"바보! 천지환을 왜 내게 달라고해? 상천제 막개에게 달래야지."


여인의 말에 갈마웅이 황당하다는 듯이 말했다.


"네 년이 내가 가지고...있던 ....천지환을 교묘히 훔쳐가지 않았느냐?"


갈마웅은 여인이 자신이 가지고 있던 천지환을 빼앗아 갔다고 말하려다
그렇게 되면 자신의 위신을 떨어뜨리는 일이라 생각해서 돌려 말한 것이다.


"이것 말이야?"


여인이 말하며 은빛 환을 꺼내 들었다. 그것은 막개가 준 천지환이었다.


"맞다!!"


"그래? 그럼 가져가라. 멍청이들!!"


여인은 천지환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깜짝 놀란 청도삼괴(靑島三怪)는 천지환을 찾기 위해 바닥을 더듬거렸다.
그때 여인의 목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호호호....가짜가 그렇게 좋으면 다가져라!"


여인은 천지환을 던져 그들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몰고 빠져나간 것이다. 
여인의 말에 청도삼괴(靑島三怪)는 깜짝 놀라며 천지환을 확인했다.


"서...설마.."


그러나 여인의 말을 들은 갈마웅이 자세히 살펴보고는 화가 나서 천지환을
반으로 잘라버렸다.


"막개....이놈!!"

 

 

 

여인의 등장으로 동굴은 다시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묘(猫)는 상황이 참으로 이상하게 돌아간다고 생각되었다.
하얀 옷을 입은 여인이 또한 누구인지 궁금해서 견딜 수 없었다.


"당신은 또 누구지요?"


묘의 물음에 여인은 웃으며 대답했다.
얼굴을 하얀 천으로 가리고 있어 표정을 알 수는 없었지만 목소리는 무척 맑았다.


"호호호. 아가씨는 뭐가 그렇게 궁금 한가요? 내가 누구든 그것이 무슨 상관이죠?"


 묘(猫)는 자신의 물음에 여인이 웃기만하고 확실한 답변을 해 주지 않자
자신을 무시한 것이라 생각돼 화가 났다.


"흥!! 당신도 천지환을 빼앗아 가려고 왔는가 본데 일찌감치 빠지시죠!"


"그렇게 못하겠다면?"


묘(猫)는 여인이 계속해서 자신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로 말하자 화가 났다.
그녀는 화를 이기지 못하고 순간 무기를 빼어들었는데 기다란 가죽 채찍이었다.


"내가 빠지게 만들어 드리죠!!"


묘(猫)는 말을 마치며 채찍을 공중으로 휘두르며 위협을 했다.


휘휘휭!!


채찍이 공기와 마찰을 일으키는 소리가 날카롭게 동굴에 울려 퍼졌다.
사람들은 두 여인이 입 싸움을 하다 서로 다투게 되자 상황을 지켜보았다.
호(虎)는 막내 묘(猫)의 무공을 믿고 있었기 때문에 신비 여인의 실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 판단 할 겸 지켜보기만 했다.


 흑색 독사처럼 채찍이 여인을 감싸 들어갔다. 흑빛 괘적을 그리며
수 십 가닥의 기운이 여인을 공격하며 들어갔는데 가슴과 팔, 다리의 혈도를
동시에 공격한 것이었다.
백의(白衣) 여인은 가볍게 몸을 놀리며 채찍의 공격권을 벗어났다.
그녀의 신법은 매우 가볍고 빨랐는데 움직일 때마다 하얀 잔상이 남았다.
묘(猫)는 백의(白衣) 여인이 쉽게 자신의 공격을 피하자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싸늘하게 웃으며 채찍을 끌어들였다.


"흥!"


백의(白衣) 여인은 묘(猫) 비웃음에 살짝 미소 지으며 앞으로 손을 내밀어
세 번 장(掌)을 날렸다.
부드러운 기운이 가슴을 향해 들어오는 것을 느끼고 묘(猫)는 몸을 회전시키며
신묘출해(神猫出害)라는 수법을 이용하여 피했다. 그리고는 공중제비를 돌며
순식간에 백의 여인 앞으로 공격해 들어갔는데 마치 고양이가 빠르게
덤벼드는 것처럼 날카로 왔다.
묘(猫)의 괴상한 공격에 백의(白衣) 여인이 뒤로 물러나며 외쳤다.


"웬 고양이냐!!"


묘(猫)의 공격은 집요해 계속해서 십여 초를 공격해 들어가며 백의(白衣) 여인의
얼굴을 할퀴려 들었다.
묘(猫)의 몸놀림이 무척이나 가볍고 탄력적이어서 마치 공이 튀는 것 같았다.
그러나  백의(白衣) 여인의 몸놀림 또한 느린 듯 보였지만 번번히 묘(猫)의
공격을 잘 피해 내고 있었다.
그녀들의 싸움은 흑과 백의 싸움 같았다.
묘(猫)가 움직일 때마다 검은색 가죽옷이 휘날리는 것이 마치 날렵한 검은 고양이가
움직이는 것 같아 보였고 백의(白衣) 여인이 움직일 때마다 하얀 옷깃이 하늘거리는
것이 마치 선녀가 구름을 타는 듯 보였다.

 

사람들은 그녀들의 싸움을 보며 놀라워했다.

청도삼괴는 백의 여인과는 이미 손을 써봤으므로 그녀의 무공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를 맞이해 싸우는 묘를 보고는 호웅사묘를 다시 볼 수 밖에 없었다.

묘는 나이가 어림에도 불구하고 독특한 무공으로 백의 여인과 맞서 밀리지 않고 있었다.

 막개 또한 그녀들의 싸움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백의 여인의 신비스런 신법과 묘의

독특한 무공은 일류급의 수준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들은 삼십여 초를 서로 교환했으나 서로 옷깃도 건들지 못했다.
걷으로 보기에는 둘 다 실력이 비슷해 보였으나 냉정하게 판단한다면
묘(猫)가 한 수 뒤떨어짐을 알 수 있었다.
 묘(猫)는 처음부터 공격일변도로 백의(白衣) 여인을 공격했으나 그녀의 옷깃도
한번 잡아보지 못했다. 그녀의 공격이 접근 할 적마다 교묘히 백의(白衣) 여인이
빠져나갔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백의(白衣) 여인이 묘(猫)의 무공 보다 한 수
높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물론 백의(白衣) 여인이 교묘한 신법에 의지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었다. 그러나 방어만 하던 백의(白衣) 여인이 공격을 하기
시작하자 그것은 확연히 들어 나 보였다.
 백의(白衣) 여인은 족(足) ,경(勁) ,공(功) ,식(式) ,력(力)을 이용하여 다양하게
공격을 하였는데 묘(猫)는 순식간에 수세에 몰렸다.


순식간에 공격에서 수세에 몰리자 묘(猫)는 화가 나고 분해서 어쩔 줄 몰랐다.
그러나 무공의 겨룸에 있어서 마음의 동요는 치명적인 적이었다.
그녀가 화를 내면 낼수록 마음먹은 데로 공격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위험한 지경까지 놓이게 되었다.
백의(白衣) 여인은 묘(猫)가 화내는 것을 보고 웃으며 소리쳤다.


"아가씨 조심해욧!"


순간 그녀의 수법이 바뀌었는데 두 번 발을 들어차고 세 번 장(掌)을
쏟아 부었는데 한번은 왼 쪽으로 두 번은 오른쪽으로 쳐들어갔다.
갑자기 왼쪽 다리와 오른쪽 가슴에 공격을 당하자 묘(猫)는 당황하며 채찍을 휘둘러
다리의 공격을 막아내고 손을 내밀어 원을 그리며 오른쪽으로 들어오는
장에 맞부딪치며 들어갔다. 그러나 그녀가 오른쪽으로 들어오는
장(掌)을 막으려는 찰라 순식간에 그 기운이 사라져 버렸다.
묘(猫)는 갑자기 자신을 공격하던 기운이 사라지자 이상하게 생각되었으나
그 생각은 오래 갈 수 없었다.
어느새 강력한 지풍(指風)이 그녀의 팔꿈치에 있는 곡지혈(曲池穴)을 치고 들어왔다.
그녀가 놀라 피하려 할 때는 이미 늦어버렸다.


"아!"


짧은 외침 소리와 함께 그녀는 오른쪽 팔이 마비되는 것을 느끼며 채찍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묘(猫)가 마비된 팔을 붙잡으며 무기를 떨어뜨리자 호(虎)와 웅(熊)이 그녀의 앞을
막아섰다.
백의(白衣) 여인이 혹시라도 살수를 펼칠까 두려워 움직인 것이다.
그러나 백의(白衣) 여인은 그럴 생각이 없는 듯 뒤로 조용히 물러섰다.
싸움에서 진 묘(猫)가 매서운 눈으로 백의(白衣) 여인을 쏟아보며 말했다.


"이번에 이겼다고 잘 난 체 말아요! 다음 번에는 반드시 당신을 이기고 말테니"


백의(白衣) 여인은 싸우느라 흩트러진 자신의 머리를 만지며 말했다.


"호호호. 언제든지 아가씨가 저와 겨루겠다면 상대해 드리죠. 저를 찾으려면
 삼묘국(杉妙國)의 백선녀(白仙女) 여사랑을 찾아 오세요"


 묘는 백선녀(白仙女) 여사랑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내 꼭 찾아가지요."


 막개는 삼묘국(杉妙國)이라는 말을 듣고 마음이 무거워졌다.
삼묘국(杉妙國)은 대동국의 서쪽에 위치한 나라로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다른 나라와 교류도 활발하지 않고 폐쇄적이어서 어떤 형태의 국가인지
자세히 아는 사람이 드물었다.


'유웅국(瑜熊國)에 이어 이제는 삼묘국(杉妙國)이라는 말인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나라와 사람들이 이 천지환(天地煥)을 찾이 하기 위해 모였단 말인가!'


막개의 이 생각은 지금 동굴에 모인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이 하려는 물건이라고 생각되니 그 값어치가
더욱 크게 돋보였다. 그리고 더더욱 가지고 싶은 욕심이 생겨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