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dow 1부 : 꿈의 해석 (#63 : 역습 & #64: 보고서)

J.B.G2004.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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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혁필의 장례식은 초라했다. 그가 신경증적인 정신병 경력이 있는 것을 알고 있는 주변의 친구나 친척들 조차 발걸음을 기피하고 있는 듯 했다. 그리고 왔다 하더라고 금방 자리를 뜨고 있었다. 더구나 그가 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 현 시점에서 취재진까지 있는 그곳에 나타나기를 반기는 사람들은 없었다.

 

채연은 홀로 3일씩이나 그의 빈소를 지키고 있었다. 그녀는 매일 밤, 낮을 슬픔에 잠겨 있었다. 적어도 그렇게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3일째 되는 날 그러한 채연에게 강반장이 찾아왔다. 두 사람은 빈소의 한쪽에 상을 마주하고 앉았다.

 

“매일 이렇게 지키고 있는 이유가 뭐죠? 단순히 환자와 담당의의 관계라고 보기는 어렵군요…”

“글쎄요… 정이 들었다고 해야하나…”

“…”

“그러는 반장님은…”

“저야… 아직 수사중이니까…”

“그렇게까지… 이미 죽은 사람을 살인자로 만들고 싶으신가요?”

“그건 아닙니다.”

“…”

 

강반장은 채연에게 자신의 직감을 말하고 있었다.

 

“그는 범인이 아니니까요…”

 

채연은 적지 않게 동요하고 있었다.

 

“그런…가요…?”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것 아닌가요?”

“…네…?”

 

채연은 순간 당황했다.

 

“당신이 반문을 하다니… 좀 의외군요…”

“제 말은… 그가 아니라… 그의 또 다른 인격이 한 짓이라는 거에요”

“역시… 전… 그런 초자연적인 현상을 믿기에는 너무 현실적입니다.”

“주술같은걸 애기하는게 아니에요”

“압니다. 무슨 뜻인지… 그렇다 하더라도 이 사건은 의문점이 너무 많아요…”

“…”

 

두 사람은 잠시 말이 없었다.

 

“슬퍼하시는 건가요?”

 

강반장의 질문에 채연이 불쾌한 듯 대꾸했다.

 

“그러면 안 되나요?”

“…”

“그런데… 왜 그런 질문을 하죠?”

 

채연의 말에 강반장을 전혀 다른 질문을 했다.

 

“그는 어땠죠… 당신을 마지막 본 그는…”

“다행이라고 했어요…”

“다행이라…”

 

강방장이 그 말을 되뇌이자 채연이 강반장에게 물었다.

 

“그는 왜… 마지막에… 그런말을 했을까요…”

“글쎄요…”

“당신을 좋아했기 때문일까요?”

“글쎄요…”

“당신을 좋아했기 때문에…. 어쩌면 당신을 죽일지도 모르기 때문에… 그러기 전에 죽게 되어서 다행이라는 말을 한건지도…”

“…설마… 그렇게 까지…”

“그렇다면… 그를 죽게한건… 결국… 당신인가요?”

 

채연은 순간 자신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강반장에게 적의를 드러냈다.

 

“도대체 뭘 알고 싶은거죠?”

 

그러나 강반장은 침착했다.

 

“아무것도… 아직은…”

 

강반장과 채연은 그렇게 진실을 파헤치려는 자와 숨기려는 자로서 심리전을 펼치고 있었다. 한참 후, 채연과 헤어진 강반장은 병원 영안실을 나오며 혼자 중얼거렸다.

 

‘다른 사망자는 몰라도… 최소한 정혁필을 죽게한건… 김채연이야… 그것이 우연이든… 필연이든… 그것만이 이 사건의 유일한 진실이야…’

 

 

#64

혁필의 장례절차를 모두 마친 채연은 자신의 집이 아닌 낫선 어두운 오피스텔에서 노트북을 이용해 글을 쓰고 있었다.

 

‘그는 내가 조종한 대로 충실히 움직여 주었다. 그러나 여기에는 내가 예상치 못한 큰 오류가 둘이나 있었다. 하나는 그가 내 정체를 알고 있으면서도 내 소망대로 사라져 주었다는 것이다. 그가 그토록 나를 사모하는지는 사실 그동안 깨닫지 못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오류는 그의 자아는 정말로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내가 그를 꿈을 통해 조종하지 않았는데도… 그는 자아가 존재하고 있었다. 만약 그의 자아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그는 자아를 죽이기 위해 스스로 죽을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자아가 그를 지배해서 나를 살해하는 것이 두러워서 스스로 자신을 봉인해 버렸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나는 그 형제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렇다. 나는 내 행동의 후회하지 않는다. 그들은 모두 죽어야 하는 존재들이었다.’

 

채연은 마치 다른 인격에 지배를 받고 있느듯… 무표정하고 창백해 보였다.

 

한편, 강반장은 오늘도 종일 사무실에 틀어박혀, 사건에 대한 퍼즐조각을 맞추고 있었다.

 

그는 파일을 정리하다가 문득 사진 한장을 발견했다. 그리고 최형사에게 물었다.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이 사진속의 휴양지가 어디였지?”

“아… 별것 아니에요… 지금은 시들하지만 15년 전만 해도 유명했던 곳인가봐요. 그 밖에는… 별다른 단서는 없었어요…”

“그래…”

“그런데…. 한지지 좀 아이러니 한 것은 그곳이 정혁필의 고향과 아주 가까운 곳이었어요.”

“…”

 

강반장은 사진을 유심히 바라 보았다. 그리고 사진을 바라보고 있던 그의 미간은 점점 심각하게 일그러져서 주름이 깊어져 가고 있었다.

 

“이 사람들말야…”

“왜요?”

“이 사람들…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처럼 보이지….”

“네”

“그리고 이 사진이 찍힌 날로… 그 후로 30년이 지났다면…”

“50대 중반에서… 60대…”

“…”

“이상하군요… 그러고 보니… 살해당한 사람들은 대부분 연배가 비슷하잖아요? 왜 그걸 까많게 잏고 있었죠?”

“그래… 그리고… 최형사는 이중에서… 우리가 찾는 주인공을 찾을 수 있겠어?”

“네?”

“말 그대로야… 이중에 누가 희생자중 한 명인지… 찾을 수 있겠냐고…”

“아무래도 너무 젊었을 때 사진이라…”

“바로 그거야… 어쩌면… 살해당한 사람은… 모두 이 사진속 이물들이었는지도…”

“그런… 한번 조사해 봐야 겠군요”

“그래… 지금 당장…”

 

최형사는 당장 사진속 인물들의 실명 확인을 위해 사무실을 빠져 나갔다. 최형사가 나간 사이 강반장은 다시 사건 파일을 정밀검사 하고 있었다. 그리던 그는 그가 손에 ‘God’라는 ID를 가지 인물의 파일을 들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이건… 그래… 영장을 가지고 파일을 받았었지… 어쩌면 이자도… 연관이 있을지도…’

 

그는 컴류터를 통해 ‘God’라는 ID를 가진 인물의 인명을 경찰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서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정보는 예상대로 조합된 주민번호로 만들어진 가상의 인물이었다.

 

“젠장… 어쩐지 갑자기 너무 쉽게 풀린다더니…”

 

그러나 그는 파일들을 다시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다시 새로운 단서를 발견했다. 그것은 그 아이디로 접속한 익명의 ‘God’의 IP를 추적한 결과였는데… 그곳은 그에게도 아주 익숙한 한 대학교 서버였다.

 

“이건…”

 

그는 불현듯… 채연과 도서관 사서가 떠올랐다.

 

“설마…”

 

그는 곧바로 도서관 사서의 주소지를 검색했다. 그리고 그 위치를 확인한 후 사무실을 급히 바져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