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여서 헤어지고 많이 힘들지??

ㅇㅇ2021.09.16
조회1,839
나도 세달 전에 차여서 헤어졌어.
면대면이 아니라 카톡으로ㅎㅎ
30대가 넘어서 어린 나이도 아닌데
이렇게 우습게 통보를 받고도 내가 많이 매달렸었어.
두달정도 매달렸고 그러는 와중에
사소한 것 하나하나 끄집어내며 내 잘못을 지적하고
온갖 말들을 쏟아냈던 여친한테 계속 잘못했다고 빌고
헤어짐의 모든 원인을 내 자신에게서만 찾았어.
그럴 수록 나를 좀먹어갔고, 하루하루 무너져갔고
일상생활이 안될만큼 피폐해지고 그냥 시체나 다름 없었어.
'내가 이런 잘못들을 안했더라면 우리는 안헤어졌을텐데'
'내가 그때 왜 그랬을까'
이런식으로 스스로 자책만 했는데 두달이라는 시간이 흐르니까
생각이 바뀌더라.

곰곰히 만났던 시간들을 곱씹어보니 내 잘못이 별로 없었던 거지.
오히려 너무나 이기적으로 굴었던 여친의 단점들만 생각나고
최선을 다해 사랑을 줬던 내 자신만 비춰지더라.

그렇게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 수록 놀라울만큼 미련이 없어지더라고.
그렇게 한달의 시간이 더 지난 지금은 너무나 평온해.
얼마전에도 우연히 마주쳤지만 애초에 몰랐던 사이인 것처럼
아무 생각 없이 지나치게 되고 울렁거림이나 다른 감정도 들지않았어.

보통 차인 사람들은 자기 스스로의 잘못만을 생각하면서
매달리게 되고, 후회하게 되고, 아파하게 되는 것 같아.
내가 그랬던 것처럼.

헤어짐의 이유를 애써 자기 자신에게서 찾지 말았으면 해.
내가 그 과정을 겪고 나서야 이런 생각을 하는 것처럼
아직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내 마음을 이해할 수 없을 거야.

스스로 상대방에게 좋은사람 이었다는 걸 항상 생각 해.
행복했던 시간들을 떠올리지 말고 힘들었던 시간들만 생각 해.
그럼 조금이나마 마음의 짐을 덜어낼 수 있을테고
하루하루 조금씩 미련을 지워내갈 수 있을 거야.

'시간이 약이다' 라는 말은 솔직히 모르겠어.

시간에 잊혀진 건지, 시간에 덮어진 건지
더 많은 시간들이 지나고나면 그 땐 알 수 있겠지.

헤어짐에 힘들어하는 모두들 힘 내자.
스스로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분명히 와.
전 사람보다 훨씬 좋은 사람이.
그러니까 스스로를 조금 더 아끼고 사랑했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