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중반의 애엄마, 대기업 퇴사하고 새롭게 도전해도 될까요?

s우먼2021.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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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S에 다니고 있습니다.
공채로 들어올 때 진짜 피터지게 들어왔고.. 합격했을 때 너무 기뻤고.. 부모님이 너무 좋아하셔서 더욱 좋았죠..

그러고 6-7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긴 시간동안 회사에서 저는 그냥 대기업 이름 껍데기 뿐인 바보가 된 것 같네요.
들어오기 전 저는 굉장히 열정적인 사람이었고.. 뭐 하나 하면 기똥차게 고퀄로 해서 여기저기서 인정 받는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제가 도대체 뭐하는 사람인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인재를 적재적소에 써야하는데.. 제가 잘하는 일을 알아봐주는 게 아니라 계속 맞지도 않는 일을 계속 시키니 미쳐버릴 노릇입니다.. 예를 들어서 저는 국어를 잘하는 사람인데 수학만 시키고 있고 저는 창의적인 걸 잘하는 사람인데 창의성을 죽이고 기계적으로 해야하는 일만 시키고 있어요.


그래도 나아지겠지, 업무가 바뀔 수 있겠지, 참고 계속 다녀봤는데 다녀봐도 다녀봐도 바뀔 희망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게 견디며 꾸역꾸역 다니는 동안 저는 결혼도 하고 애도 낳고 나이가 30중반까지 오게 되었구요..

친구들은 너는 대기업이니까 이직할라고 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을 거라고 하는데..
뭐 대기업이어도.. 쌓아둔 경력이 있어야죠.. 거의 이력에 적을게 없는 물경력이라 이직하기도 애매해졌죠..

남편은 늘 절 응원해주는 편이라
거기있는게 괴로우면 나와서
제가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도전해보라고 합니다.
만화를 그리던 글을 쓰던 다 해보라구요.
(이미 그리던 인스타툰이 있긴 한데.. 지금은 회사땜에 바뻐서 거의 손놓고 있는 중에요..)

응원받으면 잠깐 힘이 나고 정말 퇴사해볼까!?
하다가도 현실적인 생각이 밀려오면 또 주춤하게 되더라구요..
저희 부부가 둘다 벌이는 좋지만.. 둘다 기본적으로 집이 부자가 아니었어서.. 집도 없고 재산도 없거든요..

이 상태에서 맞벌이에서 외벌이로..벌이가 줄면 돈은 언제 모으나 싶고..
제 나이가 새 도전하기 너무 많은가 싶고..
제가 또 도전해서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고..
근데 또 지금이 가장 어린 나이라고.. 여기서 시간이 더 지나면.. 이런 고민할 수도 없게 나이가 차버릴거 같더라구요..


대기업 타이틀에 안정적인 연봉(6천 정도)이 있지만 졸라 불행한 껍데기 뿐인 삶을 유지해야할지..

이렇게 사느니 얼른 새로운 도전하며 저만의 새 삶을 개척해봐야할지..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결국 제 결정이겠지만..
그냥 심란해서 올려봅니다..

회사 나간다고 죽진 않겠죠? 연봉 6천, 대기업 그거 버려도 아무 것도 아니겠죠...?
6천 고거 모아봐야 서울 집값에 비하면 코묻은 돈이잖아여 그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