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을 떠나보낸지 3년입니다.

ㅇㅇ2021.09.18
조회515

남친을 떠나보냈다니 제 자신이 우습기도 합니다. 남친이란 표현이 아직도 익숙하고요. 25살 아직은 젊은 평범한 대학생입니다.
고등학생때 만나던 남자친구가 있었습니다. 첫사랑이기도 했고요.
그 애는 가정형편이 그리 썩 좋진 않아서 제가 준비물같은 조그만것들은 많이 도와줬어요.
고2때부터 만나서 21살때까지 쭉 만나왔었어요.
매일 만났었고 서로 많이 아꼈습니다.
언제부턴지 얘가 많이 힘들어하더군요. 기분 전환도 시켜줄겸 어릴때 자주 가던 놀이공원을 갔습니다. 제 눈에 보기에도 억지웃음. 기분 좋은척, 말도 안하고 대꾸만 하고 있었어요. 저녁도 제가 샀고요. 기분전환 시켜주고 싶어서 너 좋아하던거 해봤다고 기분은 조금 괜찮아졌냐고 물었어요. 근데 이런거 하지말라고 하더라고요. 조금 당황했습니다. 요즘 그냥 인생이 힘들다고 일하는 것도 힘들고 이제 데이트 나오는 시간도 부족하고 그냥 헤어지자고 하더군요. 원망만 했습니다 그래도 돌아오는건 미안하다는 말뿐이더라고요. 너무 속상하고 실망도 많이 했습니다.
원래 이런 말할 애가 아닌데 이런 말을 한다는거에 더 놀랬어요.
너무 믿어서 그런거겠죠.
근데 계속 뭐라하다보니 눈물을 보이더군요.. 자기가 형편이 괜찮아지고 자기가 안힘들고 편안하면 그때 자기가 다시 오겠다고 저는 바보같이 그 말을 믿었습니다. 그날 그 애가 한말이 너무나도 생생해요

" 내가 요즘 많이 힘들단말이야..내가 확실하게 일자리 얻어서 많은 돈을 받는것도 아니고 너도 우리집 형편이 그리 좋은건 아니라는거 알고있잖아..우리 가족 다 돈벌러 다니고 나도 당분간은 그렇게 해야될거 같아. 그러면 시간도 없어질테고..계속 도움만 받는거도 우리집 쪽에서 좋게 생각안해. 우리 조금만 각자 인생에 집중해볼래?"

"하고싶은 말이 뭔데"

"우리 그냥 헤어지자.."
이말 듣자말자 울음부터 나왔어요

"갑자기? 너 하고싶은거 다해주게 했잖아"

"그냥..내가 많이 힘들어서 그래"
제가 10분 정도를 울면서 뭐라했습니다
그러니까 말을 꺼내더군요

"내가 형편이 괜찮아지고 내가 조금이라도 안힘들게 되면 다시 찾아올게 약속할게"
믿었습니다

1년 정도를 연락도 안하고 SNS에 가끔가다 하트 누르고 좋아요 누르고 그랬습니다
근데 어느날은 병실 사진이 올라오더라고요
몇일뒤에 어머니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 애가 죽었다네요
놀랐습니다 말이 안나왔어요 사람이 놀라면 말이 안나온다던데
이런건가봅니다
어렵게 말을 꺼냈습니다 뭐라고요?
어머니가 하는말이 ○○이가 안알려줬냐고
○○이가 너 잘만나고 있다던데 아니였냐고
그제서야 깨달았습니다 어머니를 걱정시키고 싶지않았고 저또한 그랬다는걸.. 모든걸 들었습니다 폐암 말기였다고 항암치료 받고 그러다가 이렇게 병실에서 치료받기보다 그냥 죽어버리고 싶었대요
모든 치료를 포기하고 죽을날만을 기다렸답니다
그 애가 하고싶은 말이 있다며 녹음본을 보내줬습니다
가쁜 숨소리랑 같이 말도 제대로 못하면서 미안해..미안해...많이 미안해 안좋아한적이 없었다고 그 내용은 20초 정도밖에 되지않았습니다. 마지막 말이 사랑한다였습니다.
그 긴 1년이란 시간동안 정만 있을뿐이지 마음은 어느정도 정리하고 있었어요. 근데 그 녹음본을 몇년째 듣고 있어요. 그 이후로 마음이 쉽게 정리되지 않습니다 제가 빨리 못알아줘서 직접 말도 못했을거고 저 자신을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빨리 알았으면 옆에라도 있어주지 않았을까 얼굴이라도 봤을텐데 제가 그전에 조금이라도 더 신경쓰면 알아내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아직도 듭니다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 제가 연애를 다시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마음 정리 하고싶어요.. 어떻게 하면 정리가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