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님의 금주 각서.

달술2008.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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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 톡톡에 발 담근 지 얼마 안되는 6년차 주부입니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오자 마자 어머 뱃속에 아이가 벌써 5주..(..) 서방님 36, 저 29, 2002년 그 뜨겁던 해의 서막이 울리던 설(구정)에 외가의 적극적인 후원을 등에 진 서방님을 중매로 만나 결혼 약속을 하자마자 가족 계획 부터 했던 탓이지요.(..)  덕분인지 울 서방님 임신한 마누라 귀한 줄 모르고 계절에 맞지 않는 음식은 주문하지 말라느니 뭐 좀 먹고 싶어요 하면 생색 팍팍 내가며 사다 주시고 첫 딸 낳고 입원실에 누운 마눌에게 이제 참을 인자 세 개의 의미를 알겠지? 라는 따위의 망언을 하시다가 두고두고 말 들을 꺼리를 제공하기 까지 했지요. 그 때를 생각하면 적어도 6개월 정도 신혼 기간 가지고 임신할 껄!! 아무리 입덧이 심하지 않았어도 심한 척 연기라도 할 껄!! 뒤늦게사 후회를 합니다만 어디까지나 후회는 후회일 뿐이지요.^^ 어쨌거나 결혼 6년 동안 큰 싸움 한번 하고 나머지는 동네에서 제일 팔자 편한 며느리로 살고 있습니다.

 

서방님과 저는 가끔 장난으로 내기 같은 것을 곧잘 합니다. 오늘 올리는 것도 그 내기 한 이야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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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다가 짜장과 간짜장의 차이에 대해 서방님과 잠시 설전이 있었습니다. 서방님은 간짜장과 짜장은 조리 방법에 차이가 없고 그저 면 위에 부어져 오느냐 그릇에 담겨져 오느냐의 차이라고 말씀하시고 저는 조리 방법에 차이가 있다는 쪽이었지요. 마침 세상은 발달하고 정보는 넘쳐나므로 곧 내기에 붙었습니다. 내기라는 게 필히 요구조건이라는게 따라붙는 것이므로 서방님은 다음주에 있을 동창회를 그리고 저는 한달동안 마비노기를 하지 않는 것을 걸었습니다. 그런데 이 남자가 한달이 아니라 평생 마비노기를 하지 않을 것을 요구하더군요. 일찌기 "당신이 술을 끊으면 마비노기를 끊겠다"는 선언을 한 바가 있습니다. 이러고 보면 내가 무슨 마비노기에 푹 빠져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각박한 리니지에서 두번의 사기에 상처를 입고 당시 친구들이 즐겨하던 마비노기에 투신하여 여지껏 몇년을 한눈 판적 없이 꾸준히 해오기는 합니다만 내년에 학교가는 7살 6살 딸 아들 그리고 이제 13개월 된 딸내미 데리고 있는 주부라 애들한테 신경쓰다보면 집중하여 게임을 한다는 것은 좀 무리한 일이지요. 사실 마비노기에 대한 흥미도 많이 없어져 접속 후 캐릭만 세워두고 다른 일 하기 일쑤고 가끔은 며칠씩 접속하지 않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몇달씩 잠수 탄적도 있습니다만 그래도 할 줄 아는 게임은 마비 뿐이라 다른데 눈 돌리지 못합니다. 각설하고 서방님께서 판을 키우길 원하시므로 저도 같이 평생 금주하실 것을 요구했습니다. 내가 짜장과 간짜장이 조리법이 다르다고 들었던 것 같다고 이야기 했는데도 불구하고 이 남자 당당하게 금주하겠다고 콜을 외치시더군요.

서방님의 금주 각서.

그리하여 승리자의 권한으로 요구한 각서입니다. 금주가 평생에서 1년으로 줄은 것은 모든 문서에는 파기 기한이 있다라며 당당하게 본 각서의 파기 기한 명시를 요구하는 서방님께 마음이 약해진 탓입니다.^^  중간에 괄호 안에 '만인'이라고 추가한 것은 원래 초안을 불러 줄 때 만인 앞에 라고 명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와이프가 밥 먹는 사이 은근슬쩍 고치신 게 걸렸기 때문입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미 만인 앞에 공표하겠다고 선언하였으므로 생전 처음으로 이 글 여기저기 한번 올려 볼랍니다.^^ 네이버 블로그에도 카페에도 그리고 네이트 톡톡에도 올려 보려구요. 원래 내용이 같은 글 두 곳 이상 같이 올리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이번은 좀 .. 자랑하고 싶네요. 와인도 안돼? 맥주도 안돼? 장모님이 주는 약술도 안돼? 하며 어찌 한번 빠져나가 볼라고 쿡쿡 찔러 보시는 데 7살이나 나이가 많으심에도 불구하고 귀엽습니다.^^ 사실 약술에서는 조금 고민도 했죠.^^ 이 글 보시는 분 중에 혹시 통영시 광도국민학교 37기 선배님들 계시면 이번 동창회에서 울 서방님 술 자시게 되면 한마디 해 주세요. 덩치가 좀 되는 와이프 업고 동네 한 바퀴 할 자신 있냐구요.^^ 뭐 칼같이 각서 지키시리라고 기대는 하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선선히 각서 쓰고 통탄해 하시는게 예뻐서 저 각서 코팅지로 입혀 길이길이 보전할랍니다.^^ 살면서 몇개나 더 받아 낼 수 있을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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