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이별이 이렇게 힘들줄 몰랐네요.

ㅇㅇ2021.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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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최근에 환승이별 당한 대한민국 국군 장병입니다. 제가 나이가 좀 찬 상태로 군대에 와서 전 여자친구랑 미래 계획같은것도 어느정도 해놓고 입대를 했습니다. 사실 전 카투사라 한달에 절반 가까이를 밖에 나가있는데 왜 저를 떠났는지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훈련소때부터 인편으로 남들은 손편지 받고 소포로 먹을거 받고 하더니 저는 그때부터 남자친구가 없는거같다, 뭐 계속 내가 기다려야하냐 이런식으로 와서 겨우겨우 붙잡았습니다. 1년정도 만났을때 입대했어요. 진짜 포상전화 줄때마다 전화기앞에 가서 울며불며 붙잡아서 겨우 붙잡았습니다. 그런데 후반기 교육이 끝나고 자대에 와서 보니 태도가 좀 이상해져 있었습니다. 한 5일 뒤쯤인가 갑자기 헤어지잡니다. 그런데 마지막 한 말이 아직 널 사랑한다. 근데 지금은 혼자있고싶답니다. 그래도 외박 나오자마자 얼굴 보고 얘기하자고 했습니다.절 기다리느라 너무 지쳤답니다 두달동안. 그래서 제가 첫 외박을 받은날 여자친구 집으로 곧장 향했습니다. 서프라이즈로 가면 그래도 기분 나쁠까봐 말은 했습니다.

저 - 나 오늘 외박 나가는데 혹시 오늘 볼수있어?
여자친구 - 나 좀 아픈데,,
저- 아 그래? 어디가 아파? 내가 뭐 약이라도 사갈까?
여자친구 - 아니 그냥 오지 마

전 너무 충격이였습니다. 한여름에 입대해서 너무 힘들었는데 여자친구 볼 생각만 하면서 버텼습니다 정말로. 그래서 그냥 무작정 찾아갔습니다. 거짓말까지 쳤어요. 오늘 휴가지역을 너네동네로 적어놔서 오늘 여기 못벗어난다. 코로나 휴가지침때문에 숙박업소 출입은 안된다. 여자친구랑 잘려고 거짓말 친게 아니라 정말 두달 반동안 속에 쌓인 얘기를 모두 하고싶었습니다. 그래서 여자친구가 그럼 오늘 우리집에서 못자면 어디서 잘건데 라고 해서 제가 “근처 공원 벤치에서 하룻밤 지내면 된다” 라고 했더니 그건 마음이 안좋다며 여자친구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근데 정말 너무너무 충격적인게 여자친구 반응이였습니다. 눈도 안마주치고, 웃지도 않고, 말도 안하고 이게 두달 반만에 보는 사람인가 했습니다. 또 누워서 핸드폰만 하길래 제가 일으켜 세워서 얘기좀 하자고 했더니 갑자기 “아 스트레스받아 너 그냥 나가” 이러는겁니다. 진짜 너무너무 충격받아서 빌고 이런 생각도 없이 그냥 “아 그래 나갈게!” 하고 거실에서 군복으로 갈아입는데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이 너무 비참했습니다. 머리는 짧고 피부는 다 타고 살빠져서 얼굴은 볼폼없고 너무너무 비참했습니다. 집에서 나오는데 보통 그래도 신발장까지는 마중 나와주는데 침대에 가만히 앉아있는 모습을 보고는 너무 충격먹었습니다. 그냥 그때는 슬픔이고 뭐고 충격때문에 저도 그냥 나왔습니다. 두달 반동안 훈련소랑 후반기에서 얘 볼날만 생각하고 버텨왔는데 처음 보는 날에 그냥 쫓겨났습니다.

그리고 술마시고 전화도 해보고 맨정신으로도 잡아봤는데 안잡히길래 제가 물어봤습니다. 그 짧은 5일동안(헤어지기 5일 전에는 엄청 잘해줬습니다) 도대체 무슨일이 있었는지 솔직하게 말해달라구요 진짜 정신병 걸릴거같다고. 그랬더니 새로운 남자를 만나고있답니다. 그 말을 듣고 너무 충격받아서 일상생활이 안됐습니다. 11키로가 빠지고 밥도 하루 한끼 겨우 먹고 친구들도 안만나고 가족들한테도 예민하게 대했습니다. 자살생각도 여러번 했습니다. 제가 사실 해외에서 대학을 다니다 와서 코로나가 끝나면 해외로 다시 돌아가야 했습니다. 미국 영주권 신청 도중에 여자친구랑 한국에 있고싶어서 영주권을 포기하고 군 입대를 신청했습니다. 그땐 여자친구가 너 군대 끝나면 같이 미국으로 돌아가자고 약속했었습니다.(여자친구는 참고로 미국사람입니다)

제 성격이 사람들이랑 잘 지내고 활달한 성격인데 전입 오자마자 어리버리 까고 일이 손에 안잡혀 선임들한테 혼나는건 일상 다반사구요 그냥 걔 때문에 제 인생이 엄청 꼬였습니다. 그런데 더 웃긴건 여자친구가 안미워요. 지금도 보고싶고 다 이해가 돼요. 누가 군인을 만나고싶겠어요. 당연히 능력좋은 남자 만나고 싶지. 이해하는 제 자신도 싫고 제 자존감이 바닥치는것도 더이상 못버티겠어요.

대인기피증도 생긴거같고 지금 진짜 그냥 마지막 희미한 끈을 붙잡는 중입니다. 제가 말한 끈은 여자친구에 대한 미련이 아니라 제 삶이요. 앞으로 이 힘듦이 지속되면 저 더이상 못버틸거같아요. 진짜 이제 다 그만하고싶어요. 제발좀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