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예민하고 화내는 게 잘못됐나요?

2021.09.27
조회17,043

저에게는 나이 차이가 상당히 많이 나는 이복 여동생이 있어요. 그리고 어쩌다 보니 새엄마와 같은 연도에 아이를 낳아서 제 딸과 이복동생이 동갑이에요.
같은 성별, 같은 나이에다가 피가 섞이긴 해서 그런가 제 딸은 유치원 친구들보다 동갑 이모를 더 좋아해요.
둘이 만나면 잘 놀긴 하는데 아빠가 저랑 남동생을 키울 때와는 다르게 애를 오냐오냐 키워서 그런지 제 딸에게 양보를 안 하려고 하고 제 딸을 아프게 했을 때 미안하다는 말도 안 하고 딸이나 제가 뭔가를 줬을 때 고맙다는 말도 안 하고 동생이 잘못했을 때 제가 조금만 혼내듯이 말해도 울면서 쪼르르 아빠한테 달려가는 모습들 때문에 영 마음이 안 갔어요.

오늘 일이 있어서 친정에 갔고 저녁에 햄버거 세트를 먹었는데 동생은 치즈스틱 짧은 거 2개를 혼자 다 먹었고 딸은 치즈스틱 긴 거 1개를 저와 나눠먹었어요.
다 먹은 후에 동생이 뜬금없이 딸 거 치즈스틱을 왜 조금 안 주냐고 하는 거예요. 너랑 똑같은 치즈스틱이고 넌 혼자 다 먹지 않았느냐고 하고 어이가 없어서 딸한테 장난 반 진심 반으로 흥이라고 하라고 했어요.
딸도 어이가 없었는지 제가 시키자마자 바로 흥이라고 했는데 동생이 딸을 발로 걷어차고 가더라고요? 화가 나서 "저 못돼처먹은 기지배 같으니."라고 약간 크게 혼잣말했어요.
그러니까 동생이 또 울면서 쪼르르 아빠한테 가더라고요.

(대화가 정확히 기억 안 나는데 기억나는 대로 쓸게요.)
아빠- 뭐 때문에 그러는데.
저- ㄱㄱ이가 치즈스틱 ㅇㅇ이 거 왜 안 주냐고 해서 ㅇㅇ이가 흥이라고 하니까 ㄱㄱ이가 ㅇㅇ이를 발로 걷어차고 갔어.
아빠- 치즈스틱 좀 주면 되잖아.
저- (어이 없어서 언성이 좀 높아짐) 쟤는 치즈스틱 짧은 거 2개를 혼자 다 먹었고 나는 ㅇㅇ이랑 긴 거 1개를 둘이 나눠먹었는데 줄 게 어딨다고 쟤한테 주란 말이야?
아빠- (화내면서) 그래도 좀 주면 되잖아. 그렇다고 애한테 못된 새끼라고 소리를 지르냐? 그리고 목소리 높이지 마라. 애들도 있는데 뭐하는 거고.
저- (목소리 낮춤) 새끼라고 안 했고 소리도 안 질렀어.
아빠- 그럼 뭐라고 했는데.
저- 못됐다고 했어.
아빠- 그래. 못된 새끼라고 소리 질렀잖아. 작게 타이르면 될 걸 왜 소리를 지르냐.
저- (말이 안 통해서 답답함을 느낌)새끼라고 안 했고 소리도 안 질렀다고. 그리고 쟤가 내가 혼내면 들어? 또 울면서 아빠한테 이를 거 뻔한데? 쟤가 ㅇㅇ이 발로 걷어찬 건 왜 혼 안 내는데?
아빠- 그래도 조근조근 말해야지. 왜 소리를 지르냐.
저- 소리 안 질렀다고. 아빠가 그렇게 애를 오냐오냐 키우니까 쟤가 저러는 거 아니야.
아빠- 내가 뭘 오냐오냐 키워. 치즈스틱 좀 주면 될 걸 왜 애한테 못된 새끼라고 소리 지르냐.

여기서 말도 안 통하고 너무 어이없고 화나서 입 다물고 짐 챙겨서 딸 데리고 나왔어요.
다른 음식이어서 딸과 동생이 서로 나눠먹을 수 있는 거였으면 저도 처음부터 나눠먹으라고 했을 거예요. 근데 똑같은 음식인데 동생은 혼자 다 먹었고 저랑 딸은 나눠먹었는데 그걸 동생한테 나눠줬어야 한다는 말이 너무 어이없고 화가 나요. 그리고 어쩜 저렇게 말이 안 통할 수가 있는지. 하...
나와서 남편한테 전화해서 이런 일이 있어서 화나서 나왔다고 했는데 저보고 예민하다고 고작 치즈스틱 때문에 그러냐면서 이해를 못 해주는 것 같더라고요.
이런 상황에 제가 화나는 게 잘못됐나요? 제가 예민한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