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와 우유 주절거리기

줄무늬원피스2021.09.28
조회1,950
안녕. 여러분.
오랜만이죠.
이미 잊혀진 게 뻔하지만 그냥 갑자기 생각난 김에 아무말이나 남기고 가려고 합니다.
하하...ㅎㅎㅎ;;
너무 늦게 왔죠?

먼저 저는 그동안 대학원과 취업을 동시에 성공해버려서(?)
폐인같은 삶을 2년 6개월간 하고
논문 심사에 통과를 해버려서
얼결에 석사 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직장인 2년 6개월 차이구요ㅎㅎ
불과 몇년 전엔 그렇게 취업이 큰 스트레스였는데
지금은 과장님, 부장님이 주시는 스트레스로 살고 있습니다.

오빠도 잘 지내고 있어요.
코로나로 인해 살도 푸둥푸둥 찌고 아주 보기 좋아요
아무래도 교사인지라 부지런히 백신 맞고
아이들을 보고 있어요.
모든 아이들을 못본다고 푸념하는데
그래도 학교 나갈 수 있는게 어딘가 싶어요.

올해 프로젝트 하나를 성공해서 나름 보너스를 받았습니다.
그걸로 애플에 고스란히 헌납해서 지금 예쁜 아이맥으로 이 글을 쓰고 있어요.

또 뭐가 있을까요.
너무 오랜기간 동안 안와서
무슨 얘기를 해야 좋을지 생각중입니다.

아 저 이제 정상 체중이 되어 건강한 몸을 가지게 되었어요화이자 1차 접종도 했답니다.

우리집엔 이제 마리모 두마리?만 있어요.
마리모를 두마리라고 칭하는 게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사람 외에는 살기가 힘든가봐요.
잘 안죽는다는 선인장도 죽어버렸어요.
예뻐서 들여놨던 몬스테라도 오래 살지 못하더라구요.
이제는 이제는 정말 그냥 그러려니 하려구요,

나이가 좀 더 들었다고 받아들이는 것에 제법 익숙해졌습니다.
그동안의 상처에 대해서도 완전히는 아니지만 조금 무뎌졌구요.
제가 생각해도 조금은 어른이 된 것 같아요.
물론 제 생각입니다.
오빠가 보면 용돈 벌어오는 애처럼 보이겠지만요.

몇달전부터는 청소년기인 여자아이들을 위한 생리대 기부를 시작했어요.
지파운데이션에서 꼬박꼬박 돈이 나가는 거 보면 누군가는 혜택을 받고 있다는 소리겠지요?

아 저 추석 때 입으려고 원피스도 두벌 샀어요.
검정 하나 베이지 하나
이번 추석에 울엄마랑 시엄마께 예쁘게 보여주고싶었는데 
코로나라 걱정되어서 영상통화만 하고
음식만 오빠 보내서 받아왔어요.
엄마표 식혜가 참 맛있는데 금방 상할 것 같아서
아 진짜 얼른 마셔야겠네요.
쓰다보니 냉장고 정리할 것들이 생각나버렸어요.
어쩔 수 없는 주부 마인드인가봐요.

아 이제 오빠는 어느정도 생존요리를 마스터했어요.
백종원 선생님이 사람 여럿 살렸습니다.
가끔 없다고 이상한 걸로 대체할 때가 있는데 
그런 거 빼곤 이제 먹을 만해서 잘 부려먹고 있습니다.

저희는 그동안 조금 더 단단해졌어요.
서로에 대해서 이제 정말 가족같은 느낌이에요.
그동안은 남자친구와 애인, 남편의 경계에
애매하게 걸쳤다면
이제는 정말 우리집 아저씨인 느낌입니다.
살찐 것도 귀여워보이면 큰일이라던데
정말 큰일인 것도 같구요.

오빠한테 새로운 취미도 생겼어요.
스우파 따라하기인데 고릴라가 따로 없습니다.
헤이 마마 참 멋있어 보이는 춤이었는데
제 앞에는 요새 고릴라 흉내내는 오랑우탄밖에 없네요.
모니카 언니 사랑합니다(찡긋)

춤도 안추게 된 지 정말 오래된 것 같아요.
설거지 하면서 궁뎅이 씰룩샐룩은 가끔하지만 
제대로 된 취미를 즐긴지는 좀 된 것 같아요.
뭐랄까 한순간에 모든게 하고싶지 않아졌어서
뭔가를 하고싶다라는 감정을 끌어올리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회사랑 학업을 병행하느라 더 바빴던 것도 있구요.

주변 사람들도 모두 잘 지내서 요즘은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걱정거리였던 논문도 끝나서 졸업만을 기다리고 있고
회사에서도 안정적으로 일하는 포지션이 되었고
가족들도 모두 건강합니다.
여러분도 모두 안녕하시죠?

여행 좀 가고 싶은데 언제쯤 가능할까요.
코로나가 얼른 끝났으면 좋겠어요. 
오빠랑 여행도 좀 하고 싶고 
마스크를 벗고 시원한 공기를 얼굴로 만끽하는 해방감도 느끼고 싶어요.

전 다음에 언제 또 오게될지 모르겠어요.
현생에 치여살게된 월급쟁이라 약속은 못드리지만
그래도 소식은 어쩌다가 남길게요.
오랜만에 일기쓰듯 주절거렸네요.
진짜 볼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ㅋㅋㅋㅋ 

다시 보는 그날까지
다들 건강하시길.
다들 행복하시길.
다들 평안하시길.

안녕.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