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아빠를 떠나보내야겠죠

쓰니2021.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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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를 아무도 모르는 분들에게 나마 넋두리 하고 싶어서 글 써요.
맞춤법 틀려도 양해 부탁드릴게요.

우선 제 소개를 하자면 30살을 바라보는 20대 후반 여자에요.

저는 어릴적 아빠의 외도로 아빠의 사랑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자랐어요.
항상 사랑과 관심에 결핍되어있는 사람이었어요.
물론 지금도 그렇구요.

엄마는 아빠의 외도 사실을 저에게 숨기려고 하셨지만 초등학교 6학년 때 엄마가 통화하시는 걸 몰래 듣고 알게 되었어요.
아빠는 이미 다른분과 살림을 차려서 아이까지 낳으셨더라구요.
엄마는 아빠의 외도 사실을 안 뒤 우울증에 걸리셨어요.
밤에 자려고 누우면 엄마 방에서 울음소리 세어나가지않게 꾹꾹 참으며 우는 소리 참 많이 들었어요.

어느 날은 엄마가 방문을 잠그고 열어주지 않으셔서 엄마가 ㅈㅅ했나 불안해하며 문 열으라고 울고 소리쳤던 날도 있었어요.
엄마는 아빠 몫까지 사랑해주려고 무던히 노력하셨지만 저는 항상 부족하다 느꼈고, 엄마가 세상에서 사라질까봐 불안했던 기억이 더 크네요.

아빠 너무 미웠어요.
엄마 생각해서라도 미워하는게 맞다고 생각했구요.
미운 아빠여도 아빠의 사랑이 그리웠던 저는 어떻게든 아빠에게 사랑, 관심을 받으려고 무척 노력했던거 같아요.

미웠던 저희 아빠는 제가 성인이 되고 몇 해 지나지 않아 스스로 목숨을 포기하셨어요.
바람나서 새 살림 차린 그분과 함께 말이에요.

아빠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주저앉아 하염없이 울었어요.
장례식장에서도 이 모든 상황이 꿈만같고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생기는지 하늘이 밉기도 했어요.

아빠가 떠나시고 한동안 술 마시고 아빠 부르면서 엉엉 울기도 하고, 답장 오지않을 걸 알면서도 아빠 번호로 문자를 남기기도 했어요.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줄 알았어요.
아빠가 돌아가신지 올해로 8년이 넘었으니까요.
근데 아직도 믿기지가 않아요.
그렇게 미웠던 아빠인데 가끔 길가다 아빠 닮은 사람이 보이면
멈춰서서 다시 돌아보게 되고
아빠가 처한 상황이 감당 안되서 거짓으로 장례식을 하고 어디에 숨어서 살고 있는건 아닌지 정말 말도 안되는 상상까지 하게 돼요.

엄마 아시면 마음아파 하실까봐 말도 못하고 혼자 바보처럼 아빠의 죽음에 대해 부정하며 살고 있어요.

참 바보같죠?
오늘같이 마음이 지치는 날이면 아빠가 더욱 더 생각이 나네요.

아빠 산소라도 찾아가고 싶지만 산소 위치도 몰라요.
아빠 돌아가시면서 친가 식구들이랑 연을 끊어서 알 수 있는 방법도 없네요.

(왜 모르냐고 하시는 분들이 계실까봐 말씀드리자면
아빠는 친가 식구들 소유의 선산에 계세요.
이름없는 선산이라 네비에 나오는 위치도 아니에요.)

아빠를 떠나보내지 못하는 저 정말 바보같지만
이제는 아빠의 죽음에 대해 받아들이고 싶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