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1년차 결혼생활 어떻게 해야 하나요

쓰니2021.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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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에 첫 출산해서 판교에서 아이 기르고 있는 부부입니다.


아내는 출산과 함께 육아휴직 중이고, 저는 금융회사 계속 다니는 중입니다. 아내가 아무리 전업육아라고 하더라도 아기만 하루 내내 보고 있으면 정신건강에 안 좋을 것 같으니 풀타임이든 파트타임이든 육아도우미를 써서 여유를 좀 가지라고 몇 번이나 강권했는데 본인이 끝까지 직접 보겠다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육아 스트레스가 차오를 때마다 저한테 짜증을 내고 모욕적인 발언을 하고 있어서 정말 마음이 힘듭니다. 


특히, 저는 일하면서 평균 이상으로 육아에 참여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내가 출산 이후 "독박육아"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것이 거슬리긴 했는데, 올해 7월에는 아내가 "평일에 하루 30분 아기 보면서 아빠 소리 들으니 참 좋겠다"라고 비아냥 거려서 "독박벌이"라고 한 마디 했다가 대판 싸웠던 적도 있습니다. 30분 얘기 듣자마자 그때까지 제가 육아한다고 일이고 뭐고 내팽겨치고 고생해왔던 것을 그런 식으로 무시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터지는 것 같았습니다. 최근까지 짜증과 비난과 무시가 심해지고 있는데,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이렇게 계속 살아가는 것이 맞는지, 오늘 있었던 일도 이게 정말 다 제 잘못인지 의견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우선 제가 육아에 참여하고 있는 부분은 이렇습니다.


생후 2개월차 즈음에는 한 달동안 휴가 내고 전업으로 함께 신생아를 돌보았습니다. 100일때까지가 가장 힘들다고 하길래 그 한 해동안 휴가 모두 안 쓰고 아끼고 아껴서, 아이 낳고 산후조리원 2주와 정부지원 산후도우미 2주 기간 끝나자마자 11월 26일부터 1월 3일까지 회사 안 나가고 아내와 함께 하루 내내 아기만 봤었습니다. 회사에서 한 사람이 이렇게 길게 빠지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가 아니라서 양해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아내 조금이라도 편하게 해주려고 그렇게 했습니다. 완분이라서 분유 먹이기 때문에 아내와 제가 번갈아가면서 분유 먹이고 토한 것 치우고 이불 빨고 기저귀 갈고 씻기고 재우면서 키웠습니다.


그 후에도 생후 7개월까지는 빠질 수 없는 회식 두 번 정도 외에는 거의 하루도 빠짐 없이 없이 회사 눈치 봐가면서 유연근무하며 오후 6시 이전에 퇴근하고 오후 7시 이전에 집에 도착해서 아기 욕조에서 직접 아기 목욕시켜주었습니다. 7개월 이후 샤워핸들 쓸 수 있게 되면서부터는 정상퇴근하느라 오후 8시쯤 집에 도착하곤 했지만, 매일 퇴근하고나서도 하루 동안 나온 설거지와 젖병을 일일이 손으로 닦고 장난감을 소독하고 세탁기나 건조기를 돌리는 등 집안일을 거르지 않았습니다. 


주말에는 6월 6일 저녁에 지인식사 1회, 6월 19일 점심에 장례식 1회 합의 하에 외출한 것 외에는 출산 이후 단 한 번도 개인적으로 약속을 잡거나 외출한 적이 없었습니다. 아내 없이 혼자 아기 보는 것이 마음이 편해서, 주말에는 오히려 아내에게 밖에 나가서 친구들과 맛있는 거 먹고 오라고 적극적으로 내보내려 하는 편입니다. 혼자서도 아이를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육아방법은 항상 연습해서 다 익혀놓곤 하는데, 어느 주말에는 하루 내내 먹이고 씻기고 똥기저귀 갈고 놀아주면서 거의 하루 종일 혼자 육아한 날도 있습니다.


육아 하면서 드는 카드 값은 아끼지 말고 쓰라고 하고 있습니다. 그 연장선에서, 육아에 스트레스 그렇게 많지 받지 말도록 제발 좀 육아도우미 좀 쓰자고 몇 번이나 얘기하고 사정했는데, 아기가 학대당할 수 있다는 이유로 본인이 직접 길러야 한다고 하면서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습니다. 저는 CCTV 달아놓고 육아도우미를 모시자는 것이고 이런 식으로 스트레스 받아서 저한테 시비걸고 짜증내서 매일 싸우고 관계가 안 좋아지면 아이의 정서에 더 악영향을 미친다고 얘기 했는데, 전혀 설득이 안 됩니다.


평소에 아내가 말했던 불만은, 제가 핸드폰을 자주 봐서 아기와 적극적으로 놀아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저는, 아내가 원하는 눈높이만큼 놀아주는 것은 나로서는 지속가능한 것이 아니라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부모도 충전할 시간이 필요하니 안전하게 보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고, 정 부족하면 본인이 직접 보라고 했었습니다. 그러면 아내도 자기도 그렇게 못 보니까 남편한테 하라고 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그런 식으로 서로 부딪치고 나면 아내는 화가 난다는 이유로 아이를 거실에 놔두고 말도 없이 밖에 나가버리거나 방에 들어가버리기도 합니다. 그럴 때에는 말 없이 제가 혼자 아이를 보곤 했습니다. 초기에 몇 번 싸운 후로는 휴대폰 거의 안 보고 놀이해주고 책 읽어주고 운동하고 놀아주려 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아이랑 가능한 많은 시간을 보내려 노력하는 저에게 이런 식으로 저한테 짜증내고 화내고 큰 소리 내는 것이 아이에게 더 안 좋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배경은 여기까지이고, 오늘 있었던 사건은 이렇습니다.


최근에는 아내가 이유식을 먹이고 나머지 청소와 뒷정리를 제가 하곤 하는데, 이유식 먹일 때 식탁에 같이 앉아있지 않고 방에 들어가서 클래식 기타를 쳤다는 이유로, 기타를 치자마자 이유식 먹이는 도중에 저한테, 베짱이냐고, 이유식 먹이면서 고생하는데 왜 기타를 치고 있냐고, 자기는 그 기타 치는 소리가 세상에서 제일 짜증난다고 큰 소리로 모욕적인 말을 내뱉었습니다. 제가 아기 볼 때에는 제가 고생하더라도 가급적 아내가 쉬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아내가 침대에 눕든 넷플릭스를 보든 간식을 먹든 체력회복하고 휴식할 수 있게 하고 쉴 시간을 내주려고 제가 혼자 보려 하고 있는데, 아내는 오히려 자기가 이유식을 먹이면서 고생하고 있는데 저도 같이 나와서 고생하지 않는 것이 못마땅하다는 식으로 들렸습니다.


게다가 평소에 아내가 제 취향에 대해서 무시하는 것이 있어서, 결혼 하고나서 같이 할 취미활동을 하자고 찾아보자고 하면 본인은 아무 것도 관심이 없으니 혼자서 하라고 하고, 제가 좋아하는 음식을 함께 먹자고 해도 동네에서 파는 저렴한 음식은 본인 입맛에 안 맞으니 본인은 하나도 안 먹겠다고 직접적으로 말해서 결국 혼자 먹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빵을 사와도 동네 빵은 안 먹는다고 그대로 다 쓰레기통에 버린 적도 있습니다. 제가 밥을 차려놓고 먹어보라고 하니 밥 맛 없다고 안 먹겠다고 해서 한 숟가락도 안 뜨고 그대로 버린 적도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영화, 드라마 뭐든 제안해도 자기는 맘에 들지 않고 같이 볼 생각도 없다고 합니다. 저라면 아무리 맘에 안 드는 영화라고 하더라도 상대방이 좋아한다면 시간을 좀 내서라도 볼 것 같은데 정말 제 맘과 다른 것 같습니다. 준비하고 있는 자격증 시험도 자격증을 따면 저에게만 이득이 되는 거지 본인에게 무슨 이득이 되는 거냐고 부정적으로 얘기하곤 합니다. 저는 아내가 올해 초에 라섹하고 싶다고 해서 한 일주일 휴가 쓰면서 라섹 후 누워있는 아내 대신 혼자 육아하기도 했었고, 언제는 필라테스 하고 싶다고 해서 그 시간에 내가 아기 볼테니 하고 오라고 하곤 했고, 운전면허라도 따려 한다면 학원비도 주고 한 일주일 휴가내서 전업으로 아기 보면서 적극 지원해줄테니 꼭 따라고 말하곤 했었습니다. 제가 자격증 따서 가정에 수입이 늘어나면 제 자격증이라 하더라도 가족 모두에게 더 좋은 일일텐데, 아기 보는 시간 빼서 시험 공부하겠다고 한 것도 아닌데 아내가 그걸 그런 식으로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고방식이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이번에도 이유식을 먹이는 도중에 제가 딱히 해야할 일은 없었고, 그 전까지도 저랑 아내랑 번갈아가면서 아기랑 놀아주고 있었고, 저는 이유식 먹은 후에 마무리 할 수 있게 휴식만 취하고 있으면 되는 상황이라 생각했는데, 기타를 쳤다고 그런 식으로 모욕적인 발언을 한 것은 은연 중에 제 취향과 저에 대한 무시의 연장선 상에 있는 것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안 좋습니다. 남편으로서 가장으로서 아내에게 존중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아니라, 아내가 자기 친구나 동료에게도 그렇게 함부로 할 수 있을만한 말이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내는 언제나 그렇듯, 지금도 본인이 잘못한 것은 없고 제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인지 조언 구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