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를... 때렸어요.

9242021.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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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신랑은 시어머니와 관계가 별로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저 생신, 명절(제사X) 챙기는 정도 이외 만남 및 연락은 전혀 하지 않습니다.


결혼 후 저희 친정 부모님과 며칠 시간을 보내더니 신랑이 집에 돌아와 펑펑 울더라구요.



가족이 무엇인지, 부모님의 사랑이라는게 무엇인지 처음 보았고 처음 느껴보았다면
많이 울더라구요.


저는 시부모님에게 좋은 감정도 없지만 나쁜 감정도 없어요.



그저 내가 사랑하는 내 남편을 낳아준 분들이니 딱 그 정도의 도리만 하고 살겠다는 마음이고
전혀 불편함도 없습니다. 오히려 저는 좋은 시부모님을 만났더라면 같이 여행도 다니고
맛있는 것도 사먹으며 친하게 지내고 싶었거든요. 제가 워낙 저희 부모님과 잘 지내다 보니
시부모님도 그랬음 좋겠다라는 생각이었고요.


아무튼, 지난 주말 시아버님 생신이라 잠시 시댁에 들렸습니다.
코로나로 식사는 생략하고 용돈과 인사만 드리고 바로 나올 계획이었네요.


저희 시어머니가 말씀을 못되게 하시는 성격입니다. 저는 시어머니가 못되게 한마디 하시면
완벽하게 무시합니다. 쳐다보지도 않고 대답도 하지 않으면 그냥 그렇게 넘어가요.
무시가 그들을 가장 열 받게 한다는 걸 알기에. 하지만 신랑이 꼭 되받아 쳐서 말싸움이
벌어지곤 하죠. 저는 그냥 가만히 있어요.


그래서 이번에 찾아갈 때 신랑에게 당부했죠. 절대 말대꾸하지 말고 나처럼 눈도 마주치지 말고

대꾸도 하지 말고 철저히 무시하자구요. 신랑이 한마디 하는 것 보다 무시하는게 더 기분

나쁘실 테니, 정 시어머니에게 화를 내고 싶으면 차라리 무시하라고 했지요.

예를 들자면,


시어머니: 너흰 왜 애를 안 낳는 거냐? 남자는 늙어도 씨만 뿌리면 되는데여자 자궁이 늙어서 안생기는거냐?
저: (약 10-20초 정적 후) 어머니 저번에 사온 수박이 하나도 안달더라구요.수박은 어찌 골라야 잘 고를 수 있을까요?
이런 식으로 기분 나쁜 발언은 아예 무시해버립니다.

하지만 신랑이 옆에 있으면 저기서 “엄마는 왜 말을 그 따위로 하냐, 지금은 아이 계획이 없다고 하지 않았냐, 혹시라도 나중에 내가 무정자이면 그때 엄마가 한 말에 대해 xx한테머리 박고 사죄하여야 할거다” 뭐 이런 식으로 말싸움이 시작됩니다.

뭐 저는 무시하면 그냥 넘어가길래 그러거나 말거나 지냈는데, 이번에 또 시어머니가 되도 않는말씀을 하시길래 신랑 말을 꾸욱 잡으며 무시하라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신랑도 한 10초 정도 정적이 흐른 뒤 절 보면서 “우리 약속 있었지? 이제 일어날까?” 라며시어머니 말을 무시해버렸습니다.

그런데 제가 무시하는 건 가만 계시더니 항상 되받아지던 신랑까지 무시하니 폭발하시더라구요.어디서 애미 말을 무시하냐면서 일어나시더니 앉아있던 신랑 머리통을 효자손으로내리치시더라구요. 효자손 부러졌습니다.

근데 그 순간 제가 정신줄이 끊겼나 봅니다.. 벌떡 일어나서 주먹으로 시어머니 얼굴을때려버렸어요… 제가 어렸을 때 오빠들이 많아서 혹시라도 일진들이나 양아치들이괴롭히면 머리채같은거 잡지 말고 무조건 주먹 쥐고 얼굴을 때리거나 발로 생식기를노리라고 수도없이 교육을 받아서 그랬는지, 저도 모르게 야!!! 소리지르면서 주먹으로시어머니 얼굴을 때려버렸습니다...

때린 후에도 정신줄을 못잡아서 “니가 뭔데 내 남편 때려!!!!!!!!!” 라고 울면서 소리질렀고시아버님 놀라서 얼음... 시어머니는 한대 맞고 바닥에 주저 앉고 울고 계시고... 신랑은 제 손잡고 “가자” 하더니 “저 오늘부터 부모 없습니다. 그래도 키워 주셔서 감사합니다”하고 나왔어요..

나오자 마자 신랑 껴안아주면서 복받쳐 울면서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여보 어머니인데,아무리 미워도 짠한게 부모인데, 신랑도 화났겠지만 아무리 미운 부모라도 그 순간엔 아니어도나중에 자기 엄마가 맞고 바닥에 주저 앉아 우는 모습이 기억나면 조금은 맘이 아플 것 같아미안하다고 했어요...
신랑은 자기가 미안하다고 하더라구요. 그런 꼴 보여줘서...
하... 신랑과 제 폰에 연락처 다 차단하긴 했는데 연락은 없으시네요.

신랑은 효자손이 부러지면서 긁혀서 병원가서 머리통 꿰매고 왔네요.이런 경우... 그냥 이렇게 없었던 일처럼 지내도 되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