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사가 싫은 세가지 중요한 이유

고민중2008.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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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5살 여자입니다.

 

졸업을 앞두고 쪼매난 무역회사에 취직을 했습니다. 지금 일한지는 3주 정도 됐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 때문에 지금 심각하게 퇴사를 고민하고 있네요.

 

우선, 가장 중요한ㅡ 돈 문제입니다. 첨에 들었던 연봉은 그럭저럭 만족할만한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연봉에 퇴직금까지 다 포함되어 있어서, 한달에 제가 실제로 받는 돈은 생각보다 무척 작더군요. 

게다가 제가 일을 11월 말에 시작했는데- 월급날짜가 매달 15일이라고 합니다. 11월 월급은 12월15일, 12월 월급은 1월15일에 주는 식인데요.. 원래 이런건가요? 암튼, 사장님께서 11월 월급을 1월 15일에 주신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돈 없이 1월 15일까지 기다리기 막막해서 11월에 일한 3일치 돈만이라도 12월 15일에 달라고 했었는데... 사장님께서 알겠다고 하시더니- 아직까지도 말씀이 없으시네요. 사회 초년생이고, 아직 모르는게 많다 보니 웬만하면 돈 얘기 안하고 그냥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돈을 제때 안주는 회사를 의지하고 다니려고 하니 걱정이 앞섭니다.

 

둘째, 환경 문제입니다. 제가 일하는 곳은 컨테이너입니다. 난방설비가 되어있긴 하지만, 발이 너무 시렵고... 제일 심각한 문제는 화장실입니다. 수압도 약하고, 변기에 물을 한번 내리면 물을 받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 한 두시간 정도는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게다가 요즘은 겨울이라서 물이 얼어있곤 합니다. 저는 화장실 가기 싫어서 물도 안마시고, 점심때 식당에서 한번 가는 정도입니다. 계속 참다보니, 병 걸릴 것 같습니다.;; 여자분들은 아시겠지만, 한 달에 한번씩 화장실 자주 가게 될 일이 있는데… 어떻게 견뎌낼지.

그리고 사장님께서 어찌나 담배를 피워대시는지-_-;; 하루에 2갑 정도는 거뜬히 피우십니다. 처음에 담배는 나가서 피우시겠다던 우리 사장님. 밖에서 피우는 듯 하시더니, 실내에서 그냥 문 조금 열어놓고 피우십니다. 손님이라도 오셔서 같이 피울때면, 숨이 막힙니다. 계속 사무실에 있다보니 곧 익숙해지긴 한데, 집에 갈 때면 내 옷에 배여있는 담배냄새랑 아저씨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미치겠습니다. 간접흡연도 흡연이랑 같다는데, 제가 회사 다니면서 건강 문제까지 걱정해야 하는겁니까?

오늘은 사장님께서 청소를 시키고 나가셨습니다. 먼지가 너무 많다며, 이 먼지가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거라고 하시는데, 담배나 좀 줄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꾹 참았습니다. 바닥을 쓸기는 했는데, 지금 화장실 물이 안 나와서 걸레질을 못하고 있습니다.;;

 

셋째, 사장님 마인드 입니다.

참, 이 부분에 관해선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간단히 적어보겠습니다.

저는 평일 8-6시, 토요일 오전 근무를 하기로 했습니다. 사장님께서는 면접 때 토요일은 8시까지 와서 일 있으면 일하고, 없으면 9-10시쯤 가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바이어들한테 영어로 이메일 보내고, 뭐 그런, 무역사무를 하다 보니 바쁠 때도 있긴 하지만 보통은 일이 일찍 끝나는 편입니다. 저번 주에는 회사에 정시 출근했는데- 일을 대충 다 하고, 전화를 드려서 “이제 뭐할까요?” 물어봤더니, “생각해보고, 전화할께” 하십니다. 일이 있으면 일요일에도 불러냅니다. 그러면, 일이 없을 때에는, 토요일이라면 더더욱, 일이 없으면 그냥 퇴근하라고 하는 게 효율적이지 않습니까? 야근,주말 수당도 없는데- 일요일에도 일이 있으면 부려먹으면서, 일이 없을 때에도 회사를 지켜야 한다는 사실이 저를 슬프게 합니다. 이사님께서 전화를 하니, 별일 없으면 12시에 퇴근하라고 하셨다더군요. 그날 이사님께서 약속이 있으셔서, 결국 11시쯤 퇴근했지만요. (제가 차가 없고, 여긴 버스도 안 다녀서, 출퇴근을 이사님이랑 같이 합니다.)

그리고, 제게 이사님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의 험담을 하곤 하십니다. 집에 혼자 사셔서 말상대가 필요해서 그러는 건지 모르겠지만, 시험 끝나면 주말에 같이 골프나 치러 가자고 말씀을 하곤 하셨습니다. 밥 같이 먹을 사람이 없다면서, 밥해 주겠다며 집에 놀러 오라고도 하시고요. 저는 남자친구도 있고, 주말에 친구들이랑 놀고 싶지. 사장님과 함께 뭔가 하기는 싫습니다.

 

사실 제가 하는 일은 마음에 듭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견디고 있는 거구요.

어느 회사든지 마음에 안드는 사람, 고생시키는 사람은 있다고 생각을 하지만, 이런 환경적인 문제로 속을 썩이는 회사, 다녀야 할까요? 사장님께서는 내년 이맘 때쯤엔 회사를 옮길 거라며 땅 사놨다고 하시는데, 그때까지 견딜 수 있을지 자신이 없습니다.

 

그런데, 만약 제가 이 일을 그만두게 된다면 지금까지 일한 수당은 받을 수 있나요?

참고로 사장님께서는 신고해야 한다며, 등본을 떼오라고 하셨는데, 오래 다닐 생각이 아니라서, 제가 살짝 미루고 있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