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그만두고 트레이너 하겠다는 남편....

2021.10.23
조회71,152
판이 제 고민을 해결해줄거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속이라도 좀 터놓고 싶어서 글 씁니다.

남편은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둘다 20에 만나 20대 초반 일찍 결혼했습니다.
일찍 결혼한 것은 개인적인 집안 사정이 있었어요(임신X)

저는 대학을 졸업 후, 얼마 전 공기업에 취직을 했으나
한전이나 한수원 같은 곳은 아니고... 남들이 잘 모르는 공기업 이라
안정적이긴 하나... 아직 2년차라 연봉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남편과 저는 내년에 서른이고, 아이는 없습니다.

주절주절 상황설명을 한 이유는,
제가 맞벌이를 시작 한 이후 부터 문제가 시작되었습니다.
경제적으로 형편이 조금 나아지자, 남편은 집 근처 헬스장에서 피티를 받았습니다.
담당 트레이너(남자)와 친하게 지내며 피티가 종료된 이후에도 
함께 운동을 하곤 하더니, 올 여름 바디프로필을 찍었습니다.

문제는, 바디프로필을 찍은 후
자기 몸에 자신감이 붙은 남편은 다른 취미생활을 다 접고 운동에 몰두 했는데
이제는 자기 업마저 접고 트레이너가 되겠다고 합니다.

같이 다니는 트레이너가 어떻게 바람을 넣은 건지
자기가 지금 월 600을 벌고 있으며(해당 헬스장 구인공고를 보니 월 200-600이라고는 합니다)
지금 일하는 헬스장의 팀장? 간부? 끼리 새로운 헬스장을 개업 할텐데
그때 남편을 트레이너로 고용하고 싶다며...
원래 트레이너는 연습생이라는 과정이 있지만
지금 이 헬스장에서 연습생으로 일하다가 자기가 차린 헬스장에 오면
바로 정식 트레이너로 채용해주겠다 합니다.
남편은 그 말에 혹해서 지금 당장 공무원을 그만두겠다 합니다.

남편은 저랑 남편 월급 합해봤자 얼마 되지도 않으니
헬스트레이너로 전향하면 최소 순수익 월 350-400은 벌 수 있다는데 
차라리 젊었을 때 많이 벌어서 사업을 하자고 하는 의견입니다.
제가 안정적으로 돈을 받으니,
한쪽은 불확실 하지만 큰 돈을 벌어야 한다고요.

저도 웨이트를 취미로 해서 어깨너머로 본 것은 조금 있는데,
현재 피트니스 산업이 호황인 것은 인정하나,
술도, 여행도 하지 못하는 코로나시기를 타고 특히 호황하는 것이라 생각하며
코로나가 끝나면 피트니스 산업도 조금 주춤해지지 않을까.. 하는 것이 제 개인적 견해입니다.
게다가 남편은 내년에 서른인데 트레이너를 하면 얼마나 한다고...
그 수명짧은 직종에 이제 뛰어드는지. 
저는 저희 부부의 가장 큰 장점이 경제적 안정성이라 생각하는데
그것을 제발로 차고 트레이너가 되겠다니 기가 찰 다름입니다.
남편과 붙어다니는 트레이너가 원망스럽습니다.
집에도 종종 놀러오는데 말하는 것이 영.. 천박하다고 해야 하나.
여자들을 하찮게 취급하는 것 같아 제가 굉장히 싫어합니다...

시부모님은(시부가 사업에 대한 야망이 있습니다)
남편의 가능성을 인정한다며 사업을 응원하십니다;
물론 친정에서는 반대하시고요.
두쪽 다 사업을 서포트 해 주실 경제적 능력은 안됩니다.

더 화가나는 것은
한달 내내 제 귀에 대고 저를 설득하니
저도 모르게 정말 트레이너가 돼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겁니다.
진짜. 미치겠네요.
저나 남편이나 일찍 결혼한 탓에 인간관계가 겹쳐서
객관적으로 조언을 해줄 또래 친구도 마땅히 없고.

그냥 속 터 놓고 싶은 마음 반
혹시나 조언을 들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 반으로 글씁니다...

날씨는 좋은데
주말이 주말 같지가 않네요.
속이 어지러워서 그런가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