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또 식당을 하고 싶어함

2021.10.28
조회11,708
정보노출없이 아주 딱 그냥 팩트만 쓸게요. 말짧음 죄송ㅠ

남편은 예전에 단순히 돈이 벌고 싶어서
좋아하는 음식 파는 식당을 차림. 일반식당알바 무경험 상태;

알바도 여럿두고 장사가 꽤 잘됐으나
세월호 등등 사회문제 여파로 단체 끊기며 문닫음.

그 문닫기 전 1년을 알바도 없이 개고생을 함.
그러다보니 설거지 하기 싫음 담날로 미루고
청소도 사실 자기딴엔 열심히 한다는데
화장실이며 주방이며 좀 많이 더러웠어서
가끔 돕던 시어머니도
너 또 식당한다고 하면 도망간다며 학을 뗌.

암튼 처자식 먹여살린다며 하루 20시간을 혼자 고군분투했고
그만둔 직후부터 몇년은 자긴 다신 식당같은건
목에 칼이 들어와도 안한다했음.

근데 수년이 지나고 나니 또 사업병이 도짐.
자기가 너무 어려운 걸 너무 크게 해서 힘들었던 거라며
이젠 그 경험을 통해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는지 알겠다며
이번엔 아주 작은 홀과 배달 위주로 식당을 하고 싶다함.

난 결사반대.
그가 고군분투할동안 나도 사실 애키우며 맘고생 돈고생함.
다시 돌아봐도 잊을 수 없는 끔.찍.함. 그 자체였음.
산후우울증까지 겹쳐 견디다 못해 나도 애두고 맞벌이 함.
난 그때 내 벌이로 내 숨통 트며 그 고난을 견딤.
첫 월급으로 그렇게 사고 싶던 육아용품 사고 속으로 펑펑움.
할많하않.

그리고 이제... 그 지옥의 기억이 걷어지며 좀 살만한데
남편이 식당 이야기를 꺼내니 진짜 이게 미친%인가 싶었음.
너무 하고싶다는데 그게 특정 요리에 대한 남다른 철학이나
하다못해 창업 성공에 대한 갈망도 아니고
이번엔 꼭 더 많은 권리금을 받고 팔고 싶다함.

난 이점에서 더더욱 결사반대.
백종원 골목식당을 좀 보라니 거기나온 사람들보다 자기가 낫다하고 자긴 어차피 잘돼면 바로 팔고 빠질거라 상관없다 함ㅡㅡ
그전 가게 꾸릴때 도와주지도 못할거(임신출산육아기) 걍 고생한다는 말로 토닥이기만 해줬더니
자기가 가게를 꽤나 깔끔하고 맛깔나고 청결하게 잘한 줄 암.
할많하않...ㅡㅡ

여기에.... 변변치 않게 살아가는 형제와 난데없이 의기투합하겠다함.
가족이라 좀 그렇지만, 그 형제는...
불혹넘도록 미혼에 동거에 사채도 쓰고
무엇보다 번듯한 직업과 직장을 3년 이상 가져본 적이 없음.
근데도 자긴 가족을 믿고 가는게 제일 맘 편하다함. 환장.
이건 자기 경험바탕이라는데
솔직히 내 경험상으론 일을 가족이랑하면 더 힘듦; 가업도 아니고;

누차 내가 외면하고 반대하니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수있는 걸 해야된다며
우리가족의 행복한 미래를 내가 반대하고 막는거라 함;

참고로 남편은 코시국으로
돈벌이에 처음으로 영향이란걸 받아본 프리랜서.
우리가족은 최근 2년간 그전에 번돈으로 마련했던 여러 자산을
야곰야곰 처분하며 생활 유지해 옴.
따라서 안정적 수익이 필요한 것은 맞음.
하지만 나는 식당 취직이면 몰라도 개업은 반대.
남편왈 식당 차릴 돈이 있는데 뭐하러 남의 가게 돈을 벌어주냐함.
그 전의 그 기억과 생활이 난 사실 너무 끔찍하고 싫어서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다하니
고생은 내가 다 했는데 왜 집에 있던 당신이 그러냐고
왜 시작하기도 전에 망한 얘길 하냐며 기분나빠함.
...;

하. 코시국 이래로 2년 째 이런 식으로 스트레스 부부싸움;
이런걸 누구한테 말하기도 그런거고
내가 너무 답답하고 속터지고 이러다 어물쩡 또 헬게이트 입장할까봐 아찔함.
사실 신랑이 요리를 잘함. 좋아함.
근데 그거랑 그거는 다르다고 생각함.

설득과 동의 요구가 계속되니
음 좀 내가 너무 철벽인건가... 싶기도 함.

하소연 겸 다른 사람들 말도 좀 듣고 싶어 이 새벽에 올려봅니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