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애를 안봐요 후기입니다..

ㅇㅇ2021.10.30
조회88,159

안녕하세요.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며칠전 동일한 제목으로 글을 올렸던 사람입니다..
생각해보니 이전 글에서는 제 상황 설명과 심정 토로 때문에 인사도 못드렸었네요.
우선.. 묻힐줄 알았는데 스무명도 넘는 분들이 댓글을 달아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대부분 이혼보다는 정신과나 심리상담을 추천하셔서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람 하나 살리는셈 치고 친정에서 다시 저희집으로 돌아왔어요.
댓글들을 보고 저도 마음을 많이 다스리고 돌아갔고, 돌아가자마자 남편 밥부터 먹였는데 한숟갈 입에 넣자마자 눈물콧물로 범벅이 돼서 미안해 미안해 하는데 저까지 가슴이 미어지면서도..
제 앞에서 애원하는것도 애원하는거지만 몇주간 떨어져있다고 살이 십수키로나 빠진 남편을 보면 아직도 한숨밖에 안나와요.
회사는 당연히 잘렸구요.
제가 사장이라도 그랬을거에요.

일단 친정에서 원래 남자들은 여자만큼 부성애가 없다, 그래도 애 안잃어버리지 않았냐, ㅇ서방 저러다 죽겠다, ㅇ서방 만한 사람 없다 등등..
성화에 못이겨서 집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아직 이혼한다 안한다는 확답은 하지 않은 상황이에요..
댓글 말씀처럼 앞으로 남편과 대화를 통해서 정신과나 심리상담을 최우선적으로 해보긴 할텐데 바뀌지 않으면 어쩌나 반신반의 하고있어요.
오늘 다시 후기글을 작성하게 된것도 제가 정말 잘한 선택인지 한번더 확인받고 싶어서 쓰게 됐어요.

이전 글에서 짧게 적었지만..
저희 시댁.. 시아버님 시어머님 두분 다 서로 끔찍하게 생각하세요.
당신 아들인 저희 남편은 안중에도 없고요..
그덕에 저는 결혼하고 시댁 간섭 없다고 좋아했는데 이번에 이런 일이 있어도 전화한통 없으신걸 보니 간섭이 없는 수준을 넘어섰다는걸 뼈저리게 느끼게 됐어요.
처음 인사드릴때 떨떠름 하셨던 표정.. 제가 마음에 안드신 줄 알았는데 이제보니 왜 친하지도 않은데 인사하냐는 수준이었고..
전화드릴때마다 수신거부 하시거나 겨우 받으셔도 그래 이만 좀 끊자.. 자주 전화하지 마라.. 요즘 애들은 시댁 스트레스 때문에 시짜만 들어가도 학을 뗀다던데 너는 참 특이하구나.. 하시며 불편한 티 내시고..
명절이나 생신이나 날마다 찾아뵈어도 교회에서 전도하러 나온사람 보듯이 왠일이니..? 하시고..
저한테만 그런게 아니라 남편한테도 그랬었는데..
제가 조금만 더 똑똑했다면 진즉에 남편이랑 같이 상담받으면서 애들이랑도 애착관계가 더 형성 됐었을텐데..
여태 긴가민가 하다가 댓글보고 더 확실해진것 같아요.
저희 남편이 왜 애들한테 부성애가 없는지요.
친정 성화도 성화지만 이런거 생각하면 저희 남편 이혼 위기에 처해있는데도 참 어디다 말할 사람도 없었겠다 싶어서 돌아간 것도 있어요.

저 힘들까봐 집안일이며 육아며 퇴근하고 와서도 잠시도 안쉬면서 애들 봐줬었는데 그렇게 해도 어느 댓글 말씀처럼 아빠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구나는 애들도 아나봐요.
친정에 가있는동안 단한번도 아빠를 안찾더라구요.
남편이 애들한테 아무 감정이 없듯이 애들도 아빠한테 아무 감정이 없어보여요.
이제 다시 우리집으로 간다고 해도 싫다 좋다 말이 없는걸 보면요.

자작글이라는 댓글도 있었고 저와 비슷한 상황을 겪으신 분들도 몇분 계셨는데..
저조차도 믿어지지가 않아서 이해해요. 오히려 저와 비슷한 상황을 겪으셨다는게 더 놀라웠어요.

그리고 폭력성 염려해주신 분도 계셨는데..
큰애 팔을 잡아서 바닥에 내팽개친건 큰애한테 해코지 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제 무릎에 놓인 물건 치우듯이 한 느낌이 더 강했어요.
제 손목을 빨리 살펴봐야되는데 제 앞에 뭐가 있으니 빨리 치우고 봐야겠다는 느낌이요..
그 부분은 믿어의심치 않고있어요.

그리고 저만 아는 기시감이라고 했던 것들은 남편이 애들 바라볼때 눈빛이라든지, 저 힘들까봐 밖에 나가면 항상 본인이 애들을 데리고 있긴 하지만 자식이 아니라 언제 잃어버려도 상관없는 인형을 쥐고 있는 느낌이 든다든지 그런것들이에요..
눈빛은 때에 따라 다른데.. 놀아줄때는 모르는 사람이 보면 자상하고 다정한 전형적인 아빠의 모습인데 제가 보면 눈은 안웃고 입만 웃고 있는다든지, 큰애가 장난감으로 저를 살짝이라도 때리면 애를 서늘하게 내려다본다든지 그런 것들..

이런 것들도 치료나 상담을 병행하면 차츰 나아지겠죠..?
누군가는 저더러 복에 겨웠다고 하거나 자랑한다고 할까봐 누구한테도 말을 못했었는데 글이라도 쓰니 훨씬 마음이 안정됐어요.
제가 한 선택이 잘한 선택일지 아닐지 모르겠지만 주변에 이런 케이스 있으시면 댓글로 또 조언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