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인감증명서를 떼달래요

ㅇㅇ2021.11.02
조회71,374
자고 일어났더니 톡선이라는 말이 이말이네요.
욕과 조언 감사드립니다.
제가 명의를 빌려준다는게 무슨뜻인지 모를정도로
문외한이고 호구인게 맞아요.
아빠는 그냥 이름만 빌려주면 돼 했는데
인감 얘기를 듣는순간 이건 아닌데 하더라구요.
안드리는걸로 마음은 정해놓고 올린거라서
역시 예상했던 반응들이 많네요.

오늘 저녁에 전화드려서 인감은 아닌것 같다
정 서운하셔도 어쩔수없다 말씀드리려구요.
다른 가족들한테도 알릴 생각입니다.
제가 좋은게 좋은거고 남들이 피해 안주면 신경 안쓰는 성격에
착한아이 컴플렉스도 있어서 싫은소리를 못해요.
지금보면 아빠한테 그루밍 가스라이팅도 당한것 같네요.
너는 착하니까, 너는 책임감이 강하니까
최근에는 너는 인문학을 했으니까 아빠심정 알거야 였어요.
마음 정해놓고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거절할까 고민하다
조언 구하려고 올렸습니다.
마음 강해지게 욕 많이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후기가 있다면 올리고 그 이후에는 펑하겠습니다.
제 형제가 판을 하는것 같아서요.
감사합니다.

아 인감을 줬을까 걱정하시는 분들은 아직 괜찮아요.
다행히 아직 인감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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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탈 죄송합니다.

아빠가 사업욕심이 너무 많아요.
누구 밑에서 일하는건 직성에 안맞는것 같아요.
제대로 성공 비스무리하게 했던 사업이 한번말고는 없어요.
그것도 3년만에 정리하고 20년가까이 벌리고 접고 벌리고 접고
덕분에 저랑 제 형제들은 대학까지 손 안벌리고 사느라 고생했죠.

버티다버티다 엄마는 아빠한테 한소리 했고
(엄마는 불로소득이라면 지긋지긋하다고 몸으로 시간으로 버는 일 선호하십니다)
아빠는 삐져서 그길로 집을 나갔어요.
당시에는 믿는 구석이 있었던것 같아요.
근데 코로나 터지고 거기에 그 믿는 구석에 발등까지 찍히고
그러고도 정신 못차리고 두번 더 사업 벌렸다 접었다
지금은 집 주소도 없어서 제 주소에 동거인으로 얹혀있어요.

엄마도 형제들도 아빠랑 연락 끊었고
저는 맺고끊는걸 잘 못하고 딱하고 안쓰러워
얼굴 보자면 보고 하소연 하면 들어주고 합니다.
그래도 아빠라고 미안하다고 할줄은 압니다.

거리두기 완화되면서 또 사업 시작하신답니다.
20년째 무소득인데 돈은 어디서 나서 쓰고다니는지
카드회사에서 연체대금 안갚아서 여러번 제집으로 찾아온적도 있고
그러면서 이번에 하는 일은 잘될거랍니다.
사기꾼처럼 장황하게 늘어놓지도 않아요.
근데 자기가 신용이 좋지않아 제 명의를 빌려달랍니다.
법인회사를 세우겠대요.

저는 이름만 빌려주면 되는줄 알고 알겠다고 했는데
막상 가시화되니 인감이랑 인감증명서를 떼달랍니다.
저는 평범한 직장인이라 인감같은게 없습니다.
근데 왠지 쎄한거 있죠.
일단 짜증을 내놨는데 찝찝합니다.

저는 아직 결혼도 안했고
지금 하는 일을 가지고 내가 차리고 싶은 생각도 있는데
혹시 법인회사 만들겠다고 인감 빌려주는걸로
저한테 불이익이 있을까요?
아빠말로는 아빠는 돈을 많이 벌것이며
그돈 다 저 주겠답니다.
아빠는 환갑이 넘었고 저는 그런말에 속을만큼 어리지 않습니다.

근데 인지상정이 문제입니다.
인감을 빌려주면 저한테 불이익이 있을수 있을까요?
인감 보호 어쩌구 하는게 있던데 신청해서
빌려주고 아빠가 못쓰게 해버릴까요.
제가 성질머리가 고약한 쪽과는 거리가 멀어서
호구잡힌것도 아는데 걱정됩니다.
해주면 해주는대로 제 미래가 걱정
안해주면 안해주는대로 아빠의 미래가 걱정
(돈 잘벌거라는 미래가 아니라
가오 하나로 사시는 분이라 자존심에 상처입을 미래입니다)

욕이든 현실적인 조언이든 부탁드립니다.
아직 다른 가족들한테는 얘기 안했어요.
다들 아빠를 한심하게 여기는것도 있고 더 한심하게 만드는거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