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H백화점 T구두 매장에서 겪은 어이없는 일

신초너2021.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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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웨딩 스튜디오 촬영을 앞두고 구두를 사러 직장 근처 신촌의 백화점으로 갔습니다. 수요일이 촬영인데, 근무 마치고 월요일 저녁 때 가서 T매장에서 둘러보고 있었습니다. 웨딩 촬영용이라고 했더니 블랙 라인인가 하는 고가 라인 제품을 권하더군요. 
고를 시간도 별로 없고 해서 다른 매장들 한 번 더 둘러보고 다시 T매장으로 사러 갔습니다. 근데, 사이즈가 없어서 다음 날에 가져올 수 있으니 주문을 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주문증인가 하는 것을 받았는데, 거기 모델명이 있기에 인터넷에 쳐보니 2020년 초에 출시된 모델인 것 같더라구요. 저에게 그 신발을 권해줄 때는, "며칠 전에 나온 모델이라 지금 막 전시를 했다"고 했는데 말이죠. 아무튼 바쁜데 그런 거 따질 생각은 없었고,그래서 촬영 하루 전인 화요일에 주문한 신발을 받으러 갔습니다. 그런데, 막상 신어보니 좌우 신발의 느낌이 너무 다른 것이었습니다. 오른쪽 뒤꿈치 쿠션이 너무 푹 꺼진 느낌이 드는 거에요.  
"이거 좌우 느낌이 너무 다르다"고 했더니, 부매니저라는 사람 왈, "원래 사람 신체가 다리 길이도 다르고, 발도 다르고, 좌우가 다르기 때문에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고, 제품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어이가 없었죠. 제가 30대 후반인데, 30년 동안 새 신발을 사면서 좌우 느낌이 달랐던 적이 없는데, 심지어 최근에도 다른 신발을 사서 신었을 때도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무슨 제 다리 길이가 다르거나 발 모양이 다름으로 인해서 이렇게 신발 한 쪽이 푹 꺼진 느낌이 들겠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서, "지금까지 살면서 이런 적이 없는데,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이거 신발 쿠션에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 따졌습니다. 
제가 쿠션에 이상 있는 거 아니냐 한 번 보여줄 수 있냐고 했더니, 그 종업원은 쿠션을 잡아 뜯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그 신발쿠션이 그렇게 접착식으로 되어 있는지 몰랐죠. 근데 바로 보여주질 못하고 낑낑대길래, 
이거 신발에 붙어 있는 거 아니냐, 그럼 나중에 어떻게 붙일 거냐고 했더니, 다시 붙이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한참을 잡아 떼려고 하다가 결국 일부만 떼더니 도저히 못 떼겠다고 하더군요. 
저는 당장 내일 오전이 웨딩 촬영인데, 어쩔 수가 없어 찜찜해도 그냥 달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떼고 있던 쿠션을 노란 돼지본드 같은 걸로 다시 붙이더군요. 어이가 없었는데, 당장 내일 촬영이니 그냥 참고 넘어갔습니다. 
근데 어이가 없는 일은 이것 뿐이 아니었습니다. 카드로 계산을 하고 난 뒤에 그 종업원이 저에게 "박스에 넣어드릴까요? 그냥 편하게 가져가시겠어요?"라고 물어보았습니다.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운동화나 구두를 사면서 이런 질문을 받은 건 처음이었습니다. 아니.. 누가 새 구두를 사면서 신고 가는 것도 아닌데, 박스에도 안 넣어가겠습니까? 
당연히 박스에 넣어달라고 했더니, 갑자기 다른 여자 종업원에게 "새 박스에 넣어드려"라고 하더라구요. 
그러니, 다른 여자 종업원이 제가 산 구두를 헌 박스에서 꺼내 다른 박스에 옮기더군요. (심지어 그 박스도 찢어져 있었습니다)그래서 원래 신발이 담겨 있던 박스로 가서 박스를 봤습니다. 박스 한쪽에 바코드와 함께 '강남 신세계'라고 써져 있는 스티커가 4겹 정도 붙어 있더군요. 그 스티커를 하나 하나 떼어보니 강남 신세계 말고도 다른 곳도 있고, 아무튼 박스는 거의 누더기처럼 구겨져 있었습니다. 
이거 박스가 왜 이러냐고 했더니, 종업원 왈, 원래 구두 박스를 재활용해서 쓴다고 하더라구요. 무슨 수십만원짜리 구두를 팔면서 박스 몇백원이나 한다고 재활용 한 걸로 줄까요. 참...
아무튼 일단 구두를 받아서 내려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찜찜하고 기분이 더러웠습니다. 다른 신발도 아니고, 웨딩 촬영 때 신을 신발인데, 이렇게 기분 더럽게 사는 것도 아닌 것 같아서, 구두에 대해 좀 확인해보고자,다시 한 번 구두 박스를 열어봤습니다. 
보통 새 신발을 사면, 제조년월, 모델명, 가격 등이 붙어있는 택이 있는데, 여긴 아무 것도 없더군요.
더 이상해서, 그냥 환불하러 가지고 갔습니다. 왜 신발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게 아무 것도 없냐고 했더니, 원래 구두는 그런 게 없다, 여기 매장 말고 다른 매장 신발들도 다 없다고 하더군요. 
더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거 언제 만든 거냐, 그랬더니 올해 10월에 만든 거라고 하더라구요. 
그런 만든 지 며칠 안 되는 건데... 그럼 제조년월 확인할 수 있는 걸, 보여달라고 했더니 뭔가 보여줬는데, 거기 20**** 이런 식으로 써 있길래, 이거 2020년에 만든 거 아니냐고 했더니 아니라고 잡아 떼더라구요. 
카드 결제 취소하고 나와서, 다음 날 그냥 스튜디오에서 돈을 내고 구두를 대여해서 신었습니다. 기분이 정말 별로더군요. 
생각해보니, 다른 매장에서 전시용으로 쓰던 신발을 급하게 가져와서 판 거 아닌가 의심이 들기도 했구요. 아니면 그렇게까지 한 쪽이 푹 꺼질 리가 없잖아요. 제조년월을 숨긴 거 자체가 더 의심스러웠습니다. 
나중에 제가 들은 것들을 확인하고자 H 백화점 담당자에게 전화해서 물어봤습니다. 처음엔 문제 없는 신발이었다고 하다가, 다시 제조년월 제대로 확인해보라고 했더니, 그랬더니 그 신발.. 제조년월 2020년 12월이라고 하더군요. 2021년 10월에 만든 거라고 거짓말을 하더니, 작년 12월에 만든 신발이었던 겁니다. 
그 신발이 전시용이었는지 아닌지는 제 선에서 확인할 수 없습니다. 아니라고 박박 우기면서 잡아 떼면 할 말이 없죠.그러나 전시용이 아니었다면, 왜 그렇게 잘 나가는 신발이 10개월이나 안 팔리고 있었을까요. 또 왜 그렇게 한쪽 신발만 푹 꺼진 느낌이 들었을까요?  그러나 그렇게 좌우 착화감이 다르다고 했더니, 
제 다리길이가 달라서 그렇다느니, 발 모양이 다르기 때문에 그렇다느니, 쿠션을 잡아 땠다가, 돼지본드로 붙이질 않나, 헌박스 보고 뭐라고 했더니, 박스를 원래 재활용한다고 하질 않나, 택이 없다고 했더니, 다른 곳도 모두 상품정보담긴 택이 없다고 하질 않나 결국 제조년월을 대놓고 속이면서 그렇게 팔려고 했다는 데...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지금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서울 한 복판의, 그것도 대형 백화점의 유명 브랜드 매장에서 그런 짓을 하는 것인지...
그것도 웨딩 촬영을 하루 앞두고 겪다보니 더 기분이 안 좋더군요. 
다시는 그 브랜드 구두는 이용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정내미가 뚝 떨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