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이혼한 게 나 때문이라는 엄마

잊자2021.11.10
조회33,892
안녕하세요.
전 아이 둘을 혼자 키우고 있는 30대 엄마입니다.
아이들을 최선을 다해 키웠고 이제 고학년이 돼서 숨 좀 쉬고 삽니다.
아이들 아빠는 자영업을 해서 오후 3시경 나갔다 아침 6시경 퇴근하는 패턴이어서 아이들은 오로지 제 몫이었던터라 이혼을 해도 큰 영향이 없었습니다.
혼자서 전등도 갈고 비데 설치도 하고 가구 옮기기 등등 뭐 부탁해도 시간만 걸리고 그냥 제가 해버리고 마는 성격입니다.
앞에 나열한 내용은 그 정도로 그냥 제가 척척 해버리고 애들 키우는 것도 힘들다 생각 안하고 열심히 살아왔단 걸 말하고 싶어서입니다.

몇년전 엄마의 말이 아직도 생각나서 청소하다 말고 계획없던 글을 써봅니다.
동생이 이혼 준비중에 임신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동생은 이혼을 해도 낳아서 키우려는 입장, 엄마는 낳지 말라는 입장이었습니다.
엄마가 저한테 전화를 했습니다.
동생 아이 낳지 않게 저보고 설득 좀 시키랍니다. 엄마는 말못하니 저보고 하라면서 본인이 말 했다간 나중에 원망 들을까봐 그렇다면서... 저는 동생의 의견이 중요하다 했습니다.
30이 넘은 성인이고 평소 임신이 잘 안되어 병원도 다닌 상태였어서 제가 말할 수 있는 입장 아니라고 동생이 그렇게 확고한데 내가 말해서 변하는 게 있겠냐했더니
동생 이혼하는 게 저 때문이랍니다...
제가 아이들을 혼자서 너무 잘키워서 동생이 본인도 할 수 있을 줄 알고 저런다고... 너가 못하는 거 없이 척척 해내고 하니 그런 것만 봐서 그런다고...
그 얘기를 웃으면서 말씀하시는데 며칠 뒤에도 그 얘기를 또 합니다. 너 때문에 이혼하는거라고...

이 말이 문득 문득 생각났는데 오늘은 왜.... 청소하다 말고 이 말이 맴도는지...
정말.... 내가 넘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여서 동생이 그런 선택을 했을까 싶은 생각도 들고...

제가 엄마한테 쌓인 감정이 넘 많나봅니다.
제가 예민한건지도 모르겠고...

그만 울고 계속 청소해야겠어요....
푸념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