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2월 재수가 결정나고 마음이 뒤숭숭하지만.. 목표 대학을 재설정 하면서 아직 시간 많으니까 갈 수 있다는 확신이 마음 한켠에 자리잡으면서 살짝 설레기도 함. 수험생 커뮤니티에 가입해서 이것저것 정보를 모음 선택 과목은 뭐가 꿀인지 인강 강사는 누구로 정할지 커리큘럼은 어떻게 짤지. 개념부터 다시 하기로 결정하고 개념서를 사서 깔짝깔짝 댐. 친구들에게는 재수 끝나고 연락 하겠다면서 인간관계 단절 시키고 인스타 유튜브 등등 지우고 새로운 마음으로 머리도 자르고 게임도 끊고 재수 시작. 이때 시작 버프로 달려나가는 애, 아직 시간 많으니까 천천히 하자는 애로 나눠짐
3월 정신 차려보니까 벌써 3월임 이번달은 모의고사도 있고 패딩을 벗고 날이 풀리면서 슬슬 긴장감이 든다.. 1월 2월에 개념을 어중간하게 끝내놨기 때문에(사실못끝냄) 이번달 공부 계획을 개념인강 위주로 빡세게 짜고 며칠간은 열심히 함.. 그러다 3모가 찾아옴 독학 재수다 보니까 따로 모교에 전화해서 재수생인데 모의고사 신청 되냐고 물어봄.. 당연히 현역들이랑 같은 반에서 시험 쳐야함^^ 모의고사가 끝난날에 수험생 커뮤니티에서 반응을 보면서 "아 3월인데 아직 충분하다 6월에 성적 떡상시킨다 ㅋㅋ" 하다가 3월이 끝남
4월~5월 이때까지 개념을 못끝내다가 정말 ㅈ됐음을 느끼고 갑자기 공부를 열심히 하기 시작함 남들 다 1월부터 시작하는데 4월에 정신 차린 자신을 한탄하면서 개념인강을 ㅈㄴ 열심히 들음 기출도 병행하면서.. 수험생 커뮤를 보니 남들은 벌써 드릴에 n제 풀고 있음 정작 본인은 드릴은 커녕 수능특강마저 안펼쳐봄. 그래도 "아직 시간 많이 남았는데? 하루에 16시간씩 미친듯이 하면 되지" 라는 미친소리를 하고 앉아있다
6월 이때부터 정신이 망가지기 시작함.. 중요한 6모는 6월 초반에 있기 때문에 행복회로 돌리며 6월 계획 세우는것도 불가능함 "그냥 6모 보러 가지 말까?" 라는 생각이 듦.. 아직 내 실력이 많이 부족하니까 라는 ㅂ.ㅅ같은 핑계를 대며 6모를 스킵하고 걍 시험지만 받아옴 나중에 실력 올리고 볼 생각으로. 지금까지 뭐했나 후회를 하면서도 뭐가 문제인지 모른다. 거기에 정신과 함께 몸도 망가지기 시작함.
7월 운동도 안하고 집에만 쳐박혀 있으면서 바닥나던 체력이 이때 피크를 찍음 몸이 10년은 늙어짐 자도자도 피곤하고 내몸이 내몸같지 않게됨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수면시간은 점점 늘어남 10시간 그 이상 자는 날이 많아짐.. 사실 아프긴 개뿔 현실도피성 수면임 공부도 별로 안하는데 놀지도 않으니까 그날이 그날임 여기서 밤낮도 바뀌어 버림.
8월 6월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8월임. 9월 모의고사가 한달이 채 안남음.. 8월이면 휴가철이니 가족이 나한테 휴가를 가자고 제안함 맨날 공부 안하는 모습만 보이는데 공부 하겠다고 집에 남기도 뭐해서 리프레쉬 할 겸 2박3일 휴가를 다녀옴.. 물론 휴가가서 공부할 책을 챙겨가지만 가서 할거같음? 안함. 이때즘엔 내가 왜 공부를 해야하는지도 모호해져서 걍 ㅂ.ㅅ같은 나날을 보냄 "밤 새면 되지, 내일 하면 되지~ 이때 시작하는 반수생도 많은걸 ㅎㅎ" ㅇㅈㄹ. 난 공부 안하는데 남들 공부하는거 보기 힘드니까 수험생 커뮤도 삭제해버리고 완전히 고립됨.
9월 하하 벌써 9월 모의고사네. 근데 9모고 뭐고 이미 공부를 놔버렸음 9모? 안봄. 아 두달의 기적 가보자고 하는 이상한 소리나 하고있음 "누구누군 3달만에 어디 갔다는데 내가 못갈거같음?ㅋㅋ"라고 합리화 함. 근데 이때 정신상태 자체가 말이 아님 책상에 앉기만 하면 목을맬까 밖에 뛰어내릴까 이딴 생각이나 하고 있음 긍정적인 감정은 사라진지 오래고 입엔 자살이라는 단어가 붙음
10월 다음달이 수능임. 어떻게 다시 공부는 해야할거 같은데 안한지 너무 오래돼서 개념은 다 까먹고 손에 안잡힘. 에이 한달 남았는데 개념 10일컷 하고 나머지 20일 실모풀면 되겠지.. 라는 이상한 소리나 하고있음 정신은 완전히 붕괴된 상황. 사람도 안만나고 sns도 안하니까 지금 내가 어떤 처지인지 체감도 안되고 현실감각은 저 지하바닥에 있음. 허나 10월이란 숫자에 압도된건지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몸과 마음이 괴로워지면서 제발 신이시여 시간을 100일전으로라도 돌려주세요 하고 간절히 비는 자신을 보게됨..
11월 곧 수능이란게 안믿김. 이때는 삼수할까?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함.. 근데 이 패턴이 작년에 공부 안해놓고 "재수해야지~" 라고 했을때랑 너무 똑같아서 소름이 돋음.. 괜히 "너 그딴 마인드로 재수 한다는거면 내년엔 삼수 거리고 있을걸" 이라는 조언을 하는게 아닌걸 뼈저리게 느끼고 뭔가 매우 잘못된걸 느낌 근자감은 모두 사라지고 자괴감만이 남음
내 얘기임. 내일이 수능이네.. 아무 생각이 없다. 나같은 사람이 많아서 독재를 말리는거구나 생각했어 써보니 정신적으로 문제가 많았던거 같다. 깨달은건 정신건강이 가장 중요하다는거, 재수때 운동 하나쯤은 했어야 한다는거, 나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었단거, 자만심은 가질만한 사람이 가져야 한단거. 독학재수 잘 생각하고 했음 좋겠다.
+ 내가 얻은 정신병 : 우울증, 범불안장애, 공황장애, 뇌 기능 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