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입니다만 심심해서요

ㅇㅇ2021.11.21
조회69,047

사실 아무도 안궁금해할 것 같긴한데 그냥 내가 너무 심심해서 코로나 생활치료센터에 대해 알려주려고ㅎ

(참고로 난 화이자 1,2차 4,5월에 맞았어)

먼저 나는 17일에 코로나 검사하고 18일 오전 7:21에 보건소에서 전화가 왔어. 양성 나왔다고. 먼저 증상심한지 물어보고 가족들 누구있는지 물어보고 가족들 전화번호 물어보고 지금 어디있는지 물어보고 등등 물어봐. 그리고 전화 좀 자주 오고. 동선같은 거랑
백신 맞았는지 여부 등등.
(뭐 전화 많이 받은거 같은데 이 날이 피크로 아팠어서 기억이 좀 가물가물...자다가 받은 전화도 있고)

아무튼 양성이라는 말 듣고 학교 간 동생이랑 회사나가신 아버지 집으로 다시 부르고. 바로 가족들은 코로나 검사하러 갔지. 진짜 엄청 울었어. 너무 가족들한테 미안하고 죄책감 느껴져서. (다행인건 다들 음성 나왔어. 진짜 너무 기뻐서 아픈것도 잊고 펄쩍펄쩍 뛰었어ㅋㅋ)
위드코로나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백신 2차까지 다 맞고 2주 지난 우리 부모님은 내가 센터로 옮겨지면 바로 나갈 수 있다고 하더라고.
내 동생은 아직 안맞아서 음성이여도 자가격리 10일.

뭐 암튼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19일 아침 보건소에서 전화가 오더라. 2시쯤 센터가는 차가 픽업하러 간다고.
전자기기를 제외한 옷, 가방, 신발등 은 거기서 다 버려야 하니까 비싼거 입고 오지 말라고 하고. 그래서 후즐근하게 입고 전화와서 내려가니까 구급차가ㅋㅋㅋㅋㅋㅋ 깜짝놀랐어.
아 그리고 나 가니까 얼마 안있다가, 아마 30분 후쯤? 방역팀들와서 내가 격리했던 방 뿐만 아니라 집 전체를 소독하러 왔다고 가족들이 알려줬어.

그렇게 구급차타고 아산까지 가서 폐 엑스레이 찍고 앱깔고 설명듣고 방으로 배치됐지. 난 2인실 배정 받았어. 방에는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맥심, 녹차, 이불, 베개, 휴지, 물티슈, 세수비누, 세탁비누, 여행키트, 자가진단키트, 면도기, 컵라면, 멸균스프레이, 황사 마스크 3장, 수건 7장등 뭐 많이 들은 봉지가 있어. 물도 2리터짜리 9병. 아 참고로 다 한사람당 지급되는 물품이야.

방에는 포트기 있고 드라이기, 책상, 의자, 티비, 거울, 시계, 빨래 건조대 다 있고 우리 방에는 조그마한 베란다 있었어. 이거라도 없었으면 답답해 죽었을 꺼야.
바이러스마크가 붙어있는 봉투랑 플라스틱통있는데 여기에 모든 쓰레기를 버려야해. 매일 8시, 12시, 6시에 밥을 방 앞에 놔둬 주시는데 이거 먹은 음식물도 다 여기 버려야 해서 항상 꽉차. (밥 안먹어도 어쨌든 들고 들어와서 여기 버려야해)
점심먹고 뚜껑씌우고(한번 닫으면 안열려) 테이프로 둘둘감고 밖에 꺼내놓으면 1시마다 수거해주셔.

아침 7시, 오후 3시에는 건강상태를 체크해야하는데 혈압, 체온, 산소포화도를 측정해. 약받고 싶으면 증상쓰는 곳에 증상 체크하고 "약필요"이렇게 쓰면 따로 나눠주러 오셔.

밥 진짜 잘나와. 그냥 한식 도시락인데 솔직히 막 끝내주게 맛있고 이런건 아닌데 건강식으로 매일 다르게 이 많은 사람을 먹이는데 이정도면 난 진짜 맛있는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항상 따듯해. 국에서도 김이 맨날 모락모락. 저녁에는 과일이랑 간단한 간식거리도 주셔.

이정도면 다 말한거 같다. 여기서 7일지나고 괜찮으면 집으로 보내서 자가격리 3일하고 나갈 수 있다고 하더라.
매일 퇴소하는 사람들 위해 안내방송하는데 부러워ㅎ
나도 빨리 나가고 싶어.

아 그리고 사람들이 문 밖으로 자꾸 나가나봐. 문 밖으러 절대로 나가지 말라고 경고 방송이 어제 좀 많이 울리더라. 벌금 1000만원이하 1년이하 징역산다고 꼭 준수해주시길 바랍니다 이러더라.
의료진들 진짜 힘드실거 같아. 정말 존경해.

이상 끝! 궁금한거 있으면 물어봐줘. 나 진짜 심심해서ㅋㅋ

지원해주는 물품들

약과도 나왔어! 진짜 먹고싶었는데

그냥 이것저것 많아서 찍었어

너무 갬덩갬덩이자너

이거 볼때마다 뭔가 싱숭생숭해ㅋㅋ

+헐 오늘의 판이 될줄은 진짜 꿈에도 몰랐는데ㅠ
관심 가져주신 분들 너무 감사해요. 질문은 여기에 답해드릴께요!

1. 2인실쓰고 다른사람이랑 같이 쓰는데 괜찮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기숙사 생활도 오래 했었고 같이 쓰시는 분이 너무 친절하셔서 밥먹을 때나 뭐 체크할 때 간간히 이야기도 하고 했어요. 저는 괜찮은거 같아요. 상대방이 어떤 분이냐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요?


2. 전자담배라도 가능한가요?

매일 절대 금연이라고 계속 안내방송 해주셔요. 코로나는 기관지가 바로 안좋아지는 병이기 때문에 건강 문제로도 금연을 강조하시는 것 같아요.


3. 어쩌다 걸리셨는지?

저는 해외에서 무서워서 학교에 부탁드려 모든 수업을 줌으로 진행했어요. 5개월 동안 집밖으로 한번도 안나가고 집에서도 착실하게 마스크 꼈었어요. 출국할때도 마스크 꼈는데 그때 걸린거 같아요.
아니면 걸릴 이유가 없어서...
마스크 잘 쓰고 다니더라도 옷이나 마스크에 묻어있던 잔여 바이러스가 침투했던 것 같아요.
여러분도 조심하세요. 집에만 있어도 걸릴 수 있어요.


4. 증상이 어떠했는지?

저는 한 3일 정도 감기몸살 걸린 것처럼 아팠어요.
열이 조금 났었고 (37.5도 정도?) 식욕은 아주 조금 떨어졌다가 다시 회복됐어요. 3일 좀 안좋았던거 이후로는 그냥 몸이 간질간질해서 나오는 기침 정도만 있었어요. 그래도 백신 맞아서 이정도 였던거 아닐까요?


5. 치료센터 가는 기준은?

음...기사에서 봤는데 처음 증상이 약하게 나타나는 사람들은 다 회복될 때까지 증상이 약하다고 하더라구요? 아마 그래서 증상이 심하지 않는 사람들은 생활치료센터에서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것 같아요.


6. 치료제는 뭘 주셔?
명확한 치료제는 없어서 그런지 7시, 3시에 하는 건강상태 체크 때 증상체크하고 약 달라고 하면 의료팀에서 감기약 같은거 주셔요.
정말 의료팀 너무너무 수고 많으셔요.


저는 센터에 있으면서 정말 이렇게 잘 지원해주는 나라가 우리나라 말고 또 있을까 이런생각이 들었어요.
여기 계신 의료진들 너무너무너무 수고 많으시고 정말 너무너무너무 감사했어요.
매일 밥도 가져다 놓으셔야하고 폐기물도 처리해야하고 입소, 퇴소자들 검사하고 설명드려야하고 너무 감사하더라구요.
많은 분들의 희생에 건강히 회복하고 있어요.
혹시 의료진들 보시면 너무너무너무 감사하다고 전해드리고 싶어요.
정말 너무 고생많으십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