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끔찍한 손을 잊을 날이 올까?

2021.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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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이 일기 아닌 일기를 적어야 하는 지 모르겠다.

올해가 지나면 공소시효가 끝난다. 그러면 그쪽에서도 더 당당해 질 거다.

온 친척들에게 밝힌 후 상당히 많은 변화가 있었다. 고통 받았던 그 무수한 날보다 최근래가 훨씬 좋았다. 예전처럼 자주 떠올리지도 않았고 내 할 일도 열심히 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불면증이 사라졌다.

그럼에도 아직 그 기억은 남아있다. 나를 만지던 손, 강압적인 목소리, 소심해서 싫다는 말 한 마디 외엔 아무것도 못하던 내 행동.

나는 지금껏 자책만 했었다. 내가 더 확실히 거부했다면. 좀 더 멀리 앉았더라면. 반바지를 입지 않았더라면. 어른들께 말 할 용기가 있었더라면.

그 자책은 솔직한 말로 아직 남아있다. 결국 그 일은 몇 년을 걸쳐 꾸준히 벌어졌고 이제 와서 밝힌 게 잘된 일인가도 싶고. 그리고 그 쪽이 정말 나만큼의 괴로움을 느꼈을까, 죄책감이 약간은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있고.

평생 가져가야 하나 이런 마음을.

당당히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찌 이런 고통이 있음에도 빛나게 행동하는가. 내 잘못인 건가?

나는 언제야 완전히 잊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