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싫어하는데...조카는 왜이리 예쁜걸까요

ㅇㅇ2021.12.01
조회198,506
애들 싫어해요
부모한테 사랑 못받고 자라 그런지
마음에 여유가 없나봐요
애들 찡찡거리는 소리도 싫고
눈치없는것도 싫고
시끄럽고 말 많은것도 싫고
물론 그렇다고해서
애들을 괴롭히거나 째려보거나 그런적은 없어요
애들이랑 자주 만날 일도 없기에
속으로 혼자 싫어하기만 했어요

그런데 동생이 결혼하고 조카가 태어나면서
마음이 살짝 풀렸어요

나는 그저 예쁜 모습만 잠시 보다가는거니
그런거겠지 싶어서
애 낳을 생각은 꿈도 안꿨어요

그런데 작년에 동생 부부 대신에
조카랑 유치원 가는 길에
교통사고가 났어요

제가 순간적으로 조카를 몸으로 끌어안아서
조카는 타박상만 입었고
저는 가벼운 뇌진탕에 갈비뼈가 부러졌죠

구급차는 왜그리 늦게 오는지
제 머리에선 피가 나고
갈비뼈가 부러져서 숨도 못쉴만큼
태어나 그런 고통은 첨일만큼 너무 아팠어요

그런데
무릎까져서 피 나는 조카를 보니
그게 더 걱정되는거에요

분명 조카는 크게 다치지 않았는데
그걸 알면서도
당장 움직이지도 못하는 내 상태보다도
조카가 걱정되는거에요

피는 내가 더 많이 흘리고 있는데도
조카 무릎까진게 더 마음이 아팠어요

사실 정신 잃고싶을만큼 너무 아팠는데
조카가 놀랐을까봐
구급차 올때까지
조카가 좋아하는 코코몽 노래 불러줬어요

지금 생각해도 제가 무슨 정신으로
버텼나 싶어요

병원에서 3개월간 누워있다가
퇴원한 뒤로 남편과 많은 얘기를 나눴어요

딩크를 협의하고 결혼했지만
남편은 아이를 좋아하거든요

남편은 제가 아이를 워낙 싫어하니
그럼 우리 사이에 아이는 없어도 괜찮다 그런 마인드에요

조카가 예쁘면 내 아이는 더 예쁘게 느껴지는건지
아니면
그저 조카라서
단순히 나는 고모 입장이라 아이가 예쁜건지
어렵네요

아이 계획을 가지려고 해도
제 마음에 확신이 안서니 시도를 못하겠어요

참고로
올케가 조카 낳고 몸 상태가 안좋아져서
병원에 오래 있었는데
두어달을 저랑 엄마랑 24시간 내내 번갈아가며
조카 케어 한적 있어요

그때는 힘들고 자시고 할것도 없이
올케는 아파서 누워있고
동생은 병원비도 그렇고 돈 벌어야하니 일하러 가고
어쩔수 없는 선택이여서
조카를 키웠는데
힘들다는 생각은 안했어요
그냥 저도 모르게 기저귀를 갈고
분유를 타고 있는.....

하루하루 커가는 조카 모습이 너무 예쁘고
그런 예쁜 아이를 보고 있으니
내 아이가 있다면 어떨까
그런 생각이 자꾸만 드네요

댓글 335

ㅇㅇ오래 전

Best저희 남편이 딱 님이었어요 본인 조카만 이쁜(특히 첫째) 딩크 고집하더니 우리딸 태어나고 말도 못합니다 제 친구들 사이에서 유명해요 딸바보도 아니고 딸ㅂㅅ 수준이에요 님도 비슷할듯요

ㅇㅇ오래 전

Best조카와 자식은 비교불가입니다. 낳으세요. 사랑이 넘치는 분이세요.

ㅇㅇㅇ오래 전

나도 애들 엄청 싫어해서 가끔 티비에서 신생아들 괴롭히는 간호사 나오면 이해가 될 정도였는데 3촌 조카도 아니고 5촌 조카인데도 애가 그렇게 예쁘더라 ㅋㅋ

또잉오래 전

쓰니가진짜아이키워야될사람인듯.;;;저보다대단...전 애기둘엄만데 육아하면서도늘힘들었어요...얼른시도해보세요

29남오래 전

정말 좋은 엄마가 될거예요 사랑이 넘치는게 글속에서 따뜻함이 느껴져요

ㄴㄴ오래 전

나는 첫조카도 친구 딸들도 이쁘긴한데 막 님처럼 그렇진 않던데

ㅇㅇ오래 전

저 딩크 결심하고 결혼 4년차에 조카가 태어났는데 조카가 진짜 너무 예쁜거에요. 계속 보고싶은데.. 자주가면 새언니가 싫어할거 같아서 가지도 못하고 사진만 보고 선물만 엄청 사서 보냈어요. 그러면 새언니가 선물한 옷이나 장난감이라우같이 조카 사진을 보내줬거든요. 내 아이가 태어나면 이만큼 예쁠까 그래 낳자 결심을 하고 임신 시도를 했는데 오래 피임해서 그런건지 나이가 들어서 그런건지 아기가 안생겼어요. 내가 막상 원하는데 임신을 못하니 너무 속상하고 1년 넘게 테스트기 할때마다 실망하고 결국 시험관으로 아기 낳았는데 저는 조카에게 너무 고마워요. 조카가 아니었으면 이 아이를 제 인생에서 못만났을거잖아요. 제가 여태까지 알던 사랑은 사랑이 아니에요. 아이를 낳고 아 이게 사랑이구나 했어요. 꼭 낳으세요. 조카의 만배 예쁩니다.

홍시오래 전

제친구도 친구들 애 하나둘 낳아도 자긴 무섭다고 싫댔는데, 여동생이 애낳고 다음해에 임신하더라구요. 아무래도 영향을 많이 받는것 같아요.

ㅇㅇ오래 전

내 아이는 조카보는것보다 몇배로 힘들지만, 또 몇배로 사랑스럽고 몇배로 보람되는

ㅇㅇ오래 전

글도 훈훈하고 댓글도 훈훈하고 그르냐.. 오늘도 조카사랑으로 열일하는 이모,삼촌들 고맙고 사랑합니다 울친오빠도 고맙당

ㅇㅇ오래 전

아이를 싫어하는게 아니라, 임신의 과정이 무서워 내심 피하고 있는게 아닐까 싶어요. 나라에서도 적극적인 장려책이 있고, 남편분이 아이를 원하신다하니 그만큼 아내분을 잘 돌봐드리고 뒷바라지할 용의가 충분해보여요. 임신과정에 남편이 쓰니님을 편안하게 해줄 거란 확신이 있으시다면 아이를 갖기로 해보는게 어떨까요

tdfh오래 전

저는 아이도 싫어하고 님만큼 제 조카를 사랑하진 않지만.. 저희 아이들이 그래도 조카들보다 이쁜거 보면...글쓴이분이 저보다 아이를 더 좋아하시는건 맞는것 같아요~ㅋㅋ 충분히 좋은 엄마가 되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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