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페미니즘에 대한 생각

ㅇㅇ2021.12.03
조회959
안녕하세요. 컴공 졸업하고 평범한 기업에 전산직으로 취업한지 1년 좀 되가는 26살 여성입니다. 

이글을 작성하는 이유는 최근 페미니즘에 대해서 저랑 비슷한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있나 궁금하고 제가 아는 여초 사이트가 여기밖에 없어서 여기에 적어봐요.

옛날에 강남역 살인사건때 제가 20대 초반이였고 그때부터 제 주변에서도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친구들이 많아졌어요. 당시에 끔찍한 범죄가 일어났고 이를 계기로 여성대상 범죄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된다는 말도 많이 나왔고 남성중심의 가부장적인 사회구조를 탈피하자는 페미니즘의 이야기 또한 여자로써의 가치를 좀 자유롭게 펼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저 또한 페미니즘을 찬성하고 동조했었어요.

그런데 지금 거의 5년이 지나면서 느끼는게 점점 방향성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개인적인 생각이 변하게 된것들이 있는데, 크게 3가지로 정리해볼게요.

- 현재 나오는 정책들

저는 페미니즘 이후로 여성대상 범죄에 대해 더 강하게 처벌받고 예방책들이 많이 나올거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지금보면 어떤가요? 범죄 형량 늘리는게 아니라 이상한 여성전용을 늘리고 있고.. 남자는 잠재적 가해자니깐 남자는 반성하고 여자는 조심해라! 이런소리만 하는데 이게 해결책이 맞나 싶어요. 여자가 조심해서 범죄 피할수있는것도 아니고.. 남자가 '난 가해자가 될 사람 아니니깐 안심해'라고 말하라는것도 아니고.. 

여성할당제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제가 취업할때는 다 블라인드여서 딱히 차별받은 느낌은 없었는데 인터넷 썰같은거 보면 면접에서 알게 모르게 차별한다는 말도 좀 있고.. 아직 제가 회사 들어온지 얼마 안되서 승진에 차별있는지는 잘 모르니깐요.

근데 개인적으로 확신하는건 이번 여경같은 할당제는 좀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번에 여경이랑 치안관련 이슈가 터진것도 있고(물론 이번 여경 도망사건은 경찰 자체의 문제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생때 뜬금없이 여경준비한다는 친구도 있었는데 솔직히 좋게 보진 않았거든요.

- 한국남자 비하 및 서양남자 찬양

저는 솔직히 서양남자에 대한 환상이 이전에 깨졌습니다.

4학년때 학교를 통해 미국으로 인턴가서 어플개발, 웹사이트 관리일을 한적이 있어요. 한두달 좀 바쁘게 보내고 그뒤로는 좀 여유가 생겨서 저녁에 밖에서 놀고 주말에는 여행을 자주 갔는데요. 솔직히 미국에서 6개월동안 평생당한 성추행은 다 당한거같아요. 여행지에서 만지고 튀는것도 당해봤고.. 뜬금없이 이상한말 하면서 자기랑 하자는 말도 들어봤고.. 인종차별도 한두번 당했어요. 남녀공학이였던 중학생때랑 대학생때도 성희롱 하는건 좀 들었는데 미국갔을때랑 비교하면 진짜 아무것도 아니였어요...

다음으로 개인적으로 한남거리면서 혐오하는거 정말 싫어합니다. 아버지가 가부장적이셔서 학생때 좀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게 있어서 지금도 좋아하지는 않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집에 하나뿐인 딸이라서 걱정이 많으셨던거 같기도 하고.. 지금까지 경제적으로 지원 해주신거 생각하면 절대 혐오까지는 할수가 없고, 2살위 작은오빠랑 5살위 큰오빠가 있는데 작은오빠랑은 자주 싸워서 좀 별론데 큰오빠는 어렸을때부터 자주 챙겨줬거든요.

지금 인터넷보면 계속 서로 한남, 한녀 거리는데, 이렇게 욕하는걸로 남는게 있나도 의문스러워요.
제가 학생때 김치녀 된장녀 유행했을때는 그냥 남자한테 빌붇는애들 욕하는건가 하면서 별 생각 없었는데 지금은 한남소리 대응한다고 다 싸잡아서 한녀 이러니깐 저도 짜증나 죽겠네요.

그리고 군인비하도 개인적으로 이해 못하는게 큰오빠는 군대다녀온지 좀 돼서 자주는 말 안하는데 육군에서 해안수색? 이런거 하면서 무릎 안좋아진거 아직도 있다고 하고 작은오빠는 공군가서 2년동안 헌병생활 했는데 2년동안 순환근무랑 선임때문에 정신병 올뻔했다고 저한테 엄청 얘기했었거든요. 작은 오빠가 군대이야기 할때마다 좀 싫었긴 했는데 이걸 비하하는건 좀 아니라고 생각해요.

- 가부장제에 대해서

앞서 말했듯이 아버지가 가부장적이셔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그리고 저희 어머니는 소위말하는 가부장제의 피해자라고 볼 수 있었어요. 큰외삼촌 대학보낸다고 어머니는 대학 못가시고 바로 취업하셨고 작은외삼촌 대학보낸다고 버신돈 집에 보내시면서 지냈다고 하셨거든요.. 그리고 직장생활도 큰오빠 낳고나셔 그만두셨고요. 그래서 최근에 어머니한테 억울하지 않냐고 물어본적이 있는데, 어머니는 그런생각 없었다고 하셨어요. 

당시에 경제상황이 안좋아서 아들한테 대학보내는건 거의 당연했던 시기였고, 작은 외삼촌이 직장에서 힘들다고 울면서 집에 온 이야기를 해주시면서 당시에 기업문화가 정말 살인적이였고 여자가 기업에서 오래 살아남기가 힘든 구조라 다들 시집 빨리가는게 당연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큰오빠 낳고 직장 그만둔것도 덕분에 자식한테 힘 많이 쏟을 수 있었고 너희 키우는 돈때문에 아버지가 매일 고생한거 고마워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리고 지금 취업하고 직장에서 남자 상사분들 돈때문에 야근수당 채운다고 일 늦게까지 하시는거 보면서 요즘 생각이 좀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요즘 커뮤니티 보면서 느끼는게 좀 많은데 글 길어지면 다 안보실거 같아서 여기까지만 적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