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을 못 빼주겠답니다. 방법을 알려주세요

springday2021.12.07
조회30,098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법무사와 통화도 했고
임차권 등기하는 걸로 해결해 보려 합니다.
말씀처럼 짐은 일부 놔두고 이사가구요.
+내용 증명 보내기
+계약일 만료 후에 임차인 등기 가능

글 지우려다가, 이런 사례 겪는 분들께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남겨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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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사람들한테는.. 너무 걱정할 것 같아서 말 못하겠고, 저 혼자 감당하기엔 너무 벅차네요.
많은 분들의 현명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서울에 혼자 거주 중인 여성입니다. 현재 사는 전세집에는 2011년에 이사와서 10년동안 살았는데 집이 맘에 들어서라기보다 보증금을 6년동안 올리지 않으셔서 마땅한 대안이 없으니 그냥 살았습니다.

그런데 2021년 올해 1월. 집주인이 전화하셔서 집을 사지 않겠냐며. 살 생각은 없다고 하니 나가달라 해서 2월 초부터 부동산에 집을 보여 주었습니다. 이 집이 나가면 저도 집을 알아보라고 하시길래 집 나가기를 초조하게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낡은 집이라 그런지 5월에서야 간신히 계약이 됐고, 저도 집을 구하려는 찰나에 집주인이 '그냥 이 집을 팔고 싶으니 팔릴 때까지 그냥 사세요'라 해서 저도 '집 구할 여유 두 달 주시면 그렇게 하겠다.'가 됐는데 집이 또 안 팔리는 겁니다.

그러다 10월 말쯤 집주인이 '집을 수리해서 내놓아야겠으니 나가달라' 하셔서. 두 달 여유 주시기로 했으니 1월 중순까지는 나가겠다 얘기가 됐어요.

제가 부자는 아니라.. 결국 지금 사는 곳보다 먼 곳에 집을 구하게 됐지만 집은 맘에 들었어요.
10년 조용히 살게 해 줬으니 계약금도 그냥 제 돈으로 하고, 집주인한텐 달라 안 했구요.

계약을 하면서도 혹시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집주인한테 전화해서 '12월말에 계약해도 되냐.' 물었고. 자기도 돈을 쌓아놓는 게 아니고 구해야 하니 정확한 날짜 정해지면 알려달라고 했어요.
계약을 하고는 날짜 적어서 집주인한테 문자메시지 보냈고 '네'라는 짧지만 답변도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 후로 일이 꼬여갔어요.
갑자기 부동산에서 집을 보러 오겠다는 몇통씩 전화가 오는 겁니다. 저는 이사간다 생각에 집을 어질러놨을 뿐만 아니라 실시간 화상연수가 3주동안 잡혀 있었어요. 그래서 그 기간동안은 못 보여드리겠다. 그 이후에 오셔라 했더니, 부동산에서 '그럼 이사는 어떻게 나가시려구요?' 하대요.

쎄해져서 집주인과 통화하면서
'수리하신다길래 집 보러 올 줄 몰랐다, 화상연수 있으니 그것 끝나면 보여드리겠다. 보증금 주시는 거 맞죠?'
대화가 오갔고, 집주인은 보증금에 대해서는 얼버무리더니 '나중에라도 집은 보여줘요' 하길래, 당연하죠, 했었습니다.
연수때문에 집 못 보여준건 1주일 정도일 겁니다.

그런데 제 이사일 한 달 전이 돼도 집이 안 나갔고 전화가 와서는
집주인의 레퍼토리
큰일이다, 자기 돈이 없다, 못 내 줄 것 같다, 그때 집을 안 보여줘서 그런 거 아니냐..
가 시작됐어요.
그때까지도 푸념이겠거니, 네네, 하고 넘겼습니다. 심기 거스르고 싶지 않아서요.

-제가 아이폰이라 통화녹음이 안돼서 여기까지는 녹음한 게 없고, 이 이후부터는 녹음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1주일에 한 번씩은 전화해서 저 레퍼토리를 늘어놔서 제가 좋게 좋게 반박을 했습니다.
수리한다고 먼저 나가라고 한 거 아니냐, 계약해도 되냐 물어보지 않았냐, 집 안 보여준 건 5일도 안된다(집주인한텐 줄여서 말했어요ㅠㅠ), 1년동안 스트레스 받아가며 집 꼬박꼬박 보여줬다, 이사준비 다 해 놨는데 어쩌란 말이냐.
울면서 사정했어요.
역시 집주인 확실한 대답 안 하고 전화 끊으시고.

드디어 어제 전화해서는 '이사날짜를 한 달 미루라'고 통보를 하시더라구요.
저쪽 집에다 그렇게 얘기해라.
또 본인 레퍼토리 늘어놓으셨고, 저 때문에 집이 안 나간거라네요.
울고 불고 사정해봤지만, '끊을게요' 진짜 끊어 버리셨어요.

'법대로 해요' 여러 번 말 해버리고 싶었어요.
그런데 제가 법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니 뭐라고지르지도 못하겠고.
무엇보다 너무 억울합니다.
제가 뭘 잘못 한 건가요?
집이 없다는 이유로 이렇게 절대적인 을이 되어야 하는 건가요?
또 내가 혼자 사는 여자라 만만히 보나, 이런 최악의 생각까지 하게 되는 스스로가 너무 비참합니다.

집주인이 저한테 전화해서 윽박지르고, 공포감 조성하고, 전 또 이사 못 가게될까 불안에 떨고.
이 짓을 3~4번 반복하니, 끊은 지 3년 된 신경안정제를 다시 찾아 먹게 되고. 정신적 피해보상을 청구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어요.

다행히 대출을 이것 저것 끌어오면 지금 집 보증금 못 받아도 이사는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여쭙고 싶은 것은
1. 끝까지 전세금을 주지 않을 경우 제가 취할 수 있는 조치
2. 정신적으로 저를 괴롭히고 있는 집주인에 대한 응징

두 가지에 대한 현명한 해결 방법입니다.

바쁘시겠지만 부디 답변 부탁드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가-

반대를 누르셨거나 한심하다는 댓글을 다시는 분들만 읽어주세요.
눈이 부을 정도로 울면서 착잡하기 그지 없었고, 도움받을 곳이 마땅히 떠오르지 않아서 생전 처음 이곳에 글 쓴 겁니다.
상담비 아까워서 여기 글 올린 거 아니고, 똑부러진 분들이 판에 많은 것 같아 다양한 각도의 조언과 말을 듣고 싶었을 뿐입니다. 한 편으론 공감과 위로의 말을 들을 수도 있겠다 싶었고.
글 올기기 전에 인터넷 검색도 했고, 부동산 중개인들께도 조언도 구했었어요.
댓글 보고 법무사와 통화도 해 봤구요.

사실 오빠가 경찰이라..조사 전문으로 하는.. 도움을 요청했다면 가장 명쾌한 답을 얻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 나이먹고 가족들 걱정끼치는 거 정말 안 하고 싶어요. 울지 않고 말할 자신도 없었구요.

그런데.. 제가 한심하다는 식으로 댓글을 다는 분들, 반대하시는 글..

정신차리라고 따끔한 충고해주신 거겠죠. 다른 의미로 도움은 됐습니다.
남한테 아쉬운 소리 하면서 살지 말아야겠다..
새삼 독기가 끓어오르네요.

자기 전문분야 아니면 당연히 잘 모를 수 있어요. 굳이 도움 필요하다 손 내민 사람 잡아주진 않을망정 쳐내지는 맙시다.

판에 글 쓸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기를 바라면서 글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