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쪘는데 서운해요.

2021.12.07
조회22,141
안녕하세요.

그냥 속상해서 여기다 풉니다.

미리 말씀 드리자면 저는 의지박약의 문제로 살을 못 빼진 않습니다.

통통으로 성장해 왔지만 날씬으로 가고 싶어서 10키로 한번에 쭉 빼도 봤었고

그게 웨이트 없이 유산소+굶기로 독하게 단기간에 뺀 거라 생활 습관이 조금만 흐트러져도 도로 쪄버려서

약 15kg도로 찐걸 웨이트 식단 병행해서 도로 빼는 근육충만해지는 건강한 다이어트도 해 봤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시험준비하면서 살이 많이 쪘어요.


저는 운동 따로 안해도 밤에만 안먹으면 살이 안찌는데 밤에 먹어서 살이 쪘습니다.


공부량을 다 소화하려면 밤을 늦게 새는 일이 많아서 밤에 한끼를 먹고 대신 아침을 안먹었어요. 아침은 안먹어도 공부하는데 별 지장이 없었어서요.


원래 입이 짧아서 폭식은 한 적 없고 가끔 간식 먹고 이삼일에 한번씩 한시간씩 걸어다녔습니다.


그런데도 최저로 뺐을 때 보다 25kg 쪘습니다.


살 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규칙적으로 생활을 못한게 영향이 큰 것 같아요.


그리고 올해 합격한 이후로 규칙적으로 생활하면서 천천히 감량해서 8kg정도 뺐습니다.


솔직히 급하게 빼는거 이전에 해 봤는데 못 하겠습니까.ㅠㅠ

이전에 급하게 10키로 뺐을 때 체력 쭉쭉 깎이고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자마자 무릎 꺾이고 머리 빠지고 해 보니까

천천히 빼야겠다는 거 깨달아서 천천히 뺐습니다.

특히 여자는 빨리 빼면 ㄱㅅ이 진짜 소멸해요.ㅠㅠ

아무튼 올해 3월부터 천천히 뺀게 8키로 였습니다.



여기까지가 살 근황이였는데


사실 저는 살을 크게 문제라고 생각했던 적이 없어서 여기부터 속상한 일을 적어봅니다.


저는 살면서 말 그대로 살을 문제라고 생각했던 적이 없었습니다.


이전에 뺐던 것도 입고 싶은 옷을 예쁘게 입고 싶어서 뺀 것이었고

남의 살에도 관심이 없어서 제 살도 문제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습니다.


예를 들어 오랜만에 만났는데 이모부 배가 뽕 나오면 그냥 웃겼고 말랐던 친척언니가 살이 많이 쪄서 와도 변함없이 반갑고 너무 좋고 언니를 존경하는 마음도 그대로였어서


다른사람이, 특히 가족에게 살로 비난 받을 줄 상상도 못했습니다.

남에게 관심이 많고 생각이 짧은 타인이 그럴 수도 있다고는 생각했지만

가족끼리는 그럴 줄 몰랐어요.


제가 살이 찌면서 엄마와 이모에게 걱정을 많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한창 예쁠 때 못 꾸며보고 못 누릴까 봐 걱정하시는 투로 얘기하셔서

저도 걱정으로 받아들였고,

건강에 문제도 없고 다시 뺄 자신이 있어서 별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점점 날카로운 눈초리와 말로 변하더니

이제는 이모가 매번 볼 때 마다 어떡하냐 진짜 큰일이다 이러고 집에 박혀있지말고 나가라 이렇게 말하십니다. 그대로예요.


저 코로나로 줌수업하고있고 장학금도 받고싶어서 공부하기 벅차지만

절대 집에만 안 박혀있고 운동하러, 볼 일 보러 자주 나가요.

근데도 매번 그냥 집에만 있지 말라고 하십니다. 살이 안빠져있는걸 보고 하시는 말이에요.


진짜 인생망했다는 투로 얘기하시는데 그게 너무 속상해서 여기 적습니다.

연애도 못하면 어떡하냐고 하셨는데 여태까지 살쪘을때도 빠졌을때도 연애하는데 문제 없었고

그래서 그렇게 얘기해도 듣고싶은말이 아니면 잘 듣지도 않으세요.


살이 안빠지고 있으면 덜 억울할텐데 천천히여도 매번 볼 때 마다 빠지고 있는데도 그러니까 정말 속상해요.

같은 말을 해도 정말 걱정하는 투면 하나도 속상하지 않을텐데

오늘 엄마에게 받은 눈초리가 너무 속상해서 글 적어봅니다.

저녁에 엄마에게 이모 말이 너무 속상하다고 했는데

엄마가 왜 그러겠어. 너 걱정되서 그런거야 라고 하시는데

왜 그러겠어라고 하면서 제 몸을 보면서 얘기하는데 너무 속상하더라고요.

저는 엄마가 배가 나오고 이모가 배가 나와도 건강에 문제만 없으면 관심이 없습니다.

이모도 어릴 때 부터 예쁨받은 기억이 많아서 너무 사랑하는 마음이 큰데

요 1년간 이모 눈초리를 생각하면 얼굴 보기가 너무 속상해졌습니다.


저는 남의 살에 관심이 없는데 왜 저의 살은 이렇게 관심을 많이 받을까요.

어차피 제 건강을 위해 빼고 있는 중이고 계속 뺄 생각이지만

이모랑 엄마 영향을 받을 수록 제 살을 미워하게 되서 앞으로 우울해하면서 빼야 하는게 아득해요.


저는 살이 쪘을 때도 행복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어차피 외모는 관리해도 나이들면 망가지게 되어있고

지금 살 쪄서 외모 망가졌다고 우울해야 하면 나중에 주름 하나 늘 때 마다 어떻게 사나 싶다고

이모랑 엄마한테 얘기드렸어요. 납득은 하시는데 눈초리가 달라지진 않더라고요.

그냥 말이 안통하는 오지랖넓은 옛날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스트레스 안받기에는

이모랑 엄마를 너무 사랑해서 속상한게 맘대로 안되네요.


얼굴 아는 사람들한테 가족흉을 볼 수가 없어서 여기 속상한거 적고 풀어보려고 적어봤습니다.

해답을 바라고 적은게 아니라 같이 고민 안해주셔도 괜찮아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