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 지나 오빠에게 답장을한다.

쓰니2021.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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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상준오빠.10년이 지나서 편지 한통을 발견했어.그건 우리가 연애할때, 감성있을떄, 써주었던 연애편지였어.헤어짐을 하느라, 그 마지막 편지는 읽어보지 못했는데 - 아이엄마가 된 나는 아이랑 함께 짐정리를 하며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그 편지를 발견했어.
그리고 오늘 이 글을 통해,편지도 태우고 작별인사를 고하려고해.
안녕오빠.아련한 20대의 사랑아 안녕.나는 지금 오빠랑 헤어진지 딱 10년이 지났어.3년이 지나면 강산도 바뀌고 강물과 바닷물도 바뀐다지?나는 그렇게 아기엄마가 되었어.
10년전에 내가 했던 말들 기억해?오빠 닮은 아이 낳고싶다고 했잖아 ~나는 그렇게 오빠랑 헤어지고 아기엄마가 되었어.
그때도 다른 지역에 살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는데,우리의 중거리 연애도 그랬듯.나는 여전히 그 감성을 못버려서 내 고향과 먼 타지사람을 만났어.
오빠는 어떻게 지내?오빠도 아기아빠가 되었을까?아니면 아직 혼자 살고 있을까?궁굼하긴 하다 ~
오빠, 사실 나 오빠한테 쭉 마음에 담고 있던 것이 있었어.미안하다고 말해야 했던 일이었어.지난날 우리가 헤어지던 날.난 오빠를 사랑하지 않던건 아니었어.그저 불안정한 마음속에서 자존심때문에오빠를 밀어낸거였어.
나는 꽉막힌 부모님 밑에서 자라,창의성을 키우고 싶지만 무조건 회사만 들어가라시던 부모님 성화에 못이겨내 꿈을 포기했고, 뭐라도 해야겠다며 공장알바를 하고 있었어.이 알바는 내가 집을 나오려고 모으는 돈이기도 했지.
오빠한테는 창피해서 비밀로 하고 있었는데 오빠가 어떻게 알고 일터 앞까지 찾아왔더라구..그래서 나는 그게 너무 창피했어.쥐구멍이라도 들어가서 숨고 싶었고,늘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었는데 먼지 뒤집어 쓰고 기름 뒤집어 쓴 모습을 보이자니너무 창피하고 부끄러워서 헤어지자고 문자로 말했었어.
그놈의 자존심이 뭔지,이제 10년이 지나고나서 연락처도 모르는데 이렇게 사과를 한다.미안해. 미안해.상처줘서 미안해.
10년전의 편지,헤어지면서 개봉을 안했더라 그런지 보고있자니 눈물이 났어.어떻게 아직까지 이 편지가 있는건지 모르겠더라구.
나 말야. 오빠랑 헤어진 후 바로 집을 나왔어.유학도 가고 싶었던 나한텐 부모님은 늘 다른 직업을 꿈꾸게 했었어.그리고 오빠랑 만났을당시,차마 말을 안한건데 말야 ...
하고싶은걸 전부 못하게 한 엄마가 그러더라구
A4용지에 하고싶은 걸 빽빽하게 기한내에 적어보래.그땐 이미 꿈이 사라진 후여서 그런지 뭘 해도 모르겠었어.그러고 엄마랑 대판나게 싸웠고,타이거맘이었던 엄마는 내 마음을 한번도 물어본 적이 없었기에20대의 나이에는 꿈꾸는 나이라고 누군가는 말하지만나는 집을 나가지 않으면 죽을것만 같았을 만큼 힘이들었어.
내 꿈이 뭐였는지 알아?고등학교 졸업한 후 돈을 벌어서,해외로 나가서 사는거였어.영어도 곧잘했으니까,고등학교때도 상위권이었던 나였으니까대학갈마음 1도 없는데 억지로 넣은 수시1차를 바로 합격했을 나였으니까자신이 있었어. 해외가서 살 자신말야.그리고 그냥 집을 나오고 싶었어.우리집은 엄마, 아빠, 언니, 나 이렇게 4가구 였는데어찌된일인지 3명다 나랑 성격이 하나도 맞지 않아서마음기댈 곳이 없었거든.
그래서 단기알바한 돈으로 타지역에 원룸을 구하다임금도 밀려 친구한테 기생도 해보고... 너무 힘들었어.
사실 그때, 오빠랑 같은 지역에 가서 살면 만날 수 있을까 해서오빠가 자취하던 곳에 갔고,잠깐 기생했던 게이친구랑 밥을 먹던중 오빠한테 전화가 왔었다.알고 있어. 그 후로 일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연락을 못하던 중.오빠한테 연락이 끊어졌고,다시 전화하니 없는 번호라고 하드라구. 
그때, 참 많이 보고싶더라.헤어짐을 말할때, 자존심 버리고 솔직하게 말하면 달라졌을까? 하며오빠가 많이 생각났지만 연락처를 모르기에 연락할방법이 없었어.그러고나서 3년이 흐르고,엄마한테 슬쩍 연락처를 물어보니 모른다고 잡아때셔서연락할 방법을 못 찾았어.
싸이월드 도토리 쓰며 노래도 커플로 맞추고메인에 우리 사진도 대문짝만하게 걸어놓은게이제는 추억이네.
고마웠어 오빠.
오빠랑 같이 지내는 시간동안 나는 엄청 행복했어.오빠가 사준 브라이스 인형도 좋고,오빠랑 처음으로 가봤던 강원도 무박2일여행도 좋았어.오빠가 늘 배려해줬던 데이트도 좋고,오빠가 나랑 결혼할꺼라며 집 마련의 꿈을 가지고 말로 결혼을 말했을때도 좋았어.내가 무슨 잘못을 해도 용서해주던 20대의 오빠가 좋았어.
자존심만 챙기기 급급했던 나는 오빠의 친절함을 당연히 여겼고,이제는 다 추억이 되었지만 말야.
오빠,고마웠어.그리고 미안해.
나 말이야 그러고나서 오빠 엄청 찾았었어.자존심때문에 일방적으로 헤어져서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었거든그런데 같이 했던 게임을 들어가봐도 친구가 없고, 해킹을 당한건지 여러계정이 많기도했고,오빠의 고등학교 동창도, 오빠가 대학생때 알고 지냈던 분도오빠의 연락처를 아무도 모른다고 하네.
그렇게 5년 찾다가 다른 사람하고 연애하고 결혼하고오빠를 잊었는데 편지를 보니까 감회가 너무 새롭다.
잘살고있지?
연락처도 모르고,어떻게 지내는지도 모르고이제와서 기억나는건추억과 나이차이, 이름뿐이지만
고맙다.20대를 행복하게 만들어줘서.
난 이제 새로운 삶을 살고 있으니까오빠한테 받은 편지는,불에 활활 던져버릴꺼야.
잘지내요.이제 맘속으로 지울께요.
어딘가에서 살고있을 당신에게.행복하기를 바라면서.이제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