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류애인

푸른바다2008.12.20
조회1,187

 

삼류애인  

삼류애인

 

푸른바다가 가장 좋아하는 식단 입니다

한 잔들 드시구려 ^^*

 

 

삼류애인


삼류인생, 삼류영화, 삼류애인 까지...

근데 전 삼류를 좋아합니다.

일류를 자처하는 것들이 가진 그 고결함이라든지,

정제된 느낌 그게 싫어서지요.

단순함이, 바보스러움이, 유치함이, 가난함이 훨씬 내게 가까워서인지도...


삼류애인은 이렇겠죠.

남의 기분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대로 밀어부치고

분위기랑 전혀 맞지 않는 곳에서

눈치 없이 꽃 내밀고

노래방에 가선 제 신명에 목청껏 뽕짝 불러제끼고

때론 자기감정에 취해 눈물도 뿌려대겠죠...

그런 삼류애인 하나 있었으면...

생각보다는 행동이 앞서는

그런 애인 하나 있었으면...

며칠 전 후배 녀석이 푸념하듯 내뱉은 말이다.


모든 사물에는 양면성이 있다.

똑같은 물건을 놓고도 보는 각도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게 마련인 것이다.

장자가 산속을 지나는데

큰 나무에 가지와 잎도 무성하건만

나무 베는 사람이 있으면서도

베려고 하지 않기에 물었더니

재목으로 쓸데가 없어서 그런다고 한다.

산을 벗어나 옛 친구 집을 찾았더니

주인이 반기면서 거위를 잡아 대접하려는데

두 마리 중에 하나는 잘 울고

하나는 그렇지 못해

어떤 것을 잡으리까 하는 하인의 물음에

울지 못하는 놈을 잡으라고 한다.

 

앞서 거목은 아무 데도 쓸모가 없어서 살아남고

이제 거위는 무능하기 때문에 목숨을 잃어니

선생은 세상을 살기에 어느 길을 택하겠는가 하고 묻는다.

어려운 질문이다.


모든 게 생각하기 나름이어서 이런 얘기도 성립된다.

누군가가 애인과 데이트를 하는데

분위기 나는 카페에서 이름도 요상한 커피를 주문하고

유래도 모르면서 마시는 커피를 찬양하고

색깔 요란한 술 한 잔에 인생을 걸어 놓은 듯 경배하며

샹송 칸소네 아리아를 이야기하며

유식을 자랑하는 데이트....

 

누군가가 애인과 데이트를 하는데

분위기 질박한 동네 주점 막의자에 앉아

김치보쌈 한 접시에 막걸리 한 통 시켜놓고

텁텁한 막걸리 한잔에 오늘 살아온 이야기 애인과 함께 나누고

흘러간 유행가 한 곡조 따라 부르기도 하고,

갑자기 생각난 듯 큰소리로 친구와 통화 하고 ....


장자의 나무는 잘생긴 일류의 나무였지만

쓸모가 없어서 살아남았다.

친구집의 거위는 울지 못하는 무능 때문에 죽었다.

 

양면성의 어려운 숙제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일류가 되기 위해 어려서 부터

부단히 노력하며 자신에게 투자한다.

세상의 모든 나라도 일류국가가 되기 위해 국력을 모은다.

하지만 이분법의 논리가 아니라도

일류가 되던 삼류가 되던 양단간에 하나는 선택되어서

살아가게끔 되어있다. 

그러나 예외의 별종도 있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들은 천성적으로 둘 다 잘 하니까...



나는 정말 삼류가 좋다.

나는 정말 삼류가 느끼하지 않다.

그것은 물질적인 문제가 아니라

투박하고 질박하며 수더분한 인간살이의 구수한 정이

가면을 쓰고 있지않기 때문이다.

나는 나를 위해서 누구에게나

질박한 삼류의 사람으로 불렸으면 한다.

 

푸 른 바 다

출처 : Tong - 푸른바다5님의 푸른바다의 글마당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