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애하다 4개월뒤 재회했어요

ㅇㅇ2021.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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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제목처럼 3년 연애하다 헤어지고 4개월만에 재결합한 20대 여자입니다:)
저는 억지로 관계를 이어붙인 경우는 아니고, 서로가 진중히 생각하고 몇 번을 대화하면서 마음을 확인하고 다시 시작하게 된 경우에요.
사귀는 동안 헤어진 적은 1년차때 한번 그리고 3년차때 한번 총 두번 있었고 처음엔 제가 찼었고 한달만에 다시 만났어요. 그리고 2년 잘 만나다가 이번엔 제가 차인거죠ㅎㅎ..
저는 제가 차일거라고는 생각조차 해본적이 없어서 엄청 당황스러웠고 그래서 헤다판에서 하지말라는 공식 두가지를 전부 다 어겼어요. 술먹고 찾아가기와 매달리기요ㅋㅋ큐
헤어지고 3주정도 버티다가 도저히 못 버티겠어서 술먹고 남친 집앞에 무작정 찾아갔었어요. 날이 추워서 남자친구가 저를 조금 챙겨주긴 했지만 태도는 엄청나게 단호했었고, 술취한 와중에도 그 단호함이 느껴져서 다시 만나잔 말은 꺼내보지도 못하고 집으로 왔었어요.
다음날이 되니 이불킥은 둘째치고 3주만에 본 남친 얼굴이 안잊혀져서 결국 연락해서 다시 만나자고 제안했죠. 근데 남친은 엄청 단호하게 싫다고 하더라구요. 다시 만나봤자 모든게 반복될거라고. 그냥 미안한 마음 뿐이라고. 잘 잊어줬음 한다구요.
그제서야 진짜 이별한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지난 3주간도 많이 아파했다고 생각했는데 진짜 고통은 아직 시작도 안한거더라구요. 식음을 전폐하고 외부활동도 다 멈추게 되면서 그저 일집일집.. 
이대론 너무 견디기 힘들어서 남친을 엄청 원망해보기도 했는데, 나 살자고 남친을 죄인 만드는 기분이기도 하고 뭔가 근본적인 감정의 해소가 없는 듯한 기분이였어요. 합리화에 불과하다는게 느껴진달까요..
그래서 이것저것 정말 많이 검색해본 것 같아요. 재회 유튜브나 블로그는 좀 유명하다 싶으면 다 들어가보고.. 물론 직접 상담을 받거나 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그 많은 사람들이 한결같이 강조하는 몇 가지는 알겠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느낀걸 토대로 행동하기 시작했죠. 일단 가장 중요한건 '분리감'이였어요.제 경우는 남친이 힘들어했던 가장 큰 이유가, 제가 남친의 행동을 항상 왜곡해서 받아들이는 데에 있었어요. 
늘 오던 전화가 안오면 서운해하고, 잠깐 통화하더라도 항상 끊을 땐 '사랑해'라는 말을 해주는 사람인데 그게 없으면 서운해하고ㅋㅋㅋ(ㅁㅊ년 같겠지만 오해는 말아주세요..)
저에게 저런 사소한 것들이 서운하게 느껴졌던 가장 큰 이유는, 나는 그런 사소한 부분에서도 상대방에게 내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 때문이였어요.
우리는 사랑을 하는 사람들이지만, 그게 전부일수는 없잖아요. 서로를 사랑하는 것과 동시에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고 그런 현실에 치우치다보면 가끔은 텐션이 떨어지기도, 우울해지기도 하는거구요.
돌아보면 저는 그랬어요. 저 자신도 남친이 오해할수도 있을만한 행동들이 나오는 순간들이 있었고 그런 행동을 하게 될 땐 보통 제가 피곤하거나 다른 이유가 있을 때였죠.
남친도 똑같았을거 아니에요. 저 이외의 문제로 힘들거나 지치는 순간들이 있었을텐데 저는 그때마다 '나를 사랑하지 않아서'라고 매도해버린거죠.(요즘 헤다판엔 이런 말 하면 주접떤다고 욕 엄청 먹던데..)
그치만 이건 인간관계 불변의 진리라고 생각을 해요. 서로는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살아가는 환경이 달라요. 둘 중 어느 누구도 무언가를 강요해선 안돼요. 그냥 닮은 것들을 찾아가고, 찾아가는 과정에서 동질감을 느끼고 서로 더 깊어져가는 거죠. 다른 점은 다른 채로 인정하고 존중해주면 돼요. '틀린'건 없어요.
적어도 저는 그렇게 느꼈어요. 내가 남친을 내 패턴대로 바꾸려고 하는 태도에 지쳐서 자신의 패턴으로 돌아가고 싶어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분리감을 줬어요. 더이상 남친에게 내가 노출되는 일이 없도록, 추태부려서 미안했고 이젠 그러지 않겠노라 카톡 한통 보낸 후 인스타 팔로우도 끊고 전화번호도 바꿔버렸어요. 물론 남친을 위해서가 아니라 제 스스로가 살고 싶은 마음도 있었구요.
그 후 2개월은 그냥 계속 자아성찰만 했던 것 같아요. 코시국이지만 친구들 만나서 내 눈에 좋은 곳 내 몸에 좋은 것들도 많이 많이 넣어주고 나한테 호감표시하는 남자랑 커피도 마셔보고 그냥 마음가는대로 지냈어요.
그동안 남친 생각이 안났다면 거짓말이지만 인스타를 염탐하거나 카톡 프로필을 다시 추가하거나 하는 짓은 일절 하지 않았어요. 그냥 내 인스타에 좋은거 보고 맛있는거 먹은거 올리거나 하는 정도가 전부였어요.
근데 어느 날 새벽에 DM이 오더라구요. 남들은 뭐 떠볼려고 자니? 이딴 멘트 날린다는데 저는 처음부터 엄청 장문의 디엠이 와있었어요. 대강 자신이 '이러이러한 힘든 부분이 있었고 무책임하게 널 놓아버린 것 같아서 미안함을 가지고 있었다' 뭐 이런 얘기였어요.
여기서 제가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지 않았더라면 '이제와서 개소리야'하고 말았을거에요. 저라면 분명히 그랬을텐데, 그냥 저는 남친이 보낸 내용이 전부 이해가 갔어요. 남친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겠다 싶었고, 그래서 담백하게 대답을 해줬어요.
이해한다고, 나에게도 잘못이 있다고. 나 또한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니 너무 미안해하지는  말라고. 
그러고는 두어시간 답장이 없더니 갑자기 전화번호가 바뀌었냐며 지금 근처인데 잠깐 만날 수 있냐고 다시 디엠이 왔어요. 그렇게 마지막 매달림 후 2개월 반만에 다시 얼굴을 보게 되었죠. 
솔직히 말하면 어색하거나 그럴 줄 알았는데 그냥 편하고 좋았어요. 내가 늘 보던 얼굴, 나한테 가장 익숙한 얼굴이였고, 이전처럼 피로에 쌓인 눈빛이 아니였거든요. 
그냥 즐겁게 얘기했어요. 서로 텐션이 막 높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진지하지도 않게. 그러게 두번을 더 만나고 나서야 저희는 재회를 했어요.
결론은 지금은 서로 잘 만나고 있답니다. 남친은 그런 말을 해요. 요즘 널 보면 내가 널 왜 그토록 좋아했었는 지 떠오른다구요. 처음 만날 때의 모습이 보인대요.
아이러니 한건, 제가 달라진 건 더이상 남자친구에게 100% 의존하지 않는다는거에요. 남친을 좋아하고 남친의 삶을 진심으로 존중하지만, 동시에 내 삶과 나 자신 또한 존중하는 마음을 잃지 않아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는데 남친에겐 그게 매력적으로 보여지나봐요.
로버트 그린이라는 작가가 자신의 책에서 이런 말을 했어요. '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내가 나를 욕망하면, 나를 욕망하는 나를 상대방 또한 욕망한다는 거에요. 내 스스로를 아끼고 진심으로 사랑할 줄 알면, 그런 나를 다른 사람들도 사랑하게 된다는 말인거죠.

쓰다보니 너무 진지충 같기도 하고 글이 길어져서 이만 줄여야 할 것 같아요ㅎㅎ 아무리 요즘 헤다판 분위기가 변했다지만 
그래도 이런 이야기를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고자 하는 분들도 아직 계실것 같아서..저도 그래서 힘들때 헤다판을 찾아오기도 했구요.
서로 진심으로 사랑했던 적이 있는 사이라면, 막연하게 상대방을 원망만 하는건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아요. 그가 나를 사랑했듯 그가 나를 피하는 이유가 있을거에요. 우리 자신 또한 마찬가지이구요.
물론 재회가 아까울만큼 쓰레기같은 놈들도 있겠지만..그래도 앞으로 그런 쓰레기를 거르기 위해서라도 스스로 힘을 길르는 것도 정말 좋요한것 같아요.
그리고 다른건 몰라도 '분리감'에 대해선 꼭 공부해보세요. 단순히 심리학 용어가 아니라 연애라는 한가지 활동을 오래하는 우리같은 사람들에겐 꼭 필요한 개념이라고 생각해요.
구글링만 해봐도 좋은 글들 많이 찾을 수 있으니까, 꼭 힘내시길 바랄게요. 세상에 내 편 하나도 없어도 나 자신이 내 편이면 그래도 괜찮아요. 좌절하지 마세요. 저도 응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