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쓰니2022.01.09
조회4,611
안녕하세요 올해 20살이 된 여대생 입니다
제목 그대로 저는 아빠가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아빠랑 싸우고 바로 쓴 글이라 두서없어도 양해 부탁드려요

오늘 저녁에 친구랑 놀고 집에 들어와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했습니다
취업 알바 뭐 그런 얘기들요

그러다 알바 얘기를 하는 도중이었습니다
저는 편의점 술집 피시방 등등 애들이 하는 알바 보다는
대학교에서 하는 교내근로라고 행정잡일 같은 거 하면서
최저시급 받는 알바를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전문대 4년제 간호학과 입학 예정인데
간호학과면 학비도 비싼데다 교재비나 용돈 등등 대학생 되면 아무래도 고딩 때보다 부담해야 할 돈이 많아지잖아요

사실 저희 부모님도 인테리어 사업하시는데 말이 인테리어 사업이지 도배 같은 거 해주시면서 사실상 거의 힘든 노동을 하시는 거나 마찬가지세요

그런 부담도 들어드리고 싶고 또 언제까지나 부모님에게 손을 벌릴 수는 없잖아요 이제 50대셔서 몸도 안 좋고 무엇보다 이제 즐길 나이인데 …

그래도 저는 공부도 해야 하니까 방학 중에만 알바를 한다고 했습니다
근데 계속 반대하시길래
“ 아니 알바하는 게 뭐가 어때서 그래 방학에만 하는데 나도 내 용돈벌이는 해야지 “ 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밥 드시던 아빠가
내가 너보고 돈 벌어오랬냐,
그럴 거면 학교 가지 말고 지금이나 공장 들어가 돈이나 벌어라,
아빠 친구들은 다 서울에 있는 대학 쓰는데 넌 전문대 간호학과나 가는 주제에 뭐가 그리 뻔뻔하냐,
아빠는 말은 안 하지만 얼마나 창피한 줄 아느냐,
누군 참을성 많아서 너에 대한 창피함을 참고 사는 줄 아느냐,
그렇게 행정 업무 하고 돈 벌고 싶으면 동네 부동산이나 가서 커피 타고 화분 물 주고 청소하고 그렇게 살아라 그게 네 수준이다 등등

이러시면서 밥상을 엎으셨습니다.

저 20년 살면서 아빠 밥상 엎는 거 처음 봐서 너무 무서웠습니다.

사실 저 어릴 때부터 아빠가 불면증이셨는데
6살 때 제가 아빠 잠 깨웠다고 맞고(거의 밟히다시피 했습니다)
어린이집 가기 싫다면서 우유 엎질렀다고 하루 종일 방에 두고 가두고,
배 안 고파서 밥 안 먹고 당시 친구들이랑 같이 게임하기로 해서 들어가야 한다니까 뺨 때리고,

등등 기억나는 건 많이 없는데 저런 식으로 저는 어렸을 때부터 많이 맞았고 막말을 들으며 지내왔습니다.

그리고 제 학교도 전문대지만 간호학과는 알아주는 학교였고 나름 자대 병원도 있는 학교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취급을 당하니 자존심 상하는 건 물론이고 내가 너무 쓰레기같은 존잰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린 시절 너무 그런 기억들이 괴로웠어도 늘 용서하고 애교도 떨었는데

이제는 아빠 얼굴 보기도 싫고
결혼식장에 저희 아빠는 안 오셨으면 좋겠구요
아빠가 이젠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저도 너무 못난 딸인 거 아는데
엄마도 들어와서 한다는 말이
그러게 왜 아빠한테 대드냐 등등 이런 말밖에 없으니까
너무 너무 힘드네요

1366 번호만 몇 번을 누르고 지우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소연 할 곳이 없어 여기라도 글 써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