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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2022.01.11
조회593

있잖아, 나는 서운한 게 있으면 안 묵혀두고 티내거나 바로 말 하는 편인데 너는 연애 초반에 나한테 난 서운한 게 많은 것 같다고 했잖아 그때 이후로 너한테 이런 서운거나고 감정적으로 상했던 일에 대해 말하기가 망설여져 많이. 그래서 꽤나 묵히게 되고, 아무래도 묵히다 보니까 미화되긴 커녕 기억이 왜곡되고 자꾸자꾸 생각나서 서운하고 그렇긴 하더라. 근데 나는 이 서운한 점을 말하기가 망설여져서 나 혼자 이별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아.

처음에 너가 나한테 고백했을 때 그때 너랑 사귀고 싶다는 생각이 크게 안 들기도 했고 갑작스럽기도 하고 해서 대답을 안 했잖아. 그리고 나중에 내가 너한테 다시 고백한거고. 그때 내가 사랑과 우정사이라는 노래에 빠졌었는데 가사중에 '연인도 아닌 그렇게 친구도 아닌 어색한 사이가 싫어져 나는 떠나리' 이런 가사가 있거든? 연인도 아니고 친구도 아닌 이 애매한 사이를 어떻게 매듭을 짓지를 갈등하던 때였는데 너는 내가 만나본 사람들중에 서툴지만 진심을 크게 와닿게 해줘서 그래서 만나보면 좋을 것 같아서 사귀자고 한거였어.

사귀다보니까 내가 왜 고백을 늦게 받았지 너라는 애가 뭐가 부족하다고 고민했던거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는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너가 더 좋아지더라.
세상 모든 사랑노래가 막 내 얘기같고 ㅎㅎ

근데 요즘은 좀 아님을 자주 느껴 ..ㅎ..

내가 이런 너의 지금 모습에 많이 적응해서 그런지 너에게 고백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과거의 나에게 회의감이 들어서 썸 탈 때의 톡내용을 싹 읽어봤어.
근데 내가 많이 적응하긴 했나봐.
너가 나한테 이렇게 많이 애정표현을 하고 자꾸 만나자 그랬을 줄 몰랐어. 어제 카톡을 다시 읽어보는데 지금의 너랑 자꾸 비교가 돼서 눈물이 나오더라.
지금은 내가 만나자고 안 하면 먼저 만나자 말 안 할 것 같아.

너가 날 사랑한다면 충분히 고쳐질 수 있을거라 생각하긴 해. 그래서 내가 너한테 이 서운한 일을 말한다 하더라도 나는 왜이렇게 엎드려 절받기 같은 느낌이 들까.?
널 내 마음대로 하려는 기분이 들어. 이별이 답이 아니라는 거 나도 알아.
근데 난 연애초기에 너가 나한테 했던 말 때문에 서운한 일을 말하는 게 이별만큼 두려워.

어떻게 해야 좋을까.

모르겠어 나도 지금 너무 복잡해
하루에 몇 번이고 이 생각을 반복해
똑같은 제자리 걸음이고 생각정리를 몇 번이나 하는 지 모르겠어.

평소에 일찍 자는 애가 나랑 전화하겠다고 새벽 늦게까지 깨어있고 그 10분 잠깐 보겠다고 컨디션 안 좋을 때 나와서 만나고 하루를 마무리 하면서 수고했다고 고생 많았다고 한 마디 던져주던 너가 좋았어.

처음에는 간이고 쓸개고 빼줄 것 처럼 잘 해주더니 이제는 전화도 안 하고 내가 보러 집 앞으로 간다해도 안 살가워 보이고 밥먹어야 한다며 만나주지 않을 때.

너는 나보다 친구와 게임과 잠을 택하고 나한테는 사랑한다고 그러더라.
나는 사랑한다는 말을 원한 게 아니야.
행동을 바란거지. 말로 날 잡아두지마

너가 나랑 연애하면서 점점 편해질 수록
난 너랑 이별을 준비하게 될 것 같아.
더이상 날 뒤로 미루지 말고 비참함을 느끼게 하지 말아줘.


너가 정말 보고싶은데
나는 너와 사귀고 있는 와중에 이별을 준비한다는 사실이
너무 미안해서 못보겠어

이러면서 나 너한테 톡 오면 좋다고 헤실거려

말도 안 하면서 서운한 점 알아달라는 나도 웃긴데,
안 그럴테니까 변하지말아줘 너는.

나 너랑 안 헤어지고싶어
사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