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제야 삼순이는 일어나 소파에 앉았다. 어제 저녁도 다 먹지 못했는데 밤새 욕실에 갇 혀 있어 더욱 헬쓱해 보였다. 때문에 난 집에 오자마자 술이 덜 깬 채로 아침을 준비해야 했다.
"먹어-"
아침따위 먹어본적도 없었다. 커피 한잔. 그게 내 아침의 전부였다. 그리고 오늘 처음으로 아침 이란걸 먹어봤다. 엄마가 돌아가신 이후 처음 먹는 아침.
간단한 아침식사를 마치고 식기세척기에 그릇을 꽂아 놓곤 샤워를 하고 나왔다. 티비를 정신없 이보고 있는 삼순이. 난 궁금함에 티비를 보았고, 티비에선 아주 유치한 만화가 나오고 있었다. 설마. 스무살이 넘었다는 얘기 거짓말 아니야?
"옷입어-" "......." "옷 입으라구-"
어제 입고 왔던 옷을 가리켰다. 그러자 삼순이는 소파에 웅크리고 앉아 떨어질 생각을 않고 있 었다.
"옷 입어야 가지-! 얼른 입어."
내가 옷을 들고 다가가자 삼순이는 소파에서 내려와 소파 뒤에 몸을 감추어 내 눈치를 살폈다.
"그 옷 입고 갈거야?" "......." "그럼 그냥 그거 입고 가-"
난 삼순이를 뒤로 하고 먼저 현관문을 나섰다. 그러자 소파뒤에 숨어 나를 볼뿐 조금도 움직일 생각을 않고 있었다. 때문에 한번말하면 알아서 행동하지도 않고 들어야 되는 말은 듣지도 않 고 쓸데없는 말만 듣는 삼순이의 행동에 화가 끓어 오르기 시작했다.
"안나와?나 그럼 너 버리고 간다?"
삼순이는 어쩔수 없이 일어나 걸어 나오면서도 집에서 나오기 싫은지 자꾸만 밍기적 거렸다.
"빨리 나와. 화내기 전에-"
그리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주차장에 있는 내 차로 오는 내내도 혹시나 내게서 떨어질까 내 뒤 에 바짝 붙어 따라 걸었다.
"그렇게 입고 나오니까 좋아? 옷 입으랄 때 입지."
와이셔츠 하나 밖에 입지 않았기에 가을 바람이 차갑게 느껴질 것 같았다. 때문에 난 해본적 없 는 호의를 베풀었다. 내가 입고 있던 자켓을 벗어 주었다.
"타-"
삼순이는 내 차 뒷좌석에 올랐다. 마치 마님을 모시는 기사가 된 듯. 바보야 삼룡이는 너야. 내 가 삼룡이가 아니구. 내가 지금 도련님이고 니가 날 모셔야 된다구. 근데 왜 곧 죽어도 뒷자리 에 타는건데?
그리고 강남에 있는 샵에 들렀다. 내 옷을 십년 넘게 만들어오는 디자이너가 있는 샵. 대게 모 모 대사관 부부의 옷을 만들거나 유명 의원들. 그리고 대통령 부부의 옷을 만드는 디자이너 였 는데 나와는 오랜 친구였다. 물론 그는 나보단 나이가 훨씬 많았지만 난 그와 친구다.
"아저씨-" "신우야. 이렇게 일찍 왠일이야?" "부탁있어." "무슨?"
난 대답대신 삼순이를 가리켰다. 깡마른 체구에 작고 아담한 키. 어깨를 조금 넘을 듯한 검은 생머리의 삼순이. 촌스럽기 그지 없었다.
"그냥 몇벌 해줘- 편한 옷도." "야- 니가 여잘 다 데려오고. 누구야?" "누구긴. 삼순이지. 잔말말고 치수나 재!" "알았다. 근데 언제까지 해야 되는데?" "되는대로 해주고 일단 입을 만한거 하나만 찾아줘." "그래-"
아저씨 샵에서 일하는 여자가 아저씨의 지시에 옷을 고르기 시작했고, 삼순이는 그저 신기하기 만 한지 여기저기 두리번 거렸다.
"뭐 입고 싶은거 있어?"
삼순이는 신이났는지 샵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그리고 여자는 내게 적당한 옷 한벌을 가져왔 다. 과연 이런 옷이 어울릴지. 일단은 옷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고, 여자는 삼순이를 데리고 안 으로 들어갔다. 잠시후 삼순이는 여자가 고른 옷을 입고 나왔다.
"쩝. 그럭저럭- 괜찮네." "야- 괜찮다니. 누가 만든건데 괜찮다니!!" "들었어? 옷이 날개가 아니고, 모델이 되야 옷이 사는데 모델이 딸려서 그런건데- 아저씨 옷을 욕한건 아니야-" "아니 그게 그거지-!" "알았다구. 취소해. 멋있어. 멋지다구." "진작 그럴거지- 아참, 겨울도 얼마 안 남았는데 코트 하나 해줄까?" "코트? 지금 있는 것도 많은데 뭐-" "그래도 해마다 유행이 있는건데- 유럽식으로 하나 뽑아 줄게-" "그럼 그래- 뭐 아저씨가 정 선물하고 싶다면야-" "세상에 공짜가 어딨어?!" "늘 이런식이야- 좋아. 하나하지 뭐." "그래-"
"난 아저씨가 옷을 잘만들어서 유명한 디자이너가 된게 아니라 가끔은 아저씨의 그 말솜씨가 의심스러워- 솔직히 말해. 내말이 맞지?" "야! 황보신우!!" "하하. 농담이라구."
언제나 아저씨와 내 사이에서는 이런식의 말장난이 오갔다.
"황의원님 사모님 엊그제 오셨었는데-" "큰어머니가?" "어. 몇몇 분들 같은 당에 계신 의원님들 사모님이신가봐- 우리샵 당골 만들어주신다고 귓뜸해 주고 가시더라구-" "내가 늘 말하지- 싸구려 양장점되고 싶으면 이사람 저사람 옷 만들어 주라구? 어?" "그렇다고 오시는 사모님들 막을 수야 없지. 나도 내 이름걸고 만드는 옷인데 아무나 줄수도 없 고. 그래서 미치겠다구. 황의원님 사모님이 나 생각해주는거야 고맙지만 어쩔수 없는 내 입장 도 있는거라구" "그래서 그 얘기를 하는 저의가 뭐야? 큰어머니를 말려달란 얘긴가- 아님 싸구려 양장점이 될 거란 악담을 취소해 달란 얘긴가?" "글세 전자는 불가능할테니 가능한 후자쪽이 낫겠지?" "쩝. 그건 좀 힘들겠는데-?" "너 내가 다른 사람이 하는 말같으면 신경안쓰는데 니가 하는 말은 신경쓰는거 뻔히 알면서-" "그러니까 악담을 하는거지-! 좋아 취소해 줄게. 근데 맨입으론 안되지!!" "또 졌다. 맨날 내가 져. 좋아. 코트 선물." "OK-!!" "으이구. 저 얌생이!" "나 그말 싫어하는거 알지? 어?!" "알았어. 알았다구!"
주로 의원들의 사모님이나 여성손님이 많아서 인지 남성스런 외모완 달리 여성화 되어버린 나 에 친구. 아저씨는 나와 허울없는 편안한 친구였다.
"나 이만 간다- 다 되면 연락줘-" "알았어. 잘가구 자주 좀 놀러와-!" "알았어. 날라리 양장점 사장님-!" "야- 황보신우!!" "간다-" "취소해-!!!" "다음에 와서 해줄게-"
뒤도 돌아보지 않고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그보다 아저씨에겐 그렇게 말을 했지만 아저씨의 옷을 입은 삼순이는 정말 달라보였다. 귀여운 느낌의 원피스를 입은 삼순이. 자. 그럼 근사한데 가서 점심이나 먹어 볼까?
벙어리 삼순이 #4
벙어리 삼순이 # 4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안은 불이 켜진채 내가 나가기 전과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식기세척
기는 꺼져있었고, 급히 치우느라 식탁 아래 떨어져 있던 포크 하나는 그대로 바닥에서 나뒹굴
고 있었다. 그리고... 그리고 보이지 않았다. 설마-
난 급한 마음에 욕실로 달려가 문을 열었고, 욕실 바닥 한켠엔 쪼그리고 앉아 있는 삼순이가 있
었다.
"바보야- 여기 이러구 있으면 어떡해. 밖에서 사람 소리가 안들리면 나와야 할것 아니야? 너
바보야? 사람소리도 안들려? 밖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도 안들리냔 말이야!!!"
난 내 무릎이 욕실 바닥에 닿아 젖고 있다는 것도 몰랐다. 그저 바보같이 욕실안에 있는 삼순이
때문에 화가 나서 미칠 것만 같았다. 그리고 문득 내가 한 말이 떠올랐다.
'야. 너 여기서 한 발자국도 나오면 안돼? 너 내가 나오랠때까지 나오지 마. 알았어?'
내가 나오랠때까지 나오지말란 내말에 삼순이는 정말 안에서 내가 나오란 말을 해주기를 기다
리고 있었던 거였다. 그리고 난 그걸 까맣게 잊은채 날이 밝은 지금에서야 생각이 났다.
"너 바보아니야? 너 바보 아니냐구!!"
더 화가 나는건 내가 무엇때문에 화가 났는지 아는지 모르는지 내 무릎이 젖을까 내 무릎아래
로 손에 들려 있던 수건을 밀어 넣고 있었다. 어느새 다 말라 버린 머리카락. 저녁을 먹을 때까
지만 해도 촉촉히 젖어있던 삼순이의 머리카락이 말라 있었다.
"나와-"
내말이 끝남과 동시에 삼순이는 일어났고, 그제야 내 무릎이 젖었다는걸 알수 있을 만큼 차갑
다는 느낌이 들었다. 난 방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 입고 나왔고, 삼순이는 소파가 아닌 바닥에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왜 거기 앉아 있어? 올라와 앉아-"
삼순이는 조금도 움직일 생각을 않고 있었다. 거기서 뭘 하고 있는 거야? 설마. 내가 화나서 벌
이라도 서겠다는 거야?
"나 화 안났으니까 올라와서 앉아!"
"......."
"화 안났으니까 올라와서 앉으라구."
그리고 그제야 삼순이는 일어나 소파에 앉았다. 어제 저녁도 다 먹지 못했는데 밤새 욕실에 갇
혀 있어 더욱 헬쓱해 보였다. 때문에 난 집에 오자마자 술이 덜 깬 채로 아침을 준비해야 했다.
"먹어-"
아침따위 먹어본적도 없었다. 커피 한잔. 그게 내 아침의 전부였다. 그리고 오늘 처음으로 아침
이란걸 먹어봤다. 엄마가 돌아가신 이후 처음 먹는 아침.
간단한 아침식사를 마치고 식기세척기에 그릇을 꽂아 놓곤 샤워를 하고 나왔다. 티비를 정신없
이보고 있는 삼순이. 난 궁금함에 티비를 보았고, 티비에선 아주 유치한 만화가 나오고 있었다.
설마. 스무살이 넘었다는 얘기 거짓말 아니야?
"옷입어-"
"......."
"옷 입으라구-"
어제 입고 왔던 옷을 가리켰다. 그러자 삼순이는 소파에 웅크리고 앉아 떨어질 생각을 않고 있
었다.
"옷 입어야 가지-! 얼른 입어."
내가 옷을 들고 다가가자 삼순이는 소파에서 내려와 소파 뒤에 몸을 감추어 내 눈치를 살폈다.
"그 옷 입고 갈거야?"
"......."
"그럼 그냥 그거 입고 가-"
난 삼순이를 뒤로 하고 먼저 현관문을 나섰다. 그러자 소파뒤에 숨어 나를 볼뿐 조금도 움직일
생각을 않고 있었다. 때문에 한번말하면 알아서 행동하지도 않고 들어야 되는 말은 듣지도 않
고 쓸데없는 말만 듣는 삼순이의 행동에 화가 끓어 오르기 시작했다.
"안나와?나 그럼 너 버리고 간다?"
삼순이는 어쩔수 없이 일어나 걸어 나오면서도 집에서 나오기 싫은지 자꾸만 밍기적 거렸다.
"빨리 나와. 화내기 전에-"
그리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주차장에 있는 내 차로 오는 내내도 혹시나 내게서 떨어질까 내 뒤
에 바짝 붙어 따라 걸었다.
"그렇게 입고 나오니까 좋아? 옷 입으랄 때 입지."
와이셔츠 하나 밖에 입지 않았기에 가을 바람이 차갑게 느껴질 것 같았다. 때문에 난 해본적 없
는 호의를 베풀었다. 내가 입고 있던 자켓을 벗어 주었다.
"타-"
삼순이는 내 차 뒷좌석에 올랐다. 마치 마님을 모시는 기사가 된 듯. 바보야 삼룡이는 너야. 내
가 삼룡이가 아니구. 내가 지금 도련님이고 니가 날 모셔야 된다구. 근데 왜 곧 죽어도 뒷자리
에 타는건데?
그리고 강남에 있는 샵에 들렀다. 내 옷을 십년 넘게 만들어오는 디자이너가 있는 샵. 대게 모
모 대사관 부부의 옷을 만들거나 유명 의원들. 그리고 대통령 부부의 옷을 만드는 디자이너 였
는데 나와는 오랜 친구였다. 물론 그는 나보단 나이가 훨씬 많았지만 난 그와 친구다.
"아저씨-"
"신우야. 이렇게 일찍 왠일이야?"
"부탁있어."
"무슨?"
난 대답대신 삼순이를 가리켰다. 깡마른 체구에 작고 아담한 키. 어깨를 조금 넘을 듯한 검은
생머리의 삼순이. 촌스럽기 그지 없었다.
"그냥 몇벌 해줘- 편한 옷도."
"야- 니가 여잘 다 데려오고. 누구야?"
"누구긴. 삼순이지. 잔말말고 치수나 재!"
"알았다. 근데 언제까지 해야 되는데?"
"되는대로 해주고 일단 입을 만한거 하나만 찾아줘."
"그래-"
아저씨 샵에서 일하는 여자가 아저씨의 지시에 옷을 고르기 시작했고, 삼순이는 그저 신기하기
만 한지 여기저기 두리번 거렸다.
"뭐 입고 싶은거 있어?"
삼순이는 신이났는지 샵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그리고 여자는 내게 적당한 옷 한벌을 가져왔
다. 과연 이런 옷이 어울릴지. 일단은 옷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고, 여자는 삼순이를 데리고 안
으로 들어갔다. 잠시후 삼순이는 여자가 고른 옷을 입고 나왔다.
"쩝. 그럭저럭- 괜찮네."
"야- 괜찮다니. 누가 만든건데 괜찮다니!!"
"들었어? 옷이 날개가 아니고, 모델이 되야 옷이 사는데 모델이 딸려서 그런건데- 아저씨 옷을
욕한건 아니야-"
"아니 그게 그거지-!"
"알았다구. 취소해. 멋있어. 멋지다구."
"진작 그럴거지- 아참, 겨울도 얼마 안 남았는데 코트 하나 해줄까?"
"코트? 지금 있는 것도 많은데 뭐-"
"그래도 해마다 유행이 있는건데- 유럽식으로 하나 뽑아 줄게-"
"그럼 그래- 뭐 아저씨가 정 선물하고 싶다면야-"
"세상에 공짜가 어딨어?!"
"늘 이런식이야- 좋아. 하나하지 뭐."
"그래-"
"난 아저씨가 옷을 잘만들어서 유명한 디자이너가 된게 아니라 가끔은 아저씨의 그 말솜씨가
의심스러워- 솔직히 말해. 내말이 맞지?"
"야! 황보신우!!"
"하하. 농담이라구."
언제나 아저씨와 내 사이에서는 이런식의 말장난이 오갔다.
"황의원님 사모님 엊그제 오셨었는데-"
"큰어머니가?"
"어. 몇몇 분들 같은 당에 계신 의원님들 사모님이신가봐- 우리샵 당골 만들어주신다고 귓뜸해
주고 가시더라구-"
"내가 늘 말하지- 싸구려 양장점되고 싶으면 이사람 저사람 옷 만들어 주라구? 어?"
"그렇다고 오시는 사모님들 막을 수야 없지. 나도 내 이름걸고 만드는 옷인데 아무나 줄수도 없
고. 그래서 미치겠다구. 황의원님 사모님이 나 생각해주는거야 고맙지만 어쩔수 없는 내 입장
도 있는거라구"
"그래서 그 얘기를 하는 저의가 뭐야? 큰어머니를 말려달란 얘긴가- 아님 싸구려 양장점이 될
거란 악담을 취소해 달란 얘긴가?"
"글세 전자는 불가능할테니 가능한 후자쪽이 낫겠지?"
"쩝. 그건 좀 힘들겠는데-?"
"너 내가 다른 사람이 하는 말같으면 신경안쓰는데 니가 하는 말은 신경쓰는거 뻔히 알면서-"
"그러니까 악담을 하는거지-! 좋아 취소해 줄게. 근데 맨입으론 안되지!!"
"또 졌다. 맨날 내가 져. 좋아. 코트 선물."
"OK-!!"
"으이구. 저 얌생이!"
"나 그말 싫어하는거 알지? 어?!"
"알았어. 알았다구!"
주로 의원들의 사모님이나 여성손님이 많아서 인지 남성스런 외모완 달리 여성화 되어버린 나
에 친구. 아저씨는 나와 허울없는 편안한 친구였다.
"나 이만 간다- 다 되면 연락줘-"
"알았어. 잘가구 자주 좀 놀러와-!"
"알았어. 날라리 양장점 사장님-!"
"야- 황보신우!!"
"간다-"
"취소해-!!!"
"다음에 와서 해줄게-"
뒤도 돌아보지 않고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그보다 아저씨에겐 그렇게 말을 했지만 아저씨의
옷을 입은 삼순이는 정말 달라보였다. 귀여운 느낌의 원피스를 입은 삼순이. 자. 그럼 근사한데
가서 점심이나 먹어 볼까?
차에 오르자 마자 전화가 걸려왔다. 승민이?
"왜-"
"야. 오늘 잊지마-?"
"뭘?"
"그세 잊었어? 오늘 선호 귀국 파티하기로 했잖아."
"아- 그랬지 참."
난 전화를 받으며 삼순이를 보았다. 그나저나 삼순이는 어떻게 하지.
"근데 어디야?"
"밖이야 왜?"
"나 너네 집앞이다. 얼른 와라-"
"뭐? 왜 거기 있는데?"
"뭐가 왜야. 항상 있는 일인데-"
"선호네 병원에 가있어-!"
"뭐? 거긴 이시간에 뭐하러?"
"그냥 가있어 임마. 나도 금방 갈테니까. 끊어!"
일단 전화를 끊고 오피스텔로 향했다. 집앞에 서있는 승민이의 차. 아직 안간건가?
그리고 곧 건물에서 걸어나오는 승민이가 보였다. 누구와 통화를 하는건지 전화기를 손에 들고
빠른 속도로 그곳을 빠져 나갔다. 난 대충 차를 세워 놓고 삼순이를 끌고 올라왔다.
"나 나갔다 와야 돼. 저녁도 먹고 올거야. 그러니까 점심 저녁 니가 여기서 찾아서 이것저것 해
먹어. 알았어? 너 밥 할줄 알지?"
삼순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아무대도 나가지 말고 집에만 있어. 알았지?"
삼순이는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뭔가 불안함에 난 종이에 내 휴대폰 번호를 적었다.
"여기 내 핸드폰 전화번호 있으니까 무슨일 있으면 전화해-?"
그리고 난 그제야 생각이 났다. 삼순이가 벙어리라는 걸. 전화번호를 적어주는 것 자체가 아무
의미가 없었다.
"그래 무슨일 있으면 전화해서 그냥 들고 있어. 알았지?"
삼순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발신번호표시가 있으니 집전화번호가 뜨면 삼순이에게 무
슨일이 있는 거라고 생각하면 될 일이었다.
불안하고 찜찜했지만 삼순이를 홀로 둔채 선호가 있는 병원으로 왔다. 승민이 자식. 왜 전화를
안 받는거야?!
"야!"
"어. 어디야?"
"야 임마. 뭐하길래 계속 통화중이야?!"
"미안하다. 너 어디야?"
"어디긴 선호네 병원 앞이지."
"그래? 그럼 이카루스로 와."
"거긴 왜?"
"그냥 점심이나 먹게-"
대충 핸드폰을 덮어 뒷좌석으로 집어 던지곤 이카루스로 달려갔다. 병원에서 조금 떨어진 세계
대회에서도 수상한 경력이 있는 요리사가 있다는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가자 승민이가 손을 들
었다. 그리고...
"뭐야-?"
"뭐긴- 윤주누나지. 누나- 신우 왔다."
천천히 고개를 돌려 나를 보는 그얼굴. 보고 싶지 않던 얼굴. 강윤주! 니가 왜 여기 있는거야?
=============================================================================
충청도에 폭설로 인하여 발이 종아리 반쯤 쑥쑥 빠져 들어가더군요. 아... 이십년 넘게 살아오면서
이런일이 한번도 없었는데... 꿈만 같아라..ㅠ_ㅠ 걸어오다보니 제 키만한 눈사람도 서있구요.
여튼... 예전엔 좋았는데 지금은 좋으면서도 귀찮아지는군요. 아...늙고 있음이야...
다른 지역도 눈 많이 온것 같은데... 여툰 감기 조심하시구요. 빙판길에 미끄러지지 마세요~^-^
잊지 않고 답글 달아주시는 우리 고마운 분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