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째 게임만 하는 동생을 감싸는 엄마

탈출하자2022.01.13
조회2,183

안녕하세요.

방탈 죄송합니다. 많은 인생 선배님들의 조언과 따끔한 충고가 필요하여 찾아왔습니다.

빠르게 쓰는 글인 만큼 오탈자가 있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저는 타지에서 생활하다 현재 본가에서 시험 공부를 하고 있는 20대 초중반입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기숙사 생활을 하여 중학교 이후로 긴 시간 가족과 함께 사는 게 처음이네요.

 

우선, 제목에 이끌려 들어오신 분들께 호기심을 해소해 드리기 위하여 "10년 째 게임만 하는 동생을 감싸는 엄마"에 대하여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동생은 중학생입니다. 제가 보기엔 게임 중독이에요. 학교/학원 갈 때 빼고는 게임만 합니다. 집에서도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없어요. 혼자 방에서 게임하고 있으면 부모님이 밥/후식 다 챙겨다 줍니다. 양치도 스스로 안 해서 저희가 돌아가면서 칫솔에 치약 묻혀서 갖다 줍니다. 저희가 양치하라고 얘기해야만 합니다. 아마 집에서 키우시는 반려견보다 치석이 가득할 것 같아요.

학원 가는데 숙제는 잘하냐구요? 영어 숙제가 있으면 번역기 돌려서 번역해서 제출합니다.


그냥 자기 관리가 전혀 안되는 아이예요. 보통의 학생들은 아무리 공부를 안 하더라도 시험 기간에는 교과서를 들고 집에 오지 않나요? 얘는 시험 기간이든 평상시든 다를 게 없어서 시험기간이 언제인지도 모르겠네요ㅎㅎ 성적표는 학원 안 다니는 애보다 못할 겁니다.

뭐 엄마 말로는 "애는 똑똑한데 안해서 그래~ 하기 싫어서 안 푸는 건데, 하면 잘 할거야"라고 하는데 이게 참ㅋㅋㅋㅋ 노력해서 성적 안 나오는 것보다 더 못한 거 아닌가요?


아깝게 학원은 왜 보내는지 모르겠습니다. 안 보내면 이보다 못 할까봐 보낸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엔 안 보내도 별다른 변화는 없을 것 같아요. 돈이 남아도는 것도 아니면 안 보내는 게 낫다고 봅니다. 그 돈으로 저를 지원해 줬으면 좋겠어요. 저는 20살 이후로 지금까지 한 번도 부모님께 용돈 받아 본 적 없습니다. 공부하는 지금도 오롯이 제가 모아둔 돈으로 야금야금 생활 중입니다. 오롯이 시험공부에만 300만원 정도는 쓴 것 같고 그 외에 외출할 때도 물론 제 돈으로 생활하구요. 제가 먹고 싶은 게 있어서 제가 먼저 얘기를 하게 되면 제가 주문하니 당연히 제 돈으로 계산합니다. “한 번도 용돈 줄까? 책 필요한 거 있어?”라는 얘기도 들어 본 적이 없네요. 사실 처음 공부 시작할 땐 어차피 내가 좋자고 하는 일이니까 내가 모아둔 돈으로 한다고 해도 불만은 없었습니다. 근데 저렇게 막장으로 사는 아들도 챙기면서 저한테는 빈말로도 물어본 적이 없어서 섭섭하네요. 지인이 “너는 아버지가 그 일을 하시니까 적극적으로 시험공부 밀어주시나보다~”라고 한 적이 있는데 저는 부모님 이미지를 생각해서 그렇다곤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제가 굳이 이렇게 가족을 포장할 필요는 없었을 것 같네요.


가족 간의 문제가 있다면 저는 직설적으로 대화를 해서 해결을 해야 하는 사람인데, 부모님께서는 회피형이신 것 같아서 저만 스트레스를 한가득 안고 살고 있습니다. 아니 제가 운을 떼는 것으로 인해 부모님도 나름의 스트레스를 갖고 계실 수도 있겠죠^^


근데 문제는 제 이야기를 일절 들으시지 않고 본인들은 스트레스받는다는 이유로 바깥에 나가서 지인들과 시간을 보내다 들어옵니다ㅋㅋ 그럼 그분들은 나름대로 스트레스를 풀고 오지만 저는 집에서 공부만 하는 입장에서 스트레스를 풀 방법이 없어요. 집이 외지에 있어 나가기도 어렵고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저렇게 게임만 하는 아들은 부엌에 잠깐 나올 때조차 헤드폰을 끼고 있어도 이뻐 죽어서 "아들~~"이러고 아직도 귀엽다고 합니다. 당연히 주변 엄마들은 아직도 귀엽냐고 경악했대요.

그에 비해 바른말만 하려는 저는 동생에 대해서, 혹은 다른 문제에 대해서 얘기를 꺼내면 무시 당합니다. 그냥 평상시에 대화를 활발히 잘 나누다가 관련 얘기를 꺼내면 갑자기 고개를 훽 돌리거나 그냥 입을 꾹 다물어요.

그러면 저는 더 화가 납니다. 싫으면 싫다고 얘기하고 이유를 얘기해줘야 저도 알 수 있잖아요. 저렇게 입만 다물면 다 되나요? 그럼 저만 또 마음속에 쌓고 스트레스 받습니다. 한두번이면 그러려니 하는데 생각해보니 항상 그랬네요. 그렇게 귀한 아들 애지중지 감싸며 키우다가 나중에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을 것 같아요.


등교할 땐 아침에 엄마가 동생 깨우고 밥 대령하고 씻으러 보내고, 동생 방에 갈아입을 옷 갖다 둡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요. 게임하기, 밥먹기, 씻기 정도 있겠네요. 얼마 전 외출에서는 엄마한테 "정수기 사용법"을 물어봤다고 합니다^^ 얼마나 생각이 짧으면 그걸 못 할까요.. 처음 보는 정수기라서 그랬다는데 추측해서 다 할 줄 알지 않나요?

 

한번은 학원 선생님께서 한마디했더니 동생이 "엄마,아빠한테 빌붙어 살면 돼요. 누나도 있어요."라고 했다는데 저는 그 얘기를 듣고 열받았거든요. 근데 저 얘기를 전해준 엄마는 귀엽다는 식으로 얘기하더라구요. 우리 애가 이런 말도 할 줄 알아. 이런 느낌.

저는 제 동생이 저런 식으로 계속 살면, 하나 남은 핏줄이더라도 연락 끊고 살 겁니다. 연락하고 살 가치가 없어요. 실제로 이 말도 부모님께 했습니다.

 

학교에서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하라고 동의서가 2번이나 왔는데 엄마가 서명을 안 하더라구요. 이유는 동생이 싫어해서였습니다. 누나인 제가 보기엔 꼭 필요한 프로그램인 것 같았습니다^^.

저도 중학생 시절이 있었고 게임중독으로 프로그램 참여하던 친구가 같은 반일 때도 있었는데, 이렇게까지 심한 아이는 본 적 없어서 더 답답하네요.. 고등학교 생활은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진정한 친구가 있긴 한지 의심스럽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저는 가족 간의 소통 부재로 인하여 분노조절장애가 올 것 같습니다.

어린 나이에 사회 생활하며 받은 스트레스보다 가족과 대화가 안되는 순간이 더 답답해요.

오늘은 그동안 쌓여온 스트레스로 인해 공부에 집중도 잘 안 되고.. 짜증이 나니 눈물도 나고, 스트레스 받으면 소리도 지르고 싶고, 책상도 쾅쾅 치고 하다 보니 '내가 분노조절장애인가?'라는 생각이 들어 인터넷으로 간편 검사를 했어요.

항상 정신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 밝은 사람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오늘 검사에서는 "심한 우울/ 심한 스트레스" 전문가의 상담을 요한다는 수치가 나왔네요.

소통의 부재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나봐요. 이렇게 생활한 지도 2년이 다 되어 가니까요..

이렇게 소통이 안되는 집이 저희집 말고 더 있을까요? 차라리 제가 유별난 사람이라면 제가 상담받고 고쳐가면 되겠네요.. 근데 객관적으로 봐도 제가 문제는 아닌 것 같지 않나요?

 

아빠한테도 이야기를 꺼내 보려 하지만, 첫 마디에서 차단 당합니다.

"속 시끄럽다. 그만 얘기하자."

대화도 안 나눴는데 뭔 그만 얘기합니까. 대화를 길게 나눠보고 좀 그만하자는 얘기를 했으면 좋겠어요. 대화를 안 나누는 것에 대해서 얘기를 해봤는데도 언제 우리가 대화를 안하고 살았녜요.

자기들이 밖에 나가서 지인들이랑 수다 떠는 만큼만 저한테, 동생한테 관심을 가지고 대화를 나눴으면 이렇게까진 안 됐을 것 같아요.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집에 안들어 오는 걸 보니 지인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나 봅니다^^. 제 이야기는 들어 보지ᅟᅩᆮ 않았으면서 자기들끼리 “딸이 시험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화풀이해ㅠㅠ”이러고 있겠죠.

 

부모님 두 분 다 가족보다 지인이 우선입니다.

저와 식사 약속을 사전에 했어도 지인이 식사 요청하면 먹으러 가고,

근데 반대로 제가 식사를 하자 요청하여도 지인과 약속이 있으면 지켜야 해서 절대 안 깹니다.

그리고 애초에 과묵하신 분들도 아닙니다. 본인들은 지인들과 몇 시간이고 떠듭니다.

 

짜증나서 더 글을 쓰기도 싫네요.

동생 이야기뿐만 아니라 다른 의견에 대해서도 들어 보지도 않고 자기들 생각에 안 맞으면 그 이유도 얘기 안 해주고 안 듣습니다. 저는 가족 상담이라도 받아보고 싶은 심정이에요.

 

가족 간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는데, 지인에게 털어놓자니 저희 가족 이미지를 안 좋게만 만들 것 같아서 못하고 혼자 앓았어요.

오늘은 정말.. 들어줄 사람이 필요해서, 이대로 동생이 망가져 가는 모습을 볼 수가 없어서 이곳에 왔습니다. 냉정한 댓글들 많이 부탁드려요.

 

게임 중독자를 사회 생활 가능한 사람으로 변화시킨 분 계실까요?

비슷한 경험 있으신 분들 조언 구합니다!

 

우선 부모님 생각부터 바꿔야 할 것 같은데 쉽지 않네요ㅋ 평생 본인들이 먹여 살릴 수도 없는데ㅎㅎ

아 댓글은 어느 정도 모이면 부모님께 보여드릴 겁니다.

제 마음속 이야기를 안들어주셔서 이런 제 마음도 이 글로 처음 접하시겠네요.

많은 댓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