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의 관계 도와주세요

ㅇㅇ2022.01.20
조회9,501
안녕하세요 저는 가끔 눈팅만 하는 20대 여자입니다. 20년 넘게 아빠랑 살면서 좋았던 기억도 물론 많았습니다만, 요즘들어 아빠와의 관계를 포기하고싶은 제가 비정상인지.. 한번 익명으로 적어보고싶어 글을남기게 됐습니다. 글이 길고 두서없지만 꼭 조언 부탁드립니다.


우선 저희아빠는 60년대 생이시고, 전형적이라고 할 순 없지만 다소 고리타분한 부분이 있으신 분이세요. 저를 20년 넘게 키워주시고 경제적 지원도 해주셨습니다. 그 부분에선 더없이 감사하게생각하고있습니다. 아빠는 업무상 어쩔수없이 많은 기간을 주말 부부로 지내셨어요. 그래서 저와 동생에겐 아빠와의 공백이 좀 있었지만, 엄마는 나름대로 아빠의 자리를 잃지 않도록 노력하셨습니다. 큰 결정을 결국엔 아빠한테 허락맡으라고 미룬다던가.. 너가 아빠한테 물어봐 그럼 허락해줄게. 이런식이셨어요. 그래서 저희에겐 아빠가 일종의 공포의 대상이셨습니다. 사실 어려웠어요. 아빠는 다정한 말도.. 격려의 말도 해주신적 없고 늘 야단치는 말을 자주하셨거든요. 그치만 엄마는 늘 아빠 진짜 마음은 그게 아니다. 아빠도 다 너네를 생각한다.. 하셨어요. 그래서 믿었습니다.
어렸을 땐 동생과 자주 다퉜어요. 세살 터울이였는데 자매다 보니 별것도 아닌걸로 많이 다퉜어요. 하루는 아빠가 너무 화가난다는 이유로 리코더로 온몸을 두들겨맞았습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해요. 초등학생때인데 온몸에 피멍이 들어서 학교도 못갔습니다. 또 한번은 저랑 동생을 시골에계신 할아버지댁에 버려두고 오셨습니다. 그 밤에 어린나이에 할아버지댁에 갔을때, 아무것도 모르고 저희를 맞으셔야했던 할아버지한테 너무 죄송했던 기억이납니다.. 아빠도 많이 화가 나셨겠죠. 많이 다퉈서 그랬겠죠. 그치만 그뒤로 아빠는 때린거에 대해선 어떠한 말도 없이 저만 눈치보며 지냈습니다.

아빠는 술을 좋아하셨는데, 이런 문제로 엄마랑 많이 다투셨어요. 음주운전도 하셔서 면허도 정지된 전력이 있으시고, 주말부부로 지내는동안엔 술, 여자문제로 정말 엄마와의 부부관계가 바닥을 치셨습니다. 부부싸움도 많이하시고 거실에서 자는 제 얼굴에 베개가 날라오곤 했어요. 엄마는 숨기지않고 저한테 하소연을 하셨지만, 또 한편으론 제가 아빠를 좋은 아빠라고 생각하고 잘지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학창시절동안 내내 그러셨던 아빠를 보며 쉽진 않았지만, 그래도 타지에서 고생하는 아빠를 보며 큰딸인 저라도 잘해야지 생각했던 것 같아요. 성인이 되고나서도 아빠가 크게 화나셨을 땐 두들겨맞았던 것 같아요. 침대에 엎어져있는 저에게 발길질을 하시곤 했습니다. 횟수가 잦진 않았고.. 두어번정도 됬던 것 같습니다. 엄마는 애 죽겠다고 말리셨어요. 그치만 제가 잘못한 부분이 컸으니 수그리며 살았습니다. 더 살갑게 대하려고 노력했어요. 문제는 작년말 올해 연초에 있었습니다.
작년말에는 여자문제로 엄마랑 크게 다투셨어요. 아빠가 어떤 여자랑 술먹는데, 실수로 엄마 전화를 받으신거였고 엄마가 아빠와 그 여자 대화를 들은거였는데 집에 들어온 아빠는 적반하장으로 화내고 만취한 상태로 운전해서 나가려는걸 저랑 동생이 막았습니다. 그뒤로 엄마랑은 화해하셨지만 저희한텐 아무말 없이 넘어가셨어요. 저희도 익숙했으니 그냥 넘어갔습니다.. 근데 이번 연초에 아빠가 엄마와의 약속을 어기고 술을 먹고 들어오셨고 엄마랑 아빠가 다투셨어요. 그러고 저와 동생에게 할아버지댁에 가자고 했는데 전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었고, 동생은 가기 싫다고 성질을 부렸던 것 같아요. 아침에도 아직 술이 덜깨셨던 아빠는 화가 나서 소리지르며 욕을하고 30분 넘게 집안을 다부시고 나갔습니다. 정말 지옥이였어요. 사실 할아버지댁은 제가 더 자주 찾아뵜는데, 아파트로 이사오시면서 강아지를 키우고싶다고 하셔서 제가 유기견 아이를 데려다 드렸거든요. 그 뒤로 자주가서 보살피고 씻기고 했습니다. 그래서 좀 억울한 면도 있었어요.

그러고 지금 몇주가 지난 상태인데, 아직 이상태로 데면데면하게 지내고있습니다. 엄마랑은 대화도하고 그럭저럭지내는데, 저나 동생한텐 아무말 없으세요. 그냥 또 이렇게 넘어가시겠죠.. 저는 근데 엄마의 말도 상처예요. 저한테 아빠한테 먼저 카톡해보라고 대화를 시도해보라고합니다. 사실 그전엔 했어요. 먼저 살갑게 말도하고 경제력 없는 제가 죄인이다 싶어서 다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하고싶지가 않더라구요. 처음으로 거절했어요. 하지만 엄마는 여전히 있을 수 있는 해프닝이고 너가 이해못하면 어쩔거냐는 입장이세요. 그때 아빠가 집안을 엎을 당시에 동생이 많이 대들었는데, 아빠한텐 그게 충격이래요 엄마 말로는. 근데 저는 속이 다 후련했습니다. 제가 바보같은 언니라서 동생이 대신 말해준거겠죠. 엄마는 또 동생한테 시켜서 아빠한테 장문의 카톡을 남기게했는데, 읽고 답장도 없습니다.
어떤 가족이든 이정도 해프닝은 있다고.. 그런데 저는 왜이렇게 상처인지.. 제가 너무 과민한걸까요.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여기엔 제 또래도, 어머니들도 많기때문에 제 상황을 좀 객관적으로 봐주셨으면 합니다..

이젠 정말 지쳐요. 이렇게 몇년간 지내다가는 좋은 기억도 다 사라질 것 같습니다. 제가 상처라고해도 너가 뭐가 상처냐고 소리지르던 아빠의 모습이 생생합니다. 어떤게 현명한 방법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