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앞 파는 병아리 있잖아

병살자2022.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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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010년도 겨울, 본인 정확히 10살때 이야기임.
편하게 음슴체로 하겠음.

그 때 내 나이 또래들은 초등학교 앞에 500원에 병아리 파는거 무조건 알거임.

나는 어릴적부터 동물 애호가여서 강아지, 고양이, 토끼, 고슴도치, 햄스터, 번외로 장수풍뎅이, 사슴벌레까지 키웠었음.

자칭 동물원장 이었던 나는 이 병아리에게 눈길이 안갈 수가 없었고, 콜라볼이랑 네모스넥 먹으면서 오락실갈 돈이었던 700원 중 500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내 인생 첫 병아리를 분양받게 됨. (이름은 삐약이로 지음)

작고 노란 귀여운 삐약이와 함께 집으로 향하다 보니 빨리 집에 가서 같이 놀 생각에 들뜬나머지 아무생각없이 손에 부여잡고 ㅈㄴ 뛰어감.

근데 그 병아리들 특징이 죄다 농약 쳐먹고 자랐나 몸은 비실비실하고 며칠 지나면 먼저 튀겨진 지 어미따라 요단강 다이빙 해버리는 지구 현존 최고로 허약한 병아리들임.

집에 도착해서 삐약이랑 놀려고 침대위에 올려 놔보니 요실금 걸린 실버타운 거주자들 마냥 사시나무처럼 발발 떨고 걸음 걸이는 부자연스러웠음.

나는 어린 마음에 이 병아리가 추워서 그러는줄알고 몸을 따뜻하게 해주려고 삐약이 위에 베게를 덮고 같이 누워있었음.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엄마가 집에 들어와 천사같이 자고 있는 나를 보고 깨우면서 밥 먹자고 함.

나는 알겠다면서 일어났는데 베게 밑에 둔 삐약이가 생각나서 같이 밥 먹으려고 베게를 들췄는데, 애가 골골대는 소리도 없이 가만히 있는거임. 그래서 엄마한테 “ 엄마 삐약이도 밥 줘야되는데 안 일어나 “ 라고 말을 한 다음에, 엄마가 내 방에 들어와 병아리를 보곤 “ 아주 잘 자고 있네 “ 라면서 아직 많이 졸린 것같아 보이니 전용 침대에 눕혀주고 오겠다고 하면서 삐약이를 데려감.

그 이후로 내 삐약이는 보이지 않았고, 삐약이를 데려간 엄마를 원망하며 하루 하루 심란한 하루를 보냈었음.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분양받은 삐약이는 전생에 엄청난 업보를 지은 죄인이었을거임.

하필이면 나같은 ㅅㄲ한테 팔리고 분양 받은지 몇시간 만에 하늘나라감.

근데 난 그때 삐약이를 되찾지 못한 나머지 2세를 키우고 싶어서 또 한마리의 병아리를 분양받아서 데려옴.

근데 결과는 안봐도 비디오, 또 뒤져버림.

이번엔 내가 잘못한 것도 있지만, 얘가 애초에 몸이 뒤질라게 약한 애라 학교갈때 내 방에 냅두고 갔다 왔는데 보일러때문에 뜨거워서 그랬나 바닥이랑 물아일체 되있으면서 싸늘하게 누워있음.

이땐 얘가 죽었다는걸 확실하게 알게됐고, 그 이후로 다시는 병아리를 분양받은 일은 없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