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을 끌어당기는 동안 밖엔 겨울이 음모를 시작한 게 분명하다 음습한 시선을 내리깔던 하늘 나를 이곳으로 밀어 넣었을 때부터 계획은 진행되고 있었다 나는 휘말릴 이유가 없다고 이불로 얼굴을 덮었다 눅눅하게 묻어있는 욕정의 흔적들이 얼굴 위로 쏟아졌다 가면처럼 발라놓은 벽면의 황토 갈라진 틈으로 비린 숨을 토해내고 있었다
사람의 가슴은 스펀지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생각인지 그것으로도 충분히 외로울 이유가 된다고 부실한 방음벽 뒤의 흥건함만이 말해 주는 것은 아니다 저 사각의 벽 더는 여력이 없다고 터진 입술로 중얼거리던 그 그도 저렇게 갈라졌을 것이다 내 안에서 물 회오리치는 생각들 비틀어 짜면 탁류가 흘러 넘쳤고 끝내 흡수되지 못한 생각을 남기고 그는 지금 부재중이다
이별은 겨울처럼
이별은 겨울처럼
최윤정
이불을 끌어당기는 동안
밖엔 겨울이 음모를 시작한 게 분명하다
음습한 시선을 내리깔던 하늘
나를 이곳으로 밀어 넣었을 때부터
계획은 진행되고 있었다
나는 휘말릴 이유가 없다고
이불로 얼굴을 덮었다
눅눅하게 묻어있는 욕정의 흔적들이
얼굴 위로 쏟아졌다
가면처럼 발라놓은 벽면의 황토
갈라진 틈으로 비린 숨을 토해내고 있었다
사람의 가슴은 스펀지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생각인지
그것으로도 충분히 외로울 이유가 된다고
부실한 방음벽 뒤의 흥건함만이 말해 주는 것은 아니다
저 사각의 벽
더는 여력이 없다고
터진 입술로 중얼거리던 그
그도 저렇게 갈라졌을 것이다
내 안에서 물 회오리치는 생각들 비틀어 짜면
탁류가 흘러 넘쳤고
끝내 흡수되지 못한 생각을 남기고
그는 지금 부재중이다
불면의 밤을 젖힌 커턴 밖에는
음모를 끝낸 겨울이
하얀 어둠을 깔아 놓고 떠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