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피는 사연

럽이2006.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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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피는 사연

김구식


내 소망하는 만큼씩
썩썩 잘라질 하늘이 아니련만
톱날 갈아 다시 돋았다
아픔을 지닌 것들은
곪은 상처 짜내고 핥아내어
스스로를 다독거려 끈끈하게 자리 지킬 뿐
고개 숙여 아름답기를 원치 않는다

양지쪽에 쪼그려 앉은 것은
해를 닮고 싶기 때문이지만
그늘진 틈새인들
하늘 향해 뻗대어 살지 못하랴
좁은 어깨들 위에
작은 힘을 더해줄 수 있다면
못난 삶도 이유를 찾아가는 것

활개치는 나비 아니라도
보잘 것 없는 삶의 무게
팽개칠 각오라면
가벼이 날아 볼 꿈을 키운 민들레
해마다 키를 낮춰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