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애썰 아님
* ‘존잘’의 기준은 글쓴이의 시각에서 판단된 것이므로 절대적인 것은 아님
* 글쓴이의 개인적인 경험에 의거한 글이므로 언급되는 인물들은 특정한 지역/문화/사람들을 대표하지 않음
* 첨부 이미지는 가장 닮았다고 생각하는 사진들 구글링해서 가져옴
대학 시절 존잘남 가득했던 곳에서 유학했던 썰 푼다.
(‘대학 시절’ ‘유학했던’ 이라고 했지만 현재도 대학생임)
안녕! 이 전에 썼던 글이 너무 큰 관심을 받아서 놀랐어.
시리즈로 쓸 생각은 없었는데 썰이 더 있기도 하고 기대해주는 친구들도 있다고 해서 이어서 써 봐.
[1탄은 여기로: https://pann.nate.com/talk/364773049]
글은 편하게 음슴체로 갈게!
5. 잘생겼지만 말이 너무 많아 피곤했던(;;) 러시아 친구 (a.k.a 휴먼위키피디아)
전 글에도 언급했지만 내가 낯가림이 있어서 처음 보는 상대한테 편하게 말 붙이는 스타일은 아니었음. 대화할 때도 스피커보다는 리스너쪽에 가까웠고, 성향 자체가 내향적이라 초반에 친구들 사귀기가 조금 힘들었음. 다른 애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즐겁게 웃고 떠드는데 나는 쉬는 시간에도 그냥 다음 수업 준비하거나 음악 들으면서 시간을 보냈었음. (아싸 인생...) 학교에서 유일하게 말을 하던 시간은 소규모 그룹 수업때 뿐이었음. 그룹 수업이 참여 중심의 토론 수업이라 한마디가 되었던 두마디가 되었던 무조건 자기 의견을 말해야했음. 나는 끼어들 타이밍을 매번 놓쳐서 튜터가 질문해 줄때만 겨우 말하던 애였음..ㅎㅎ 이 수업에서 말 가장 많이 하고 목소리 컸던 애가 이 썰 주인공인데.. 러시아인이지만 중고딩 시절을 영국에서 보냈다고 했음. 이 친구 특징이, 존잘인데 말이 너무 빠르고 많음… 아는 게 너무 많아서 뇌에서 보내는 신호를 성대가 어떻게든 따라가려고 애를 쓰는 느낌이었음.. 정말 자기 의견을 쉴 새 없이 이야기하는데, 처음엔 대단하다 싶으면서도 계속 듣고 있다보면 피곤해졌음…약간 나의 스마트함을 온 세상이 알았으면 좋겠어 훔하하 이런 식..? 잘난 척이 아니라 정말 박학다식해서 진짜 ‘잘난 애’였음. 오죽했으면 별명이 휴먼 위키피디아…ㅎㅎ 옷 입는 스타일도 셔츠-베스트(or 긴팔 니트)-코트에 사첼백 같은 옆으로 매는 서류 가방 들고 다녔었음. 가끔 오전 수업에 늦을 때 교실문 박차고 들어오면서 완전 영국 발음으로 ‘Oh, Im terribly sorry’ 하는데, 머리는 손질을 못해서 사방으로 뻗쳐있어도, 셔츠에 니트 패션은 포기하지 않았었음…
하루는 수업에서 ‘inequality of opportunity (기회의 불평등)’이란 주제로 토론을 하는데, 이 친구는 유럽 계급 사회의 역사를 세세하게 쭉 읊으면서 이걸 바탕으로 현재까지 세습되어 오는 부와 사회적 위치가 기회가 불균등하게 배분되는 현상을 만들고 있다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는데 대충 이런 주장이었음)면서 열변을 토함. 다른 애들도 다 유럽에서 온 친구들이라 기본 역사 지식은 다 있어서 다 활발하게 토론에 참여하는데 나는 학교 다닐 때 유럽 역사는 커녕 한국사조차 공부 하기 싫어했던 애라..ㅎㅎ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애들 하는 이야기 듣고만 있다가, 수업 끝날 때 쯤 튜터가 옆에서 눈치주길래 마지못해 떠듬떠듬 말하는데, 저 러시아 친구가 웃으면서 아시아에서는 ‘World history’(세계사) 안 배우냐고 물어봄. 이 친구의 질문 의도가 날 비웃는 거였는지 그냥 순수하게 물어본 거였는지는 모르겠는데, 그 당시 나는 그게 날 무시하는 것처럼 들렸었음ㅋㅋ 그래서 내가 순간 욱해서,
다른 아시아 나라는 모르겠는데 한국에서도 ‘World history’라는 과목 배운다. 근데 나는 그 과목 자체가 어이가 없었다. 세계사가 세계의 역사를 배우는 게 아니라 유럽 및 북아메라가 중심의 역사다. 세계에는 다양한 문화권이 있는데, 왜 western 역사가 세계사가 되어야하는지 거기에 의문점이 들었다.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중동의 수많은 문화와 역사는 세계사에 거의 포함되지 않는다. 오늘 토론 주제인 기회의 불평등도 이런 서구 중심의 교육 체계에서 비롯될 수 있다고 본다. 여기는 유럽 학교니까 유럽 학자들의 이론을 배우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되지 않지만, 한국에서 대학간 내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국임에도 이론 수업은 대부분 서양권 나라에서 발행된 교과서로 수업을 한다고 하더라. 다른 문화권은 학계에서 ‘Asian studies’나 ’African studies’ 등등 아예 따로 이름이 붙여있고 모든 이론과 지식의 중심은 웨스턴이다. 그게 ‘당연한’ 일처럼 여겨지는 현상에 나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 그리고 아까 러시아 친구가 한 말 인용해서 ‘현재까지 세습되어 오는 서구 중심의 교육이 global north와 south를 가르고 기회가 불균등하게 배분되는 현상을 만들고 있다’…
이렇게 마무리함… 너무 급발진했던 터라 수업 종 치고 쉬는 시간 되었는지도 몰랐었음… 튜터도 애들도 잠시 아무말도 안하고 있다가, 튜터가 ‘interesting idea’이러면서 그렇게 수업이 끝남. 나는 그 다음 수업 가기 전에 잠깐 열 좀 식히려고 교실 앞 소파에서 숨고르고 있는데, 그 러시아 친구가 조용히 오더니 혹시 아까 자기가 실수한 거 있냐고 물어봄. 남 생각은 1도 안하는 이미지였는데 의외였음..ㅋㅋ 그래서 내가 아니라고, 너의 질문에 영감을 얻어서 내가 의견을 말할 수 있었다고 훈훈하게(?) 결말 맺고 수업 가려던 찰나…얘가 갑자기 가방에서 감자칩이랑 초콜렛을 꺼내서 주면서 오늘 토론 재밌었다고 다음에 기대하겠다고 함. 그리고 너가 아까 말한 global north와 south의 기회 불균형 이거에 대해서 누가 도서관에서 책 보고 있던데 시간 나면 같이 도서관에서 찾아보지 않겠냐고 제안함….아 글이 너무 길어져 버려서 결론만 말하자면, 이 친구랑 그 뒤에 진짜로 도서관 가서ㅋㅋ 아까 말한 책 찾고 감자칩 같이 노나먹으면서 처음으로 통성명함. 난 얘가 날 모르는 줄 알았는데 내가 매일 거의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하는 것도 알고, 노트 필기 잘하는 애 (이건 전 글에 말한 폴란드 친구가 말해줬다고 했음. 뿌듯..) 이렇게 알고 있었음…그렇게 몇 번 대화하다 보니까 얘랑 은근히 코드가 맞아서 수업 끝나고 종종 점심도 같이 먹고, 이 친구와 대화 아닌 대화 (거의 얘만 말하는..)를 계속 하다보니 나도 아는 게 조금씩 생겨서 그룹 수업 때 점점 참여를 많이 하게되었고, 학기말 레포트도 global south/north 관련한 교육 및 경제적 기회 불균형에 대해 쓰게 됨ㅋㅋㅋ…학교 다니는 내내 에세이 쓰기 전 브레인스토밍 할 때 얘랑 같이 했는데 한번 이야기하고 나면 귀가 너덜너덜해졌지만 에세이 소스는 많이 얻을 수 있어서 좋았듬…고마웠다 친구야..
6. 치명적인 외모에 너무 스윗했던 그녀…
존잘남 외에도 존잘녀 썰도 살짝 풀어볼까함. 인권 관련 세미나 같이 듣던 친구였는데 국적은 영국인데 알바니아계 혼혈이라고 했음. (영국 가수 중에 유명한 두아 리파도 알바니아계인이라고 함). 같은 학년이었지만 나이는 나보다 한 살 많은 언니였음. 근데 이 언니가 진심 외모+피지컬이 미쳤음. 사진은 그나마 제일 비슷한 걸로 찾아서 들고 왔는데, 흑발에 푸른 눈에다가 진심 치명적…으로 생겼음. 세미나 수업에 사람들도 많았는데 존재감이 단연 독보적이었음. 처음 봤을 때 상의는 살짝 붙는 가디건에 밝은 색 청바지 입고 있었는데 비율이 진짜 후덜덜했음…키도 한 170후반 되는 거 같았음. 이 언니 전직 모델이었나 싶었는데 그것도 아니고, sns보면 삼촌네 양봉장에서 벌 치는 거랑 서핑하는 사진 이런 것들 뿐…인권, 동물권에 관심 많고 장래 희망이 인권 변호사라고 했음. 스마트섹시+여신..세상 혼자 사는 언니였음. 인기에는 크게 관심 없어 보였지만, 본인이 매력적인 걸 잘 아는 것 같았음ㅋㅋ 한 번은 이 언니랑 수업 때 짝이 되어서 각자 발표한 내용에 대해 앞에 나와서 피드백 해주는데, 내가…ㅋㅋㅋ 언니 옆에 서니까 너무 떨리고 얼굴도 못 쳐다보겠는 거임..(존잘남 앞에서도 이 정도로 떨리지 않았건만…)그래서 피드백 종이 들고 떨면서 바닥만 보고 이야기 하다가 마무리 멘트할 때 쯤 슬쩍 쳐다봤는데 언니가 대견하다는 듯이 윙크 해줬음… (뭔데 이 언니….내 심장 가져가..).
그리고 저 날 세미나 수업 내내 말도 계속 걸어주고 자기 한국 문화 관심 많다면서 이야기하길래 용기내서 나 조만간 한국 음식 만들어서 애들 초대할 건데 올래? 하고 물어봤음. 언니는 당근 가겠다고, 고맙다고 함… 한국 음식 만들어서 친구들한테 대접하게 된 건, 그 때 애들이랑 안면도 많이 트고 학교 생활에 서서히 적응해 나갈 즈음이어서 애들이랑 좀 더 친해질 계기를 만들고자, 슈퍼 내향형이었던 내가 나름 용기를 내어서 주최한 파티같은 거였음. 콩불, 채소 볶음, 주먹밥, 각종 전, 떡볶이 이렇게 여러 가지 메뉴로 준비했는데,…문제가 터짐..ㅎㅎ 초대 명단 중에 저 여신 언니를 포함해서 몇 명이 채식주의자였는데, 내가 그 당시에 채식주의에 대해서 거의 무지했던터라 주 재료에 고기,생선만 안들어가면 채식메뉴인 줄 알고 있었음. 그래서 나름대로 전도 생선전 외에도 호박, 가지, 버섯 이렇게 종류별로 준비하고, 주먹밥도 채소만 들어간 걸 따로 만들었는데.. 문제는 떡볶이었음. 육수낼 때 한국서 가져온 다시팩을 사용했는데 거기에 멸치가 들어있었던 거임…요리하느라 정신 없었다고 해도..멸치가 들어있다는 걸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는데, 그걸로 다 같이 먹을 떡볶이를 만들었던 거임… 식사 중반까지도 문제를 인지 못하고 있다가, 어떤 친구가 떡볶이 너무 맛있다고 어떻게 만드냐고 물어보는데, 내가 양념장 비율 알려주고 육수 이야기 하는데, 친구가 혹시 그 육수는 치킨스톡으로 만들었냐고 물어봄. 나는 치킨스톡 아니고 콤부랑 피쉬….이렇게 말하던 중 순간 아차했음…같이 먹던 채식주의자 친구들도 피쉬..? 하면서 얼어붙음. 그 때 진심 머릿속이 하얘져서 아무 말도 안 나왔음…초대 받은 채식주의자 친구들이 동물권 때문에 자발적으로 채식하는 친구들이었어서…너무 큰 실수를 했다고 느껴졌었음. 약간 입장 바꿔서 말하면 개고기를 안 먹는 나에게 어떤 외국 친구가 자기네 나라 음식 만들어줬는데 사실 거기에 개뼈를 삶아서 낸 육수가 들어갔다고 하면…나는 순간적으로 입맛이 떨어졌을거 같음;;.. 다들 순간 당황해서 아무말 못하고 있는데, 여신 언니가 웃으면서 괜찮다고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오히려 나를 달래줌… 채식주의하는 친구들 위해서 이렇게 메뉴도 다 따로 만들고 혼자 고생하면서 요리했는데, 이 정도 실수 가지고 너무 자책하지 말라고 격려해주는데…그 말투가 너무 따뜻했음..ㅠ 그 이야기 듣고 다른 친구들도 몰라서 그런건데 괜찮다고..피쉬 안 들어가도 충분히 맛있을 요리인 거 같다고 자기네들도 집에서 채소로 육수내서 만들어보겠다고 했음. 너무 미안하고 고마웠음..
이 해프닝이 있고 내가 미안함이 가시질 않아서..이 언니한테, 내가 살던 곳에서는 채식주의자가 흔하지 않았어서 채식 메뉴나 재료들을 잘 모르는데, 너만 괜찮다면 배우고 싶다고,,시간 있으면 알려줄 수 있냐고 물어봄…언니는 오브콜스!! 하면서 완전 좋아했음..ㅠ 그 뒤로 언니가 본인 집(아마 긱사였을거임)에서 열리는 파티 초대해서 그 전에 장도 같이 보고 채식 메뉴도 같이 만들어 봄 (근데 사실 맛은..그렇게 있지는 않았음. 언니 미안…). 이 언니는 베이킹도 해서 달걀, 버터 안 쓰는 비건 케이크도 종종 만들어서 긱사 애들이랑 같이 먹는다고 함. 언제 또 놀러와서 같이 차도 마시자고 해 줌…하..지금 생각해도 이 언니의 말투+행동 모두가 정말 스윗했음..글로 표현이 안 됨…이 다음 썰은 이 언니네 파티에서 만난 친구들과 관련된 이야기임. 아직 반도 안 쓴 거 같은데 왜 이렇게 길어졌는지 모르겠네ㅋㅋㅋ 체력 후달린다..
7. 북유럽 남신 등판…그런데 여기에 지성미와 매너를 겸비한..
(사진은 스웨덴 여자 모델인데 이미지가 비슷해서 가져옴)
ㅋㅋㅋ 소제목 내가 써놓고도 웃기네…저번 글에 누가 소설쓰냐고 댓글 달았어서 아예 소설틱하게 제목 붙여봄.
전 글에 몇 몇 쓰니들이 존잘남들의 매너와 사고 방식에 대해서 궁금하다고 물어봐줬었는데, 내가 이걸 어떻게 정리해서 써야할 지 꽤 고민을 했음. 글 서두에도 언급했듯이 이 글은 어디까지나 나의 경험담이어서 등장하는 인물들이 한 나라의 문화나 특성을 대표할 수 없기에, 혹시나 특정 나라의 인물들에 대해 인위적인 프레임을 씌우게 될 까봐 매우 조심스러워졌음. 그래서 이 글을 보는 친구들에게 부탁하는데, 내가 푸는 썰들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세상의 수백 수천만 가지의 예시들 중 하나일 뿐임을 꼭 알아줬으면 함. 어디 나라의 누가 이러하다고 해서 그 나라 사람들이 전부 그런 것은 아님을 알되, 그 나라의 문화가 이 인물들의 사고 방식의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정도로만 생각해주면 좋겠어..ㅎㅎ
치명스윗 여신 언니네 기숙사 파티에 가니까, 다른 학교에서 온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음. 전공도 다양하고 학사생뿐만 아니라 석사생 박사생 등등 나이대도 다양하게 있었음. 언니는 파티 주최자니까 당연히 바빴고, 나는 아는 이 하나 없는…외국인들(내 눈엔 그저 다 외국인..ㅋㅋ) 사이에서 뻘줌하게 맥주만 들이키고 있었음. 파워 i인 나에게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은 설레기도 했지만 초반에는 두려움과 불편함이 더 컸음... 여기 저기 눈치 보면서 어색한 웃음만 흘리고 있었는데, 여신 언니가 술이 살짝 달아올라서 내 쪽으로 오더니, 내 주변 사람들한테 나 소개시켜주는데,… 자기가 네덜란드 와서 만난 친구 중에 제일 스맡…하고 러블리한 친구라고 말해줌…(언니 사랑해..흑흑). 언니의 호평 섞인 소개가 부끄럽기도 했지만 뭔가 웃겨서 순간 긴장이 확 풀어졌음. 긴장이 풀리니까 주변 사람들이 점점 눈에 들어오기 시작함. 가장 가까이 있던 그룹이 다른 도시에 있는 대학에서 석사 과정 밟고 있는 공대생들이었는데, 스웨덴에서 온 친구가 네덜란드 날씨 적응 잘 되냐고 웃으면서 물어봐 줌. 존잘남이 웃으니까 나도 반사적으로 웃게 되어서..(ㅎㅎ;;) 하루에 사계절이 다 있는 나라라서 하루하루가 참 ‘즐겁다’고 대답함. 물론, 진짜로 즐거운 게 아니고 짜증 이빠이 차있는 걸 비꼬는 표현이었음.. (날씨도 변덕스러운데 비둘기까지 많은 나라…하…) 그러니까 이 친구가 웃으면서 자기가 아는 아시안 친구들은 sarcasm(비꼬는 농담?같은거) 잘 안해서 동양애들은 sarcasm 잘 모르는 줄 알았는데 자기 편견이었던 거 같다고 유쾌하게 말함. (살짝 인상쓰면서 웃는 모습이 진짜 핵 잘생김…사진에 있는 모델처럼 약간 반항적인 이미지인데 알고보니 뇌섹남+매너킹…이었음)
그렇게 말문이 트여서 주변 친구들하고 다 같이 이야기 하게 되었는데, 다들 나이대도 있고 (이십대 중반?) 하다 보니 대화 주제가 생각보다 딥했음. 기억에 남는 주제는 인권, 이민자 문제, 페미니즘 이었는데, 첫번째로 놀란 건 남자들이 페미니즘 관련 이슈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토론하는 모습이었음. 한국에서는 페미니즘은 젠더 갈등과 묶여서 주로 이야기가 되곤 해서 내 또래 한국인 남자애들하고는 같이 이야기하기 조금 꺼려지는 부분이었는데, 여기서 신세계를 경험했음. 처음에는 페미니즘이라는 학문에 대해 초점을 맞춰서 이야기하다가 (the 1st-4th wave in feminism이라고 약간 페미니즘의 역사? 어떻게 페미니즘이 시대에 변화에 영향을 끼쳤고 그 변화에 또 어떤 영향을 받아 발전하게 되었는지) 최신 젠더 갈등 이슈들에 대해서 이야기했는데, 여기서 두번째로 놀란 건, 페미니스트 집회와 시위에 대해 (이 집회는 페미니스트 사상을 지지하는 남녀 모두가 참가한 집회였음), 사회적 과도기에는 항상 이런 과격한 움직임들이 있었고, 이런 움직임들이 있다는 것은 현재 우리의 시스템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증거라고 말하는 대화 방향이었음. 이게 right or wrong/good or bad를 따지고 정의하는 것이 아닌 ‘needs’ 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임. 우리 사회가 점점 글로벌화 되면서 다양성의 존중이 더더욱 필요한 시대가 되었는데, 현재의 시스템이 이 다양성을 대변하지 못하고 사회 구성원들의 수요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니까 사회 이곳 저곳에서 갈등이 일어나는 거라고…북유럽 신화에 나올 것 처럼 생긴 오빠가 세상 진지한 태도로 (나에겐) 너무 신세계의 이야기를 하니까…진심 육성으로 대박..소리가 나왔음. 그 이후로는 사회적 다양성에 관련된 인권, 다문화, 이민자 문제에 대해서 의견을 나눔…(아니 파티에서 하는 이야기 클래스 실화냐..?)
새로운 사람들과의 교류 및 신세계급 지식, 의견들이 자꾸 물밀듯이 머릿속으로 밀려오는 탓에 머리가 진짜 팽팽 돌아가는 것을 느끼고…잠깐 휴식차 물 한 잔 따라서 발코니 근처 쇼파에서 쉬고 있었음. 그 때가 늦가을이었는데, 밤이기도 했고, 바람 쐬는 동안 술이 깨니까 살짝 추웠음. 근데 아까 그 토론 그룹으로 돌아갈 엄두가 안나서 ..ㅋㅋ (아직 뇌가 휴식을 더 필요로 했던 관계로) 좀 더 뻐팅기고 있었는데,..그 남신 스웨덴 오빠가 화장실 갔다 오는 길인지 암튼 나 있는 쪽으로 지나가면서 추운데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뭐하냐고 물어봄. 나는 술기운 때문에 잠깐 찬 바람 쐬어야 할 거 같다고 먼저 들어가라고 말했는데, 이 오빠가 안에 들어가더니 무슨 담요 같은 걸 들고 나옴…
(To be continued…)
쓰다보니까 길이 너무 길어져서 여기서 끊어야 할 것 같아 쓰니들…
나도 알아..중요한 타이밍에 끊었다는 거..ㅎㅎ
근데 이 뒤로 이어질 내용은 이 스웨덴 오빠의 ‘여성관’을 살짝 엿볼 수 있었던 부분이라서 한 템포 쉬고 더 자세하게 서술해보려고 해.
그리고 내가 정말 좋아하고 (친구로써) 멋있다고 생각한 스페인 친구 이야기도 다음 편에 다룰 예정이야. 기대해 줘ㅎㅎ..
기다려 준 쓰니들, 새로 읽게 된 쓰니들 모두 긴 글 읽어줘서 고맙고! 뒷 편은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올려보도록 할게!
아 그리고 아마 다음 편이 마지막이 될 거 갈은데 질문 있는 친구들은 남겨줘! 진학 학교나 유학 시기/방법 등 개인적인 정보와 관련된 질문에는 답변이 어렵지만, 다양한 문화/생활 방식에 관해서는 내가 알고 있는 선에서 최대한 답하도록 해볼게ㅎㅎ
존잘남 가득한 곳에서 유학했던 썰 푼다_2탄
* ‘존잘’의 기준은 글쓴이의 시각에서 판단된 것이므로 절대적인 것은 아님
* 글쓴이의 개인적인 경험에 의거한 글이므로 언급되는 인물들은 특정한 지역/문화/사람들을 대표하지 않음
* 첨부 이미지는 가장 닮았다고 생각하는 사진들 구글링해서 가져옴
대학 시절 존잘남 가득했던 곳에서 유학했던 썰 푼다.
(‘대학 시절’ ‘유학했던’ 이라고 했지만 현재도 대학생임)
안녕! 이 전에 썼던 글이 너무 큰 관심을 받아서 놀랐어.
시리즈로 쓸 생각은 없었는데 썰이 더 있기도 하고 기대해주는 친구들도 있다고 해서 이어서 써 봐.
[1탄은 여기로: https://pann.nate.com/talk/364773049]
글은 편하게 음슴체로 갈게!
5. 잘생겼지만 말이 너무 많아 피곤했던(;;) 러시아 친구 (a.k.a 휴먼위키피디아)
전 글에도 언급했지만 내가 낯가림이 있어서 처음 보는 상대한테 편하게 말 붙이는 스타일은 아니었음. 대화할 때도 스피커보다는 리스너쪽에 가까웠고, 성향 자체가 내향적이라 초반에 친구들 사귀기가 조금 힘들었음. 다른 애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즐겁게 웃고 떠드는데 나는 쉬는 시간에도 그냥 다음 수업 준비하거나 음악 들으면서 시간을 보냈었음. (아싸 인생...) 학교에서 유일하게 말을 하던 시간은 소규모 그룹 수업때 뿐이었음. 그룹 수업이 참여 중심의 토론 수업이라 한마디가 되었던 두마디가 되었던 무조건 자기 의견을 말해야했음. 나는 끼어들 타이밍을 매번 놓쳐서 튜터가 질문해 줄때만 겨우 말하던 애였음..ㅎㅎ 이 수업에서 말 가장 많이 하고 목소리 컸던 애가 이 썰 주인공인데.. 러시아인이지만 중고딩 시절을 영국에서 보냈다고 했음. 이 친구 특징이, 존잘인데 말이 너무 빠르고 많음… 아는 게 너무 많아서 뇌에서 보내는 신호를 성대가 어떻게든 따라가려고 애를 쓰는 느낌이었음.. 정말 자기 의견을 쉴 새 없이 이야기하는데, 처음엔 대단하다 싶으면서도 계속 듣고 있다보면 피곤해졌음…약간 나의 스마트함을 온 세상이 알았으면 좋겠어 훔하하 이런 식..? 잘난 척이 아니라 정말 박학다식해서 진짜 ‘잘난 애’였음. 오죽했으면 별명이 휴먼 위키피디아…ㅎㅎ 옷 입는 스타일도 셔츠-베스트(or 긴팔 니트)-코트에 사첼백 같은 옆으로 매는 서류 가방 들고 다녔었음. 가끔 오전 수업에 늦을 때 교실문 박차고 들어오면서 완전 영국 발음으로 ‘Oh, Im terribly sorry’ 하는데, 머리는 손질을 못해서 사방으로 뻗쳐있어도, 셔츠에 니트 패션은 포기하지 않았었음…
하루는 수업에서 ‘inequality of opportunity (기회의 불평등)’이란 주제로 토론을 하는데, 이 친구는 유럽 계급 사회의 역사를 세세하게 쭉 읊으면서 이걸 바탕으로 현재까지 세습되어 오는 부와 사회적 위치가 기회가 불균등하게 배분되는 현상을 만들고 있다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는데 대충 이런 주장이었음)면서 열변을 토함. 다른 애들도 다 유럽에서 온 친구들이라 기본 역사 지식은 다 있어서 다 활발하게 토론에 참여하는데 나는 학교 다닐 때 유럽 역사는 커녕 한국사조차 공부 하기 싫어했던 애라..ㅎㅎ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애들 하는 이야기 듣고만 있다가, 수업 끝날 때 쯤 튜터가 옆에서 눈치주길래 마지못해 떠듬떠듬 말하는데, 저 러시아 친구가 웃으면서 아시아에서는 ‘World history’(세계사) 안 배우냐고 물어봄. 이 친구의 질문 의도가 날 비웃는 거였는지 그냥 순수하게 물어본 거였는지는 모르겠는데, 그 당시 나는 그게 날 무시하는 것처럼 들렸었음ㅋㅋ 그래서 내가 순간 욱해서,
다른 아시아 나라는 모르겠는데 한국에서도 ‘World history’라는 과목 배운다. 근데 나는 그 과목 자체가 어이가 없었다. 세계사가 세계의 역사를 배우는 게 아니라 유럽 및 북아메라가 중심의 역사다. 세계에는 다양한 문화권이 있는데, 왜 western 역사가 세계사가 되어야하는지 거기에 의문점이 들었다.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중동의 수많은 문화와 역사는 세계사에 거의 포함되지 않는다. 오늘 토론 주제인 기회의 불평등도 이런 서구 중심의 교육 체계에서 비롯될 수 있다고 본다. 여기는 유럽 학교니까 유럽 학자들의 이론을 배우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되지 않지만, 한국에서 대학간 내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국임에도 이론 수업은 대부분 서양권 나라에서 발행된 교과서로 수업을 한다고 하더라. 다른 문화권은 학계에서 ‘Asian studies’나 ’African studies’ 등등 아예 따로 이름이 붙여있고 모든 이론과 지식의 중심은 웨스턴이다. 그게 ‘당연한’ 일처럼 여겨지는 현상에 나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 그리고 아까 러시아 친구가 한 말 인용해서 ‘현재까지 세습되어 오는 서구 중심의 교육이 global north와 south를 가르고 기회가 불균등하게 배분되는 현상을 만들고 있다’…
이렇게 마무리함… 너무 급발진했던 터라 수업 종 치고 쉬는 시간 되었는지도 몰랐었음… 튜터도 애들도 잠시 아무말도 안하고 있다가, 튜터가 ‘interesting idea’이러면서 그렇게 수업이 끝남. 나는 그 다음 수업 가기 전에 잠깐 열 좀 식히려고 교실 앞 소파에서 숨고르고 있는데, 그 러시아 친구가 조용히 오더니 혹시 아까 자기가 실수한 거 있냐고 물어봄. 남 생각은 1도 안하는 이미지였는데 의외였음..ㅋㅋ 그래서 내가 아니라고, 너의 질문에 영감을 얻어서 내가 의견을 말할 수 있었다고 훈훈하게(?) 결말 맺고 수업 가려던 찰나…얘가 갑자기 가방에서 감자칩이랑 초콜렛을 꺼내서 주면서 오늘 토론 재밌었다고 다음에 기대하겠다고 함. 그리고 너가 아까 말한 global north와 south의 기회 불균형 이거에 대해서 누가 도서관에서 책 보고 있던데 시간 나면 같이 도서관에서 찾아보지 않겠냐고 제안함….아 글이 너무 길어져 버려서 결론만 말하자면, 이 친구랑 그 뒤에 진짜로 도서관 가서ㅋㅋ 아까 말한 책 찾고 감자칩 같이 노나먹으면서 처음으로 통성명함. 난 얘가 날 모르는 줄 알았는데 내가 매일 거의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하는 것도 알고, 노트 필기 잘하는 애 (이건 전 글에 말한 폴란드 친구가 말해줬다고 했음. 뿌듯..) 이렇게 알고 있었음…그렇게 몇 번 대화하다 보니까 얘랑 은근히 코드가 맞아서 수업 끝나고 종종 점심도 같이 먹고, 이 친구와 대화 아닌 대화 (거의 얘만 말하는..)를 계속 하다보니 나도 아는 게 조금씩 생겨서 그룹 수업 때 점점 참여를 많이 하게되었고, 학기말 레포트도 global south/north 관련한 교육 및 경제적 기회 불균형에 대해 쓰게 됨ㅋㅋㅋ…학교 다니는 내내 에세이 쓰기 전 브레인스토밍 할 때 얘랑 같이 했는데 한번 이야기하고 나면 귀가 너덜너덜해졌지만 에세이 소스는 많이 얻을 수 있어서 좋았듬…고마웠다 친구야..
6. 치명적인 외모에 너무 스윗했던 그녀…
존잘남 외에도 존잘녀 썰도 살짝 풀어볼까함. 인권 관련 세미나 같이 듣던 친구였는데 국적은 영국인데 알바니아계 혼혈이라고 했음. (영국 가수 중에 유명한 두아 리파도 알바니아계인이라고 함). 같은 학년이었지만 나이는 나보다 한 살 많은 언니였음. 근데 이 언니가 진심 외모+피지컬이 미쳤음. 사진은 그나마 제일 비슷한 걸로 찾아서 들고 왔는데, 흑발에 푸른 눈에다가 진심 치명적…으로 생겼음. 세미나 수업에 사람들도 많았는데 존재감이 단연 독보적이었음. 처음 봤을 때 상의는 살짝 붙는 가디건에 밝은 색 청바지 입고 있었는데 비율이 진짜 후덜덜했음…키도 한 170후반 되는 거 같았음. 이 언니 전직 모델이었나 싶었는데 그것도 아니고, sns보면 삼촌네 양봉장에서 벌 치는 거랑 서핑하는 사진 이런 것들 뿐…인권, 동물권에 관심 많고 장래 희망이 인권 변호사라고 했음. 스마트섹시+여신..세상 혼자 사는 언니였음. 인기에는 크게 관심 없어 보였지만, 본인이 매력적인 걸 잘 아는 것 같았음ㅋㅋ 한 번은 이 언니랑 수업 때 짝이 되어서 각자 발표한 내용에 대해 앞에 나와서 피드백 해주는데, 내가…ㅋㅋㅋ 언니 옆에 서니까 너무 떨리고 얼굴도 못 쳐다보겠는 거임..(존잘남 앞에서도 이 정도로 떨리지 않았건만…)그래서 피드백 종이 들고 떨면서 바닥만 보고 이야기 하다가 마무리 멘트할 때 쯤 슬쩍 쳐다봤는데 언니가 대견하다는 듯이 윙크 해줬음… (뭔데 이 언니….내 심장 가져가..).
그리고 저 날 세미나 수업 내내 말도 계속 걸어주고 자기 한국 문화 관심 많다면서 이야기하길래 용기내서 나 조만간 한국 음식 만들어서 애들 초대할 건데 올래? 하고 물어봤음. 언니는 당근 가겠다고, 고맙다고 함… 한국 음식 만들어서 친구들한테 대접하게 된 건, 그 때 애들이랑 안면도 많이 트고 학교 생활에 서서히 적응해 나갈 즈음이어서 애들이랑 좀 더 친해질 계기를 만들고자, 슈퍼 내향형이었던 내가 나름 용기를 내어서 주최한 파티같은 거였음. 콩불, 채소 볶음, 주먹밥, 각종 전, 떡볶이 이렇게 여러 가지 메뉴로 준비했는데,…문제가 터짐..ㅎㅎ 초대 명단 중에 저 여신 언니를 포함해서 몇 명이 채식주의자였는데, 내가 그 당시에 채식주의에 대해서 거의 무지했던터라 주 재료에 고기,생선만 안들어가면 채식메뉴인 줄 알고 있었음. 그래서 나름대로 전도 생선전 외에도 호박, 가지, 버섯 이렇게 종류별로 준비하고, 주먹밥도 채소만 들어간 걸 따로 만들었는데.. 문제는 떡볶이었음. 육수낼 때 한국서 가져온 다시팩을 사용했는데 거기에 멸치가 들어있었던 거임…요리하느라 정신 없었다고 해도..멸치가 들어있다는 걸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는데, 그걸로 다 같이 먹을 떡볶이를 만들었던 거임… 식사 중반까지도 문제를 인지 못하고 있다가, 어떤 친구가 떡볶이 너무 맛있다고 어떻게 만드냐고 물어보는데, 내가 양념장 비율 알려주고 육수 이야기 하는데, 친구가 혹시 그 육수는 치킨스톡으로 만들었냐고 물어봄. 나는 치킨스톡 아니고 콤부랑 피쉬….이렇게 말하던 중 순간 아차했음…같이 먹던 채식주의자 친구들도 피쉬..? 하면서 얼어붙음. 그 때 진심 머릿속이 하얘져서 아무 말도 안 나왔음…초대 받은 채식주의자 친구들이 동물권 때문에 자발적으로 채식하는 친구들이었어서…너무 큰 실수를 했다고 느껴졌었음. 약간 입장 바꿔서 말하면 개고기를 안 먹는 나에게 어떤 외국 친구가 자기네 나라 음식 만들어줬는데 사실 거기에 개뼈를 삶아서 낸 육수가 들어갔다고 하면…나는 순간적으로 입맛이 떨어졌을거 같음;;.. 다들 순간 당황해서 아무말 못하고 있는데, 여신 언니가 웃으면서 괜찮다고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오히려 나를 달래줌… 채식주의하는 친구들 위해서 이렇게 메뉴도 다 따로 만들고 혼자 고생하면서 요리했는데, 이 정도 실수 가지고 너무 자책하지 말라고 격려해주는데…그 말투가 너무 따뜻했음..ㅠ 그 이야기 듣고 다른 친구들도 몰라서 그런건데 괜찮다고..피쉬 안 들어가도 충분히 맛있을 요리인 거 같다고 자기네들도 집에서 채소로 육수내서 만들어보겠다고 했음. 너무 미안하고 고마웠음..
이 해프닝이 있고 내가 미안함이 가시질 않아서..이 언니한테, 내가 살던 곳에서는 채식주의자가 흔하지 않았어서 채식 메뉴나 재료들을 잘 모르는데, 너만 괜찮다면 배우고 싶다고,,시간 있으면 알려줄 수 있냐고 물어봄…언니는 오브콜스!! 하면서 완전 좋아했음..ㅠ 그 뒤로 언니가 본인 집(아마 긱사였을거임)에서 열리는 파티 초대해서 그 전에 장도 같이 보고 채식 메뉴도 같이 만들어 봄 (근데 사실 맛은..그렇게 있지는 않았음. 언니 미안…). 이 언니는 베이킹도 해서 달걀, 버터 안 쓰는 비건 케이크도 종종 만들어서 긱사 애들이랑 같이 먹는다고 함. 언제 또 놀러와서 같이 차도 마시자고 해 줌…하..지금 생각해도 이 언니의 말투+행동 모두가 정말 스윗했음..글로 표현이 안 됨…이 다음 썰은 이 언니네 파티에서 만난 친구들과 관련된 이야기임. 아직 반도 안 쓴 거 같은데 왜 이렇게 길어졌는지 모르겠네ㅋㅋㅋ 체력 후달린다..
7. 북유럽 남신 등판…그런데 여기에 지성미와 매너를 겸비한..
(사진은 스웨덴 여자 모델인데 이미지가 비슷해서 가져옴)
ㅋㅋㅋ 소제목 내가 써놓고도 웃기네…저번 글에 누가 소설쓰냐고 댓글 달았어서 아예 소설틱하게 제목 붙여봄.
전 글에 몇 몇 쓰니들이 존잘남들의 매너와 사고 방식에 대해서 궁금하다고 물어봐줬었는데, 내가 이걸 어떻게 정리해서 써야할 지 꽤 고민을 했음. 글 서두에도 언급했듯이 이 글은 어디까지나 나의 경험담이어서 등장하는 인물들이 한 나라의 문화나 특성을 대표할 수 없기에, 혹시나 특정 나라의 인물들에 대해 인위적인 프레임을 씌우게 될 까봐 매우 조심스러워졌음. 그래서 이 글을 보는 친구들에게 부탁하는데, 내가 푸는 썰들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세상의 수백 수천만 가지의 예시들 중 하나일 뿐임을 꼭 알아줬으면 함. 어디 나라의 누가 이러하다고 해서 그 나라 사람들이 전부 그런 것은 아님을 알되, 그 나라의 문화가 이 인물들의 사고 방식의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정도로만 생각해주면 좋겠어..ㅎㅎ
치명스윗 여신 언니네 기숙사 파티에 가니까, 다른 학교에서 온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음. 전공도 다양하고 학사생뿐만 아니라 석사생 박사생 등등 나이대도 다양하게 있었음. 언니는 파티 주최자니까 당연히 바빴고, 나는 아는 이 하나 없는…외국인들(내 눈엔 그저 다 외국인..ㅋㅋ) 사이에서 뻘줌하게 맥주만 들이키고 있었음. 파워 i인 나에게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은 설레기도 했지만 초반에는 두려움과 불편함이 더 컸음... 여기 저기 눈치 보면서 어색한 웃음만 흘리고 있었는데, 여신 언니가 술이 살짝 달아올라서 내 쪽으로 오더니, 내 주변 사람들한테 나 소개시켜주는데,… 자기가 네덜란드 와서 만난 친구 중에 제일 스맡…하고 러블리한 친구라고 말해줌…(언니 사랑해..흑흑). 언니의 호평 섞인 소개가 부끄럽기도 했지만 뭔가 웃겨서 순간 긴장이 확 풀어졌음. 긴장이 풀리니까 주변 사람들이 점점 눈에 들어오기 시작함. 가장 가까이 있던 그룹이 다른 도시에 있는 대학에서 석사 과정 밟고 있는 공대생들이었는데, 스웨덴에서 온 친구가 네덜란드 날씨 적응 잘 되냐고 웃으면서 물어봐 줌. 존잘남이 웃으니까 나도 반사적으로 웃게 되어서..(ㅎㅎ;;) 하루에 사계절이 다 있는 나라라서 하루하루가 참 ‘즐겁다’고 대답함. 물론, 진짜로 즐거운 게 아니고 짜증 이빠이 차있는 걸 비꼬는 표현이었음.. (날씨도 변덕스러운데 비둘기까지 많은 나라…하…) 그러니까 이 친구가 웃으면서 자기가 아는 아시안 친구들은 sarcasm(비꼬는 농담?같은거) 잘 안해서 동양애들은 sarcasm 잘 모르는 줄 알았는데 자기 편견이었던 거 같다고 유쾌하게 말함. (살짝 인상쓰면서 웃는 모습이 진짜 핵 잘생김…사진에 있는 모델처럼 약간 반항적인 이미지인데 알고보니 뇌섹남+매너킹…이었음)
그렇게 말문이 트여서 주변 친구들하고 다 같이 이야기 하게 되었는데, 다들 나이대도 있고 (이십대 중반?) 하다 보니 대화 주제가 생각보다 딥했음. 기억에 남는 주제는 인권, 이민자 문제, 페미니즘 이었는데, 첫번째로 놀란 건 남자들이 페미니즘 관련 이슈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토론하는 모습이었음. 한국에서는 페미니즘은 젠더 갈등과 묶여서 주로 이야기가 되곤 해서 내 또래 한국인 남자애들하고는 같이 이야기하기 조금 꺼려지는 부분이었는데, 여기서 신세계를 경험했음. 처음에는 페미니즘이라는 학문에 대해 초점을 맞춰서 이야기하다가 (the 1st-4th wave in feminism이라고 약간 페미니즘의 역사? 어떻게 페미니즘이 시대에 변화에 영향을 끼쳤고 그 변화에 또 어떤 영향을 받아 발전하게 되었는지) 최신 젠더 갈등 이슈들에 대해서 이야기했는데, 여기서 두번째로 놀란 건, 페미니스트 집회와 시위에 대해 (이 집회는 페미니스트 사상을 지지하는 남녀 모두가 참가한 집회였음), 사회적 과도기에는 항상 이런 과격한 움직임들이 있었고, 이런 움직임들이 있다는 것은 현재 우리의 시스템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증거라고 말하는 대화 방향이었음. 이게 right or wrong/good or bad를 따지고 정의하는 것이 아닌 ‘needs’ 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임. 우리 사회가 점점 글로벌화 되면서 다양성의 존중이 더더욱 필요한 시대가 되었는데, 현재의 시스템이 이 다양성을 대변하지 못하고 사회 구성원들의 수요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니까 사회 이곳 저곳에서 갈등이 일어나는 거라고…북유럽 신화에 나올 것 처럼 생긴 오빠가 세상 진지한 태도로 (나에겐) 너무 신세계의 이야기를 하니까…진심 육성으로 대박..소리가 나왔음. 그 이후로는 사회적 다양성에 관련된 인권, 다문화, 이민자 문제에 대해서 의견을 나눔…(아니 파티에서 하는 이야기 클래스 실화냐..?)
새로운 사람들과의 교류 및 신세계급 지식, 의견들이 자꾸 물밀듯이 머릿속으로 밀려오는 탓에 머리가 진짜 팽팽 돌아가는 것을 느끼고…잠깐 휴식차 물 한 잔 따라서 발코니 근처 쇼파에서 쉬고 있었음. 그 때가 늦가을이었는데, 밤이기도 했고, 바람 쐬는 동안 술이 깨니까 살짝 추웠음. 근데 아까 그 토론 그룹으로 돌아갈 엄두가 안나서 ..ㅋㅋ (아직 뇌가 휴식을 더 필요로 했던 관계로) 좀 더 뻐팅기고 있었는데,..그 남신 스웨덴 오빠가 화장실 갔다 오는 길인지 암튼 나 있는 쪽으로 지나가면서 추운데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뭐하냐고 물어봄. 나는 술기운 때문에 잠깐 찬 바람 쐬어야 할 거 같다고 먼저 들어가라고 말했는데, 이 오빠가 안에 들어가더니 무슨 담요 같은 걸 들고 나옴…
(To be continued…)
쓰다보니까 길이 너무 길어져서 여기서 끊어야 할 것 같아 쓰니들…
나도 알아..중요한 타이밍에 끊었다는 거..ㅎㅎ
근데 이 뒤로 이어질 내용은 이 스웨덴 오빠의 ‘여성관’을 살짝 엿볼 수 있었던 부분이라서 한 템포 쉬고 더 자세하게 서술해보려고 해.
그리고 내가 정말 좋아하고 (친구로써) 멋있다고 생각한 스페인 친구 이야기도 다음 편에 다룰 예정이야. 기대해 줘ㅎㅎ..
기다려 준 쓰니들, 새로 읽게 된 쓰니들 모두 긴 글 읽어줘서 고맙고! 뒷 편은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올려보도록 할게!
아 그리고 아마 다음 편이 마지막이 될 거 갈은데 질문 있는 친구들은 남겨줘! 진학 학교나 유학 시기/방법 등 개인적인 정보와 관련된 질문에는 답변이 어렵지만, 다양한 문화/생활 방식에 관해서는 내가 알고 있는 선에서 최대한 답하도록 해볼게ㅎㅎ
다들 명절 잘 보내고, 코로나 조심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