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후반 싱글남 넋두리

검은2022.02.03
조회29,848
그냥 새벽에 잠안와서 몇자 올려본게 많은 분들 공감도 해주시고 비판도 해주셨네요.
근데 소개팅에 돈쓰는거 아까워 하고 가족 친인척들한테 돈뿌리고 다닌다고 하신 분들
음... 요지는 돈 아깝다라고 한건 아니고
연애에 대한 감각이 줄어들고 상대방에 대한 호감이 크지 않은 상태에서 
오히려 크다면 크고 적다면 적은 지출감각이 무뎌지는게 허탈해서 비유를 했던건데 꼬아서 보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네요. 
남여 편가르려고 한 것도 아니고 소개팅 하셨던 분들도 다 좋은 분들이셨고
상대방 분들이 계산 하시려고 했던거 제가 큰 부담이 없어서 계산했던 것 뿐이고
불과 5년 전만해도 저에게도 10만원이면 꽤 큰 돈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비유를 한 건데 
도대체 얼마나 생각이 꼬여있으면 이게 포커스가 왜 남자가 계산한걸 아까워한다 여자가 계산도 안한다가 되는건지 모르겠네요. 
뭐 자존감 낮아보인다 성격 안좋아 보인다 매력 없어 보인다 하시는 분들도 
살면서 그런 말 한번도 들어본 적 없긴한데 저를 한번도 직접 뵌적도 없고 전혀 모르시고
저랑 다른 삶은 살고 생각이 다르니까 제가 제 생각 글쓰듯 본인들 생각 댓글 쓰는건 자유겠죠.
이해합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비슷한 생각 가지고 계신 분들, 공감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 놀랍네요.
댓글중에 위로가 되기도 하고 이해가 되기도 하고 같이 안쓰러운 마음도 드네요.
그래도 그만큼 열심히 살고있고 끊임없이 고찰하고 성찰해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서
다들 힘내셨으면 좋겠어요.
저 또한 그러다보면 좋은 인연이 올 수도 있는 거고 아니면 인생에서 또 다른 중요한 가치가 생길 수도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명절을 맞이 해서 고향에 다녀왔다.
내 사업한지 어언 3년.. 어려운 시기를 지나 코로나에 다들 힘들어서 다들 무너질때 나는 운 좋게 적지 않은 돈을 벌었다.
5만원 짜리 지폐 50장을 뽑아서 여러 봉투에 나눠 넣고 이틀 동안 가족 친척들 뵈며 용돈, 세뱃돈으로 전해드렸다.
문뜩 내가 세뱃돈 받던게 엊그제 같은데 돈 좀 번다고 누구 봉투를 챙기고 있으니 내가 좀 신기하다.
다들 직접적으로 얘기는 안하지만 덕담들에는 언제 여자 만나서 결혼을 하는지 뉘앙스가 들어있다.
긁는 소리로 스트레스는 안주셔서 다행이다.
그렇게 이틀 맛있는 집밥 실컷먹고 푹 쉬다 다시 집으로 왔는데 뭔가 허하다.
연애 안한지 벌써 5년이 다 되어가고 그 전에는 쉬지 않고 연애도 많이 하고 결혼 생각까지 갖고 만났던 친구도 있었었다.
마지막에 만났던 친구와 현실적인 이유로 헤어지고 나서는 내 앞가림 내 돈벌이에 더 집중하게 되었던 것 같다.
지금은 그때보다 수입도 많아지고 작지만 집도 있고 차도 좋아지고 옷이나 악세사리는 별 욕심이 없어져서 어렸을때 처럼 있는 돈 없는 돈 써가면서 막 화려하게 꾸미고다니지는 않지만 나름 깔끔하게만 하고 다닌다.
성욕도 20대에서 30대 초반때 만큼은 못하다고 느끼지만 아예 없는것도 아니고..
연애 생각이 없는 건 아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시내에서 데이트를 하든 시외로 드라이브도 가고 싶고 한 달에 한 번 정도 가까운데 여행도 다니고 싶다.
먼데는 일년에 한번 정도...체력이 안될것 같다.
그러나 주위에는 4~50대 여사님들 아니면 30대 유부녀 혹은 20대 초 중반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어린 아가씨들 뿐이니 누굴 만나고 싶어도 선택지가 거의 없다.
뭔가 외적으로 내 스타일이라던지 이상형이라 나이를 물어보면 나랑 10살 이상은 차이가 난다.
주위에 비슷한 능력 가진 사장들 중에 간혹 12살 14살 어린 여자친구 있는 분들도 계시지만 나는 그럴 엄두도 안난다.
나도 속으로 안좋게 보이니까..
그렇게 또 절절하게 외롭지도 않고 넷플릭스며 디즈니플러스며 시간보낼거리도 많겠다 게임을 해도 현질을 해서 더 재미있게 할 수도 있고 플스와 닌텐도 신작 게임 나올때 마다 눈치 안보고 혼자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가끔 전 여친이 해줬던 버터김치볶음밥이나 로제파스타가 생각나기도 하지만 배달어플을 키면 더 맛있는게 많다.
운동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요즘엔 주위에서 골프를 많이 치길래 PT도 등록해서 배우고 있다.
연애 못하는걸 합리화한다고 생각하면 합리화인지라 노력이라도 해 볼까하고 소개팅도 몇 번 받아봤지만 상대방 분들도 내 스타일도 아니고 나를 또 그렇게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지도 않고 재미가 없었다.
일화로 한번은 밥 값은 내가 계산했었다.
둘이 39,000원 코스로 78,000원
커피도 내가 계산했다.
나는 아이스아메리카노 3천원 상대방은 무슨 프라푸치노 5천 얼마에 무슨 샌드위치인지 케잌인지까지 시켜서 2만 얼마 나왔던 것 같다.
리액션도 열심히 해주고 상대방이 묻는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변해주었다.
헤어지고 주선자 생각해서 다음에 또 한번 보자했더니 우리는 안맞는 것 같다고 정중하게 거절을 해준다.
10만원 돈 날렸다.
옛날 같았으면 돈이 너무 아까워서 상대방 욕하고 주선자한테 꼬라지 냈을테지만 오히려 상대방이 먼저 말해줘서 고마웠고 주선자한테 너무 미안했었다.
뭔가 더 적극적으로 했었어야 하나 싶다가도 상대방에게 가식으로 그렇게 하는건 또 예의가 아닌지라
그 뒤로 소개팅도 꺼려지게 되고 뭔가 자신감도 점점 없어지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이가 더 들수록 더 심해질텐데...
나도 내가 무슨 말이 하고 싶어서 이 새벽에 이렇게 몇 자 적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냥 공허한데 행복하고 외로운데 편안하다.
그냥 행복한데 공허하고 편안한데 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