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칠것 같은 기분.. 인생 전체가 부정된 듯한 느낌.

에휴...2008.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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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좋아했던 여자가 있습니다.

 

대학에서 아직은 어린 학년일때 처음 만난 후배죠..

 

고왔던 피부에 마음이 끌렸고...결국은 사귀게 되었습니다.

 

당시 저는 고시를 준비했었습니다만..

 

제대로 된 만남을 가지는 것은 그 사람이 처음인지라...

 

공부건 다른일이건 모두 뒷전이었습니다.

 

그 사람이랑 어쩌다 보니 깊은 관계까지 가게 되었지만...

 

스스로 알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살아서는 그 어떠한 희망도 비젼도 없다는 것을.

 

그녀도 그것을 알았던 모양인지 부모님 따라서 유학을 갔구요.. 그 이후 꽤 방황했습니다.

 

두번째 치른 시험도 그렇게 물을 먹고... 인생 막장이라는 생각이 들어 입대를 했습니다.

 

나락으로 떨어진 듯한 기분이 들었지만 정신차리고 군생활을 마칠 때 쯤에 민법 1회독을

 

겨우 마칠수 있었습니다. 나 버리고 간 그 사람이 너무 미워서... 멋진 예비 법조인이 되어

 

그녀 앞에 나타나 자랑하고 싶었습니다. 그사람 많이 후회하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전역후 3년만에 최종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

 

사람이 왜 그리 바보같은지요... 지인 및 그녀와 가까운 친구들을 통한 정보망으로

 

나 만난 이후 그녀가 다른 어떤 사람도 만난적이 없다는 말을 듣자마자...

 

코 끝을 찌르던 자부심은 어디 간채 어서 그녀를 다시 내 걸로 만들고 싶어

 

가슴이 다시 뛰었습니다... 알고있습니다. 나 같은걸 기다린 게 아니라 단지 접근해 오는

 

남자도 없을 뿐더러 남자 자체에 별 관심도 없어서 그랬을 뿐이라는 걸요.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2차시험 합격자 발표난지 얼마 안되어... 오랜만에 큰맘먹고 전화를 했습니다.

 

안받길래...그냥 그렇게 끝난것이려니 했습니다.

 

하지만....일요일날 다시 그녀에게 전화가 왔고..

 

뭐에 홀렸는지 어쨌는지..그렇게 밥약속을 잡았습니다.

 

몇 년만에 처음으로 다시 만난자리.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할지 숨이 막혀서.. 그냥 되지도 않는 말 마음에도 없는 겉도는 말

 

주저리 주저리 하고 나왔습니다. 바래다 주고 들어가는 길에...

 

오래전 합격약속 지켰다는 말 하고 싶었다고...나와줘서 고맙다고 문자 보냈습니다.

 

형식적으로 오는 답문자. 그냥 가슴에 뭐가 얹힌듯한 기분만 들더군요.

 

...

 

그로부터 3일 뒤...

 

밥 잘 얻어먹었고... 영화 한편 같이 보자는 그 사람 문자가 왔습니다.

 

그냥...   시험을 다시 합격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혼자서 30분동안 미친듯이 침대에 엎드려서 실성한 듯이 웃고...또 웃었습니다.

 

잃어버렸던 것 모두...이렇게 되찾게 되는구나..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잘해야지...이번에는 진짜 잘해야지... 다시 울지 말아야지..

 

그래서 지나치게 마음이 풀어졌던 탓일까요.

 

...

 

비극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사람과 영화 보기 하루 전... 다른 중요한 모임에 나갈 자리가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어떤 여자분과 이야기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만...

 

기분이 좋아 술이 취하다 보니... 그 사람이 유난히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원래도 외모 외에도 여러 매력이 있는 분이라, 남자들이 길거리 지나면서 아름다운

 

분들을 보았을때 느끼는 호감 비스무레한 감정이 약간 생겼습니다.

 

참 한편... 전에 그분께 실례되는 일을 한 적이 있어서 다른 사람들을 모두 보낸 뒤에

 

그 실례되는 일에 대한 사과를 하려고 했고.. 술집에서 두 사람만 마주 앉은채

 

맞은편 분을 쳐다 보았습니다.

 

순간 울컥했습니다.

 

예전 그녀가 날 버리고 유학간 이후...힘들었던...지옥같았던 몇 개월...

 

그건 일종의 애증의 감정이었습니다. 조금은 복수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네... 전혀 이성적인 판단이 아니었습니다. 이미 그때 술로 치면 소주 2병 반 정도가 들어갔죠.

 

그래서... 애초에 하려던 사과는 어디로 가고 그분께 한번 만나보지 않겠느냐고 고백했습니다.

 

정확히 무슨말을 했는지는 기억이 안납니다만.. 낯 간지러운 얘기들을 한 것 같습니다.

 

네... 미쳐도 보통 미친게 아닙니다. 사실 집중포화를 당해도 싸죠... 그때 왜그랬는지.

 

그리고 그분은 사실 그녀와 잘 알고 지내는 사입니다.

 

제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런 류의 고백을 절대 받아들일리가 없고

 

그 분 역시 그랬을 것입니다.(사실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

 

다음날 일어나서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 알아차렸고..

 

일어나자 마자 급하게 그 분께 전화를 걸었습니다.

 

제가 굉장히 실례되는 말씀을 드렸는데... 말을 주워 담기는 어렵겠지만

 

앞으로도 모임에서 뵐 일이 있을텐데... 어떻게든 돌이킬 수 없겠느냐고 말입니다.

 

그분은 못들은 걸로 하겠다고 하셨고... 순진하게도 그 일이 그저 그렇게 무마된 걸로 알았습니다.

 

...

 

그리고 그날 저녁 그녀를 만났습니다.

 

같이 영화를 보았는데 사실 별로 재미는 없었지만... 옆에 그녀가 있다는 사실에 안도했습니다.

 

그래...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 어제 새벽의 나는 내가 아니라 누군가의 조종을 받고 있었으리라

 

그런 생각밖에 안들었고..

 

이번이 아니면 왠지 다시 이사람 볼 수 없을 것 만 같아서 다시 만나자고 했습니다.

 

자기도 저번 문자를 마지막으로 오빠랑 더이상 못 만날것만 같아서 영화보자는 문자를

 

먼저 보낸거라며... 다만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눈빛으로 저를 보더군요.

 

그러면 몇 번 만나보고 확실히 결정하면 되지 않느냐고 제가 물어 보았습니다.

 

자신 있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약속도 잡았구요.

 

그 이후로 몇년간중 가장 행복했던 나날을 보냈습니다.

 

...

 

휴...지난 금요일 쯤이던가... 몇시간 전까지 따뜻한 문자를 주던 사람이

 

갑자기 크리스마스때 일이 좀 있어 보기 어려울 것 같다고 하더군요.

 

그날이 오랜만에 그녀 친구들이 뭉치는 날이라는걸 알았기에 무슨 말을 들었구나 싶었습니다.

 

일단 좋은 말로 대답한 뒤에 어제 쯤 전화를 걸어서 태도가 변한 이유가 뭔지 물어보았습니다.

 

저랑 만나면 자기가 마음고생이 매우 심할것 같다는, 즉 양다리 삼다리 관리 당할것 같다는

 

말을 하더군요. 순간 당황했습니다. 대체 무슨 말을 하는건지...왜그러는 건지.

 

만나서 얘기하자고 했더니 꺼리는 눈치여서, 마음이 변했어도 최소한 사람사이 관계에서

 

미안해서라도 한번쯤은 마지막으로 만나줄 수 있지 않느냐고 되물었습니다.

 

대뜸 화가 난 듯한 말투로, 뭐가 미안하느냐고 물어보더군요. 말이 몇마디 오간 뒤에

 

어쩔수 없다는 듯  그녀가 저와 그분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친구들에게 들었다며

 

털어놓았습니다. 그랬구나...그래서 그랬구나...하고 맥이 탁 풀렸습니다.

 

저로서는 그 실수를 수습을 나름 했다고 생각했습니다만.. 그렇지가 못했나봅니다.

 

자기들 친구들은 도저히 그런 사람을 참아 줄 수 없다며 바로 정리하라고 했다더군요.

 

네...분명히 제가 한 짓이 사이코 같은 짓이 맞을겁니다.

 

미안하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

 

그렇게 우리 관계는 끝났습니다.

 

그 이후로 가슴이 아픕니다. 그냥 비유적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물리적으로 많이 아프고...숨을 잘 못쉬겠습니다.

 

억지로 저녁을 먹었는데 다 토해 버리고...

 

지금 이시간 까지 아무것도 못 먹었습니다.

 

그냥 억울한 생각이 듭니다.

 

내 누이나 여동생이 그분이나 혹은 그녀의 입장이었다면 나 역시 평소에 가지고 있는 상식으로

 

목소리 높여 나같은 사람을 욕했을 것이 분명하기에...그래서 이상하게 더 억울합니다.

 

나 이외에 어떤 사람들도 잘못한 사람이 없는데 그냥 저는 억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을 위해 시험 준비를 했고...무엇을 위해 지금까지 살아왔고..

 

앞으로 그 사람이 없는(실재로서든, 혹은 이상향으로서든) 나의 삶을 어떻게 계획하고

 

살아가야 할지..

 

미칠것 같고....그냥 그냥 눈물만 납니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앞으로 며칠간 술을 좀 자제해야겠습니다.

 

혹시나...충동적인 행위로 부모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일이 없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