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태 촉각… “최악 땐 국내기업 큰 피해 우려”

ㅇㅇ2022.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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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우리 정부와 산업계도 사태 추이와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장기화와 연초부터 가중되는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 공급망 불안 등의 대외 악재로 한국 경제의 고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전쟁으로 인한 국제정세 불안과 이에 따른 에너지 가격 폭등, 경제봉쇄 등이 이어질 경우 그 파급을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14일 코트라(KOTRA) 우크라이나 키예프 무역관에 따르면 현재 우크라이나에 진출한 우리 주요 기업은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인터내셔널, 한국타이어, 오스템임플란트 등이다. 이들 기업은 현지에 대규모 생산공장 등은 운영하지 않고, 도소매·유통·물류업 등을 취급 중이다. 따라서 실제 현지에서 전쟁이 발발해도 큰 물적 피해는 우려되지 않는다.

문제는 러시아 침공이 불러올 연쇄적 파급 효과다. 전쟁은 우선 세계 에너지시장부터 직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시장에서 러시아가 가진 위상이 있어서다. 러시아는 세계 2위의 석유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며, 세계 1위의 천연가스 수출국이다. 이런 나라가 전쟁을 벌이면 석유·가스 가격이 급등할 수밖에 없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1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3.6% 오르면서 8년 만에 최고가인 93.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4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4.0%(3.63달러) 오른 95.045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러시아의 원유 수출 차질 우려가 유가를 뒤흔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국제유가가 120달러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에너지 가격 급등은 국내 기업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항공업계의 경우 원료비 지출 부담이 늘어나게 되며, 석유화학 업계도 원재료 상승 압박이 가중된다. 정유업계는 유가 급등 시 단기적으로는 재고 관련 이익이 커지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수요 위축 피해를 볼 수 있다.
미국이 러시아를 제재하기 위한 방편으로 원유·가스 수출 제한 카드를 꺼내들 경우는 최악이다. 이는 가뜩이나 취약한 상태인 현재의 글로벌 원유 수급 균형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고 수출 중심인 한국 경제 특성상 연쇄 타격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에너지 가격 급등에 수입 증가폭이 수출 증가폭을 앞지르며 지난 1월 국내 무역적자는 48억9000만달러에 육박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밀, 옥수수 등 곡물 자원 수출에서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나라라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서방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나 수출제한 등에 나설 경우도 변수다. 삼성전자는 모스크바 인근 칼루가 지역 공장에서 TV를, LG전자는 모스크바 외곽 루자 지역 공장에서 가전과 TV를 생산한다. 현대차동차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공장을 두고 있다. 경제제재가 시작되면 여기서 만들어진 제품은 현지 소비 외에는 팔 방법이 없어진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를 처음으로 주재하고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미리 강구해야 한다”며 “수출 기업과 현지 진출 기업을 전방위로 지원하고 에너지, 원자재, 곡물 등의 수급 불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