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는 당신을 놓을 수 있기를

따뜻2022.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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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공기가 무척 차가웠던 겨울이 이제는 손을 흔들며 사라지려고 한다.


밤은 깊어가는데 마치 봄밤처럼 따뜻한 공기가 감돌았다. 이제는 봄이 오려나 보다.


술에 취한 나는 택시 뒷좌석에서 머리를 기댄 채로 밤공기를 들이 마셨다. 마스크를 쓴 상태였지만 이제 겨울은 이별을 고하며 점차 사라져간다는 걸 알 수 있을 정도의 따뜻한 공기가 희미하게 느껴졌다.

난 요즘 기분이 이상하다. 생각도 복잡하고. 느슨하게 풀어졌다가도 신경이 바짝 곤두서기도 한다. 초조했다가도 다시 안정되었다가, 또 다시 초조해지는 혼란스러운 날들의 연속이다.

3월부터는 새로운 환경이 나를 둘러 싸게 된다. 새로운 것들을 앞둔 내 마음은 설레는 것이 아니라, 초조하고 불안하다. 마치 가시를 세운 고슴도치처럼.


봄이 오면 정말로 내 마음에서 당신을 놓아줘야겠다. 한 번의 다짐으로 잘 놓을 수 있을지 자신이 없지만, 아무튼 꼭 놓아줘야겠다.

이제 당신에 대해서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당신이 나를 정말 사랑해서 그런 말과 행동을 했든, 그냥 당신은 나에게 인간적인 친절함을 보인 것뿐인데 내가 그것에 대해 착각을 하며 해석한 것이든지. 이제 그런 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고, 그게 뭐 그렇게 중요한가 싶다. 결국 우리의 끝은 맞닿지 못한 노끈이 되어버린 셈인데.

그저 내가 바라는 건 하나다. 당신이 끝끝내 나의 이 한심하고 복잡하며 낡은 천조각을 닮은 사랑의 마음을 몰랐기를 바란다.


미움과 사랑이라는 양가적인 감정의 에너지를 함께 품고 있는 일은, 나를 너무 지치게 만들지만.


나는 당신이 너무 밉고, 그와 동시에 아직도 잊지 못해서 사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