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하는 연애의 단상

yellolemon2022.03.16
조회407

사람은 변할 수 있다. 하지만 쉽게 변하진 않는다.

상대의 반응에 따라 마음이 출렁거릴 때면, 이성적으로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알지만

그렇다고 마음의 출렁거림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더 많이 사람을 만나고, 더 많이 이해하면 나도 그러지 않을 수 있을까?

얼마나 더 자라야 이 울렁이는 감정에 초연할 수 있을까?

반응 하나하나에 울고 웃는 것은 축복이면서도 저주다.

누군가를 크고 깊게 사랑할 수 있으니 감사할 따름이면서도

내 일상의 기분이 한 사람의 말 하나에, 반응 하나에 이렇게 흔들리는게

사실 힘들고 지치는 것도 사실이다. 나는 햇살같은데, 상대는 마음이 없어보일 때 더 그렇다.

무뚝뚝한 사람을 만나 비춰지지 않는 감정을 추론한다. 행동에도 말에도 우선순위에도

내가 없다는 것을 알지만, 찰나의 들꽃같은 작은 따스함에 이 관계를 놓을 수 없어 다시 하루를 보낸다.

그렇게 하지 말아야 하는 을의 연애, 외로운 연애, 사실 연애라고 부를 수 없는 일을 하고있다.

나는 관계에서 늘 따스한 사람이다. 이상적으로는 상대가 주는 애정을 먹고

따스한 온기를 태워내지만, 상대의 애정이 없으면 온기를 태우는 일을 멈추는게 아니라

내 감정과 자존감을 때어내어 온기를 피워낸다. 그렇게 내 마음을 내 스스로 찢어놓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착하다고, 잘해준다고, 따스하다고 누군가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실 사랑받기 위해 따스하게 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나는 그런 사람일 뿐이다.

밀고, 땡기고, 안달나게하고, 걱정하게 하는 모든 일을 내가 사랑이라 여기지 않으니

상대방을 밀고 땡기고 안달나게하고 걱정시키지 않는다.

내가 바라는 사랑이 상대가 늘 평온하길, 따스하길, 사랑받길 바라는 마음이듯

상대에게도 그런 마음을 주는 것이 나라는 변하지 않는 사람인듯하다.

물론 내가 이렇게 했는데, 너는 나한테 왜 이렇게 안해? 하는 식의 감정은 크게 없다.

그런 생각은 20대 초중반에 지난지 오래다. 그래도 여전히 남아있는 감정은

나는 너를 이런 방식으로 사랑하는데, 너가 이것을 사랑이라 느꼈으면 좋겠다.

그리고 너가 느끼는 사랑의 방식을 내가 해줄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느낀다.

그럼 그럴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 맞는 일일텐데, 어쩌나 이미 아닌 사람을 사랑해버린 것을

이성적으로는 10번도 더 그만둬야할 일을, 이 마음 하나 때문에 100번도 더 붙들고 있다.

그만둔다고 해도 하늘이 무너지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품에 안은 알처럼 소중하게 붙들고 있다.

삶은 유한하고, 관계는 늘 끝이 있다. 그것이 설령 부부여도 말이다.

그 소중한 하루를 얼마나 더 많이 누릴 수 있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내일 이별을 하더라도, 오늘 나는 당신이 받고 싶은 사랑을 주었는가?

내가 받고 싶은 사랑을 받았는가? 오늘 나는 당신에게 의지되는 사람이었는가?

세기의 로맨스는 아니어도, 천년이 지나도 오래도록 타오르고 있을 따스함으로

우리 관계가 기억되길 바라는 건 나의 욕심일까?

이 어려운 관계가, 늘 마지막 사랑이길 바란다.

시간이 흐르면 나를 닮아 너가 더 따스해지고, 내가 너를 닮아 조금 더 초연해지길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 인생에서 하루라도 너를 내 곁에 두고 보고싶은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