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오빠랑 단둘이 사는게 그렇게 이상한가요?

쓰니2022.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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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빠랑 단둘이 사는데 고3인 사촌동생이 상경해서 저희랑 살고 싶어 한다고 글썼던 사람입니다

자꾸 주작이라 하고 정신병원에 가보시라 하고 그래서 좀 얼떨떨하네요 이것도 주작이라 하시겠지만 그러니 잠시 저희 이야기를 할게요

다른 집도 마찬가지지만 저희도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셨어요 그래서 오빠가 대부분을 챙겨줬고 그만큼 잘 따랐어요

중학생 때도 제가 짜증내도 이해해주고 잘 받아줬고 그러면서도 제가 엇나가려 할 때는 크게 혼냈어요 아직도 오빠가 화내면 아빠보다 더 무서워요

아마 제가 고등학생 때까지 남친이 없었던 이유는 오빠 때문이겠죠 학원 끝나면 10시가 넘었는데 매일같이 데리러 와주고 여름에는 차 빌려서 저랑 제 친구들이랑 바다도 데려다주고 해서 제 친구들도 넌 남친이 필요없겠다ㅋㅋㅋ이랬으니까요

대딩 때 저는 처음으로 남친을 사겼어요 말주변도 좋고 친구도 많아 그때에는 분명 좋은 사람이었죠
제가 고백받아 만나게 되었고 2년 정도 만났어요

하지만 저하고 있던 일을 모두 그 친구들이 알고 있더라고요 심지어 같이 잔 거까지요

남자들끼리 이야기할때 뒤에서 있었던 다른 사람이 알려줬어요 그놈들 그러고 다닌다고

누구 여친은 어디에 점이 있고 누구누구 가슴은 어떻더라 지들끼리 자기들 여친이나 같이 잔 여자에 대해 웃고 떠들고 다닌데요

그것 때문에 크게 싸우고 더러워서 헤어졌어요 술 마시고 절 때리려 하기도 했고 쫓아오려 하기도 해서 오빠가 내쫓아버리기도 했고 제 과 애들한테 저에 관한 얘기를 해서 보복하려다가 제 과 애들이 도와준 덕에 소문이 퍼지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그 이후로도 저에 대한 걸 따들고 다닐까봐 무서웠고 마주칠까봐 무서워서 그 놈 과가 있는 건물엔 좀처럼 가지도 못했죠

당시에 오빠는 크게 화내지 않았아요 그냥 제가 우니까 위로해주고 밖에 데리고 나가서 같이 술마셔줬죠

그리고 다음 학기 시작하고 전남친이 휴학했다는 이야기를 친구에게 전해들었어요 그래서 그놈이랑 같은 과에 애한테 물어보니 그놈이랑 그 친구들이랑 그러고 다니는거 소문이 쫙퍼졌다고 그러더라고요

오빠한테 뭐 했냐고 물어봐도 아무것도 안했다 그냥 자기들 업보 돌려받은 거다 라곤 했지만 그래도 오빠 덕분에 일이 해결된 것 같았어요 물론 그때 같은 과 동기들에게도 고맙고 미안하다고 했죠

오빠가 잘생기진 않았어요 그랬으면 이렇게 착한 사람이 연애 한번 못해볼 리 없죠

못생기진 않았어요 왜 여사친은 꽤 있었으면서 여친은 없었는지 모르겠는데 대학 졸업하고 취업할 때까지 왜 여자친구 한번 사귀지 못했을까요

어쨌든 오빠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취업에 성공했고 회사가 본가하곤 멀어서 자취하고 싶다고 말했어요

그 당시 3학년이었던 저도 대학핑계를 대며 오빠와 함께 살 집을 구하고 집을 나왔죠

오빠는 제가 취업할 때까지 계속 용돈도 주고 생활비에 쓰라고 카드도 맡겼고 저는 그런 오빠 덕에 작년에 겨우 취직에 성공했어요

저희 둘 다 취업에 성공하자 부모님은 이제 둘 다 결혼할 날만 남았다고 하셨고 저희 오빠는 나는 딱히 결혼생각 없으니 기대말라고 했어요

저도 결혼할 생각은 없어요 다시 남자를 만날 생각도 없고 지금도 충분히 만족하고 살아요
아직은 오빠가 더 많이 벌어서 월세랑 생활비를 오빠가 내주지만 이젠 제가 헬스나 옷같은 건 제 돈으로 사니까요

그래서 저도 결혼하지 않을 거라고, 지금처럼 살고 싶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러니까 맞선을 가져와서 그거 때문에 부모님과 싸우기도 했고요

오빠도 비혼이고 저도 비혼이니까 지금처럼 서로 취미 즐기며 같이 살 거예요 그래서 사촌동생이 같이 살자고 하는 게 내키지 않고요

이게 이상한 건가요? 비혼이신 분들 중에 부모님과 같이 사시는 분들 많잖아요 저는 오빠랑 같이 사는 거예요 둘 다 비혼이니까

같이 돈 모아서 최대한 빨리 집도 사고 지금처럼 안정적인 생활 하면서 같이 놀러도 가고 여행도 가거나 하고 싶어요

친오빠한테 내 남자라고 한 게 그렇게 이상한가요? 제 오빠잖아요 제게 하나밖에 없는 오빠고 저랑 앞으로 평생 살아갈 제 남자예요

적어도 저에겐 지난 인생을 제 앞에서 지켜주며 앞서 걸어준 그 누구보다 소중한 사람이고 앞으로는 같이 손잡고 나란히 걸어갈 제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에요

다시 한번 생각해주세요 주작이라 생각하고 읽기 싫으시다면 죄송하지만 그냥 가주세요

이상하지만 이게 역겨울 정돈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