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엄마가 너무 싫습니다.

ㅇㅇ2022.04.03
조회18,067
어디에도 털어놓을 수 없는 얘기라 이 곳에 글을 써봅니다.위로 받고자 쓰는 글도 아니고 욕 먹고 정신차리고자 쓰는 글도 아닙니다.그냥 답답해서 털어놓아 봅니다.
저는 남들이 보기에 잘 살고하고싶은거 다 하고 살았던 30대 중반 여자입니다.제 지인들은 저를 부러워합니다.여기까지 저는 축복받은 사람이라고 감사하며 살아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넉넉해 보이는 겉 모습과 달리 제 내면에는 우울감이 있습니다.어린시절부터 생각해보면 유학시절 왕따를 겪었지만 가족에게는 비밀로 하며 혼자 삼켜야만 했고, 홈스테이 가디언들에게 사기를 당하기도, 강금을 당하면서유학을 그만 두고 싶었을 때나 정서적으로 힘들었을 때엄마에게 얘기하면  저의 안위나 걱정보다는 남들의 시선에 더욱 많이 신경을 썼습니다.  다행히 대학교에서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자신감이 생기면서 미국에서 대학원까지 진학을 하고자 했습니다. 당시 저는 만나고 있던 남자친구가 있었고, 그 사람은 저와 결혼을 해서 미국에서 같이 살고싶어했습니다. 그런데, 저희 엄마는 그 남자가 우리와 같은 종교가 아니라는 이유에서 인정하지 않으시면서 제가 대학원까지 진학하려 할 때 한국으로 들어오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힘겹게 결정하고 한국으로 돌아왔고, 한국에서 정착하면서 그 남자와는 헤어지게 됐고, 그 후 1년 뒤 새로운 사랑을 했습니다.
제가 정말 사랑했습니다. 저에게 과분한 남자라고 생각했고, 한국에서 대학원을 다니던 때에 그 사람은 저보다 8살이 많은 회사원이었습니다. 그 사람이 저보다 부족하다고 생각해본 적 없습니다. 그런데, 저희 엄마는 또 반대를 하셨습니다. 제가 늦게 들어오면 장문의 카톡과 수십통의 전화로 제 숨통을 쪼아놓으셨고 그 남자를 인정하지 않는 이유는, 학벌이 서연고가 아니며 사업하는 사람이 아닌 비전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나이가 많은 것도 포함시키셨죠. 그런데, 이 모든 것은 나중에 경제적으로 못 살까봐가 아니라 유학까지 갔다 온 애가 평범한 남자랑 결혼한다는 소리를 듣기가 싫어서였습니다. 저는 그렇게 반대하는 사람과 연애를 계속 했고 저희 엄마는 계속해서 반대를 하면서 제 핸드폰 카톡내역과페이스북 메시지를 다 훔쳐보며 사생활 침해를 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꽃 필 나이에 부모님 반대에 눈치보며 사랑을 했고, 그렇게 2년 뒤 저는 헤어졌습니다. 매일 밤 울었고, 이게 맞는건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부모님을 이기는 것은 너무나 불효라 생각했기에 스스로 합리화를 하면서 그 남자와 헤어졌습니다. 
그 뒤, 저는 엄마가 좋아할 남자를 찾게 됐습니다. 소위 말하는 전문직이랑만 소개팅을 하게 됐고, 친구들 사이에서 저는 의사킬러가 되어버리면서 만나게 된 남자였습니다. 엄마가 좋아하시는 의사였습니다. 그 남자는 성격이 불같고 폭력적이었으며, 애연가, 애주가, 무엇하나 엄마가 좋아할 만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단 하나 의사라는 직업 하나로 그 사람을 인정했습니다. 저는 정서적으로 너무나 불안했지만 엄마가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생각 하나로 마음의 안정을 아주 조금은 갖게되었습니다. 그러나, 사랑보다는 직업을 봐서였는지 저는 오래 못 가서 헤어지게 됐고, 그 이후 짧은 연애들을 하다가 현재 직업도 성격도, 모든 것이 만족되는 남자를 만나서 결혼약속을 했습니다. 
제 연애와 결혼까지도 엄마의 틀에 맞게 하게된 제 삶의 한 사례를 말씀드렸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좋은 남자를 만났으니 좋습니다. 그런데, 저희 엄마는 스스로도 가스라이팅을 하는지 본인은 좋은 사람이라 생각합니다.집에서 티비를 보고 있거나 친구들을 만나고 오면 매일같이 사람들 욕하기 바쁩니다. 본인은 아주 좋은 사람이고 똑똑한 사람인데 남들은 다들 수준 떨어진다는 얘기를 합니다. 저는 그 얘기를 들으며 밥을 먹고 부정적인 소리와 소음과 큰 소리에 민감한 저는 엄마의 대화에서 늘 화가 나고 소화가 안되는 듯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용히 밥을 먹으며 살았고, 이제는 그런 엄마가 너무 싫습니다. 엄마가 나중에 더 늙어서 아프다고 해도 저는 엄마에게 어떠한 감정도 없을 것 같습니다. 
남 시선을 너무 많이 신경 쓴 나머지 밖에서는 정말 착하고 위대한 여성이지만집에서는 말도 험하고 거칠고 내로남불이며 사람을 무시하고 밥도 제대로 안 챙겨주는 엄마는 엄마로써 하는 것이 없는 0점 엄마입니다. 
이렇게 쌓아온 엄마에 대한 악감정을 오늘 여기서 터트리는 이유는바로 오늘 있었던 일 때문입니다.
저희 아빠는 자상하고 정말 좋은 아빠입니다. 아빠만 생각하면 눈물이 나지요.매일 아침같이 재활용 수거, 쓰레기 버리기, 강아지 배변판 닦아주고, 평일에도 청소와 설거지를 많이 도와주는 아빠입니다. 경제적으로도 풍족하게 해준 아빠이고, 주말에 제가 먹고싶어하는건 나가서 사서 와주는정말 스윗한 아빠입니다.
오늘도 그런 아빠가 제가 떡볶이 먹고싶다고 하자 집 앞에 있는 백화점 지하에 가셨고,주말이라 다 팔린 떡볶이 때문에 집 앞 분식집으로 다시 가셨고,떡볶이, 만두, 김밥 1줄 이렇게 사오셨습니다.
저희 엄마는 여기서부터 화가 나서 왜 이거밖에 안사왔냐며 꾸중을 합니다. 가족이 먹는건데 그렇게 돈을 쪼잔하게 아껴야겠냐면서 밥 먹는 내내 뭐라합니다. 저희 아빠는 가족들에게 돈을 아끼는 아빠가 아닙니다.그런 아빠라면 아직까지 저희 가족 모두가 아빠 카드로 호화롭게 살고있지 않았겠죠. 저는 매번 엄마가 아빠를 무시하며 뭐라하는게 듣기 싫었고, 엄마가 특별히 잘난 것도 없으면서 아빠를 무시하는게 정말 화가 났습니다.오늘 저는 소리를 지르며 음식 사온 것만으로도 고마워하고 먹으면 되지 왜 자꾸 뭐라하냐고 한소리 했습니다.그러자 아빠는 그만하라 했지만 엄마는 계속해서 저한테 뭐라고 했고,저는 부정적인 얘기만 하는 이 집이 너무 싫다고 했습니다.  사실은 엄마가 싫었던거지만요.그렇게 소리를 한바탕 지르고나니 식탁에서 갑자기 울움이 터졌고 울다가 저는 방으로 들어와서또 한껏 눈물을 비워냈습니다. 
일에 치여서 매일같이 혼나고 일터에서 저의 부족함때문에 자기비판하는 사람에게집안 마저도 부정적인 얘기만 흘러나오다보니 저는 엄마가 좋아지지를 않습니다.
엄마가 정말 싫습니다.엄마에게서 그 어떤 연민도 안느껴지며정서적인 유대감이나 존경심이나 존중 따위도 느껴지지 않습니다.지금 한 번의 일로 인해서가 아니라, 늘 그래왔었고,유튜브로 엄마와 잘 지내는 딸들을 보면서 부럽기도, 제가 그런 딸이 아니어서 미안하기도 했습니다.그런데.. 나중에 결혼을 해서도 저는 엄마에게 전화도 하기 싫을 것 같습니다.

너무 글이 길어졌지만,저와 같은 경험이 있으신 분들의 조언도 좋고 욕도 좋고 그냥 제 하소연을 받아주시는 것만으로도큰 위로가 될 것 같습니다.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